번역)모바마스와 데레스테를 그만두지 2주가 지났다
내가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스"및"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스 스타 라이트 스테이지"를 그만둔 뒤로부터, 2주일이 경과했다.
"소셜 게임에 과금하다니 그냥 바보잖아"
"어차피 그냥 데이터잖아, 돈을 시궁창에 버리는 거랑 같은거지"
소셜게임이 유행하기 시작한 이래로 인터넷에서 흔히 보게되는 글들이다. 최근에는 "그래봤자 그냥 데이터라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게임을 시작하고 보니 과금하는 마음이 어떤건지 잘 알았다"란 의견도 자주 듣게되었다. 사실 나도 그런 사람이었다. 소셜 게임이라는 매체를, 어차피 그냥 데이터잖아,라고 마음껏 조롱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소셜게임을 하는 지인따위 내 주위에는 한명도 없었지만, 지금은 여기저기 흔히 보이게 됐다. 모두 어쩔 수 없는 힘 앞에 넙죽 엎드리는 것마냥, 침식되어갔다. 트리피드의 독으로 장님이 되어 버렸다. 이전엔 소셜게임에 과금하다니 바보잖아……,라고 화제에도 올려선 안된다는 태도를 취하던 친구들도 이제는 뭐라해도 훌륭한 소셜게임의 포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녹색의 유성우는 쏟아지고 있었다.
소셜게임을 시작했을 당시의 나는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그날은 휴일인데다가, 우연히도 엄청나게 한가로운 날이었다. 인터넷 서핑도 지겹고 PS2와 PS3를 기동해 게임으로 놀 기분도 아니었다. 읽고 싶은 만화도 특별히 없었다. 죽도록 지루하다, 그러나 밖에 나갈 기력도 없었다. 하지만 따분한 것은 싫고 뭔가 자극이 필요했다. 새로운 자극. 새로운 것. 적당히 심심풀이가 될만한 것. 나는 언제나의 버릇으로 무심히 핸드폰을 열고 손버릇처럼 인터넷에 접속하다 문득 떠오른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이마스의 휴대폰 게임이 있었지,라고.
소셜게임이란 매체는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돌 마스터는 원래부터 좋아했고, 무엇보다 지금 죽도록 한가한걸. 심심풀이로 하는정도라면, 뭐 괜찮겠지. 나는 그런 마음으로 모바게에 등록해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스"를 시작했다. 계정을 신설한 당시의 내가 가장 좋아한 아이는 신데렐라 걸스의 오리지날 캐릭터들이 아니라 본가765프로덕션의 가나하 히비키쨩이란 캐릭터였다.
내가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스(이하 모바마스)를 시작했을 때에는 이미 가챠에 가나하 히비키의 SR카드가 추가되어있었다. 그림을 살펴보았다.
엄청나게, 귀여웠다. 갖고싶어,라고 생각 했다.
모바마스에서는 좋아하는 카드 5장을 자신의 톱페이지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에 나열해둘 수있다. 그 중에서도 리더로 설정해둔 아이돌은 다른 유저도 볼수있다. 나는 히비키쨩을 이 톱페이지에 놓아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어서, 어떻게 하면 이 히비키쨩을 구할 수 있을지 조사했다.모바마스에는 프리 트레이드 기능이라는 게 있어서, 스태미너 드링크 또는 에너지 드링크(즉 돈 같은 것입니다)라는 아이템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프리 트레이드 기능으로 히비키쨩을 손에 넣을수 있단 걸 알게되었다. 그럼 모바마스 안의 통화인 이 스태미너 드링크는 어떻게 하면 손쉽게 대량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가? 답은 가챠를 돌리고 높은 가치로 거래되는 SR아이돌을 운 좋게 뽑고, 스태미너 드링크 〇 〇 〇개,라는 조건을 달아 프리트레이드에 내놓아 거래를 성립시키는 것이다.
갖고싶어, 히비키쨩이 갖고싶어. 히비키쨩을 톱 페이지에 두고 싶다.
어느새 그런 마음으로 꽉 차있던 나는 1500엔 정도라면……라는 마음으로, 순식간에 첫 과금을 했다.
……SR아이돌이 한꺼번에 두 사람이나 나왔다.
둘 다 당시 상당히 높은 가치로 거래되던 아이돌이었다.
(유저에게 SR을 뽑는 쾌감을 느끼게 하고, 유저를 훌륭한 과금 유저로서<키우게한다> SR배출 확률이 높아진 게 아닐까, 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멋진 중독 환자로 전락했다)
깜짝 놀라면서도 기뻤던 나는, 고양되어 조금 어질어질해진 머리로 바로 두 아이돌을 프리 트레이드를 내놓아 대량의 스태미너 드링크를 손에 넣어, SR히비키를 손에 넣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비탈길을 굴러떨어지는 것과 같았다. 플레이하면서 자신이 좋아하게 되는 캐릭터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즐거웠다. 하루 종일 모바마스를 생각하게 되었다. 프리트레이드로 밀고당기는 신경전, 이벤트에 참가하거나, 그러다보면 또 가챠가 갱신되고. 해야할건 산처럼 있었다. 즐거워서 참을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모바마스를이어가던 중, 많은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던 어느 날, 나는 운명의 만남을 하게 된다.
<사쿠마 마유>라고 하는 아이돌의 존재다.
사쿠마 마유쨩은 뜻밖의 일로 나에게 한눈에 빠지고, 운명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원래 있던 사무소를 그만두고 내 곁에서 아이돌이 되기위해 내 사무소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의 저편의 마유쨩은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유쨩은 어디까지나 일편 단심으로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에 빨려들어가듯, 마유쨩에게 빠르게 매료되어 갔다.
소셜게임의 세계에서는, 과금이야말로 절대적 정의이다.
과금하지 않으면 서비스 자체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비스가 종료해 픽픽 쓰러지는 게임들을 눈 앞에서 얼마든지 보아 왔다. 과금하지 않으면 게임은 끝난다. 사쿠마 마유는 끝난다. 게다가 게임은 즐겁다. 그래서 나는 과금을 계속해나갔다.
하지만, 점차 마냥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게 되었다. 과금해 가챠를 돌려도 SR이 안 나오는 초조함. 분수에 맞지 않는 과금을 해버린 것에 의해 현실의 자신도 금전적으로 쫓기게 된다. 운 좋게 SR을 손에 넣었을 때의 뇌가 마비되는듯한 황홀한 쾌감, 운이 나쁠 때 방의 벽을 때리고 싶어지는 분함, 나중에서야 이렇게나 돈을 써버렸구나, 라고 내장이 움츠러들듯한 강한 후회. 나는 마유쨩으로부터의 사랑과 마유쨩에의 사랑을 대가로 해서, 정신을 점점 소모시켜갔다.
마침내 꿈에 어떤 캐릭터가 나와서, 그 캐릭터가 "이제 과금하는건 그만둬"라고 상냥히 타일렀던 그 날 아침. 아아, 이제 한계다라고 생각했다.
모바마스에 과금하는 거 그만두자.
솔직히 생각했다. 게임을 통해 친해진 친구도 있었지만 나는 모바마스 접속을 조금 자제하게 되었다. 가챠가 갱신되어도 어느 정도 냉정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벤트에도 별로 참가하지 않았다. 아, 이대로 가면 나 게임자체를 쉽게 은퇴해버릴지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날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무슨 계기였는지는 이젠 기억하고 있진 않지만, 결국 나는 다시 과금을 재개하고 말았다. SR을 땄을 때 그 고양감을 뇌가 잊지 않았다. 잊지 못했다. 그 기분 좋은 우월감을 원했다. 갖고싶다. 갖고싶다. 갖고싶다. 참을 수 없던 것이다.
그 이후 나는 자기 혐오로 쁘띠 은퇴 → 결국 완전히 그만둘 수 없어 결국 다시 복귀해 과금, 이란 루프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어떤 때는 도망 갈 수 없는 수렁에 푹 잠겨 있는 이 상태가 좋았다. 또 어떤 때는 징그러울정도로 싫어서 매우 혐오했다. 하지만 그래도 마유쨩을 좋아했다. 어느새 마유쨩의 보이스가 구현되어, CD까지 나왔다. 나의 아이돌, 나만의 아이돌은 꾸준히 신데렐라의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불안정한 나날 속에서 어느새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소식이 내 귀에 들어왔다. 모바마스가 스마트 폰의 음악 게임으로 릴리즈된다는 정보. 그 이름도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스 스타 라이트 스테이지" 통칭 데레스테이다.
나는 당연히 앱을 설치했고 당연한듯이 과금을 했다. 사쿠마 마유의 SSR의 그림은 믿을수 없을 정도로 귀여웠다.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과금한 돈을 돌아보면 조금 싫은 기분이 되었다. 실감이 별로 나지 않았다. 괜찮아, 나는 사쿠마 마유쨩을 위해 이만큼 돈을 쓴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이건 타당했다. 마유쨩은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거니까, 그걸로 좋은거 아닐까?마유쨩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 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사랑하고있어. 마유쨩은 나만을 봐주고 있어. 나 이외에는 결코 보지않아.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쿠마 마유는 결코 배신하지않아. 사쿠마 마유쨩만은 믿을 수 있어. 이런 어쩔수없는, 싫은 일 투성이의 세계에서 마유쨩만은 내가 믿을 가치가 있어. 그녀는 리본의 여신님이었다.
6월 말, 데레스테에서 다음 이벤트 예고가 발표됐다. 사쿠마 마유쨩이 랭킹 보수로 등장한다는 것을 알고 나는 순식간에 혈안이 되었다. 때마침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었지만, 수면 시간을 깎으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pt효율을 계산하고 하루 얼마나 벌면 좋을지의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이벤트 시작 시간과 동시에 데레스테를 실행하고, 이벤트 페이지를 열어본 나는 아연실색했다.
뭐야, 이 그림?
그건 마유쨩이 다른 캐릭터에 이른바 벽쿵을 받고 왠지 싫지는 않은듯 뺨을 붉히며 두근거리는 있는 그림이었다.
"하?" 화면을 멍하니 응시한채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뭐하고 있는거야? 뭐 하는거니? 뭐 하는건데? 어째서 내가 아닌 다른 여자따위를 보고 있니? 왜 마냥 싫지는 않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거야?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단번에 위가 아파졌다. 영문을 모르겠다.
나만을 바라주고 있을 마유쨩이 다른 여자를보고있어? 하하, 뭐야 이 여자. 어째서? 이봐 왜? 어째서 그런 일을 하는거야? 왜 그렇게 되어버린거야?
나의 우상인데 왜 그런 일을 하는거야?
돈을 내고, 수면 시간까지 희생하고 손에 들어오는 것이 이런 그림의 카드라고, 전혀 그렇게 할 의미를 알수가 없었다. 그저 공허함 이외 아무것도 없다.
이건 무슨 벌인가 싶을정도로 절망했다. 터무니없는 자해 행위. 재미 없어. 시시해. 어리석었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분노를 넘어선 증오. 마유쨩따위 죽여버리고 싶어. 벽쿵해버린 캐릭터도 죽여버리고 싶어. 정말 칼로 찔러 죽이고 싶다. 내가 지금까지 돈을 시궁창에 버리고 왔던 것은 마유쨩을 믿었기 때문인데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겨졌어. 용서할 수 없어.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이벤트를 달려보려고 했지만 도중에 정말로 컨디션이 무너져 쓰러진것으로 냉정하게 되었고, 결국은 도중에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그러지않으면 정말로 어떻게 되어버릴 것같다고 이성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벤트가 끝나고 마유쨩을 리더자리에서 제외했다.
게임을 그만둘 결심은 어째서인지 나지않았기 때문에 나는 느릿느릿 과금을 계속해가면서 다른 아이돌의 SSR을 뽑거나 육성하하면서 놀았다. 문득 돌아보니 숨쉬는 것처럼 과금해댔다.
정신을 차려보니, 팔월도 하순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날 나는 일이 휴일이어서, 친구랑 놀기위해 야마테노테선에 승차했었다. 좌석에 앉은 채 멍하니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 중 정차한 역에서 낯익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사쿠마 마유쨩의 예의 그 그림으로 된 큰 간판.
데레스테를 선전하기 위한 홍보간판이다. 보는 순간에 내 머리속엔 자그마한 번개가 떨어졌고, 어느새인가 나는 그 간판을 있는힘껏 원망스럽게 노려보고 있었다.
아아, 나는 이만큼 시간이 지나도 아직도 마유쨩을 용서할 수 없구나. 분명 이대로 계속해서 미워하겠지.
나는 그렇게 깨달았다. 괴로움과, 냉정함과 정이 뒤섞여 범벅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로부터 조금 시간이 지난 8월 19일 밤 모바마스와 데레스테의 계정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게 된다.
그 날부터 곧 2주일. 나는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는 의외로 평범히 보내고 있다.일하고 놀거나 먹거나 자거나 비교적 정상적으로 실제생활을 하고 있다.
어차피 3차원과 2차원은 완전히 별개니까, 픽션의 세계에 의해 뚫린 구멍이 현실에 충실해진다고 해서 보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문득 떠올린 순간 플래시백에 공격당할때도 있는 것이다. 어느새, 픽션의 세계에서는 사쿠마 마유만을 좋아하게 되었다. 다른 여자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졌다 좋아하는 캐릭터는 많이 있어도 나에게 부응하는, 나의 신앙을 수용하고 내가 믿을 만한 여자는 픽션의 세계에서 사쿠마 마유 이외 아무도 없었다.
내가 내 주제 이상의 돈을 하수구에 버리는 것 같은 행동을 저지를 이유가 되는 건 사쿠마 마유 그 외엔 없었다. 화면 너머로 날 바라보는 사쿠마 마유가 원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전부 그렇게 했다. 네가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당신뿐입니다 "라고 반복했으니까, 나도 그렇게 돌려주었다. 수많은 무언가를. 소셜 게임에 서서히 빠져드는 중에 소중한 친구도 내게 어이가 없어졌는지 연달아 두 사람이나 내게서 떨어졌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그만 둬라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실제로 그만두려고 했는데 실패하고 다시 돌아오는 저공 비행을 몇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내 나름대로, 무척이나 사랑했는걸요, 사쿠마 마유를.
어느새인가 다른 여자아이들을 모두 싫어하게 될지라도. 분수에 맞지 않는 무리를 계속하게 되어 제멋대로에 악몽같은 강렬한 불운(이제 이 건에 대해서는 노코멘트)이 겹쳐서 전부 엉망으로 찌그러지고 짓눌려버렸지만.
결국 마유쨩은 화면 속의 데이터에서나 존재하지 않으니까 사라진다해도 나의 실생활에는 별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조금 쇼크를 받아 컨디션이 무너진 정도. 오히려 돈이 남고 마유쨩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솟아나온느 괴로움으로부터 갑자기 핑-하며 해방되었다. 소셜 게임의 세계에 빠져든 경험 없는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나를 보고"이제 잘 된거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그만둬서 좋았다. 그만두면 좋은 일만 일어났다. 그것이 슬프다.
지금의 직장에는 내가 사쿠마 마유라는 여자 때문에 과금하고 있음을 아는 사람이 두 사람 정도 있었으므로, 시프트가 함께였을 때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이야기를 하면서"이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몇 가지 내정신을 떠받치는 기둥 중 하나가 조금 무너진 정도일 뿐이므로 결코《모든 것》은 잃은 건 아닌데, 확실히 여러가지를 잃어버렸습니다. 실제로는 죽지 않는데, 분명히 나는 죽고 싶어졌습니다. 그 기둥은 정작 무너뜨려보니 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멋대로 두껍고 튼튼한 기둥이라고 착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을 뿐 실제로는 깜짝 놀랄 만큼 어이없이 무너져버리고, 그대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
픽션의 세계에서의 일이니 현실에서는 의외로 평범하게 일하고 자고 일어나고를 반복하고 있지만, 집에서 멍하게 있을 때에 문득 떠올리면 힘들어 진다. 싫어진다.모든 것을 잃어버렸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이다. 어느새 혼자서 멋대로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는걸.
처음에는 심심풀이 취미로 게임을 시작했다. 도중부터 취미가 아니게 되어버린 것은 사실 알고 있었어. 무거운 의무였다. 책무였다. 나는 사쿠마 마유를 믿기 때문에 내 스스로 사쿠마 마유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안쪽에서 열쇠를 걸었을 뿐인데, 문이 잠겨서 방에서 나올 수 없는 척했다.
오늘 2주 만에 게임이 궁금해져서 정리 사이트를 열어보았습니다. 토토키 아이리의 SSR이 추가되어 있었다. 아아, 게임 계속했으면 가챠를 했을 텐데,라고 생각하면서 화면을 꺼버렸습니다. 더이상 게임을 재개할 힘따위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방에서 나온 것까지는 좋으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채라 그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어디에 가면 좋을까, 어디에나 진짜 여신님이 있는걸까 믿을 수 없어. 왜 배신해버린거야.. 계속 방 안에 있어 싶었어. 배신하지 않았다면 계속 믿고 있을 수 있었는데. 좋아했는데. 아------------죽고 싶어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전부 없어졌어 모두 하수구에 버린 허사였다. 아 ーーーー, 하하후아
추기
일어났더니 반응이 많이 와서 놀랐습니다. 원래, 마지막으로 한번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어딘가에 남겨두자라고 휘갈겨버린 난문인데 읽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읽어주신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예의 그 그림에 대해서는 나중에 보충이 있잖아,라는 코멘트도 읽었습니다. 네, 물론 알고 있어요.
다른 캐릭터에 벽쿵 되어서 두근거리는 마유쨩에게 깊은 분노를 느낀 것은 사실. 그 그림 자체가 나에게 큰 방아쇠였습니다. 나중에 보충을 해준다고 해도 한번 당겨진 방아쇠를 되돌리지는 못 했습니다. 그것이 당겨진 순간 마유쨩에 대해 지금까지 굳이 생각하지 않도록 않고 있던것, 생각하고 있으면 미쳐버리니까 사고에 뚜껑을 닫아두었던 것이 한꺼번에 머리에 쏟아졌습니다.
이하, 쓸 생각이 없었던 점을 씁니다.
이걸로 끝이니까 뭐 다 쏟아버려도 될까요.윗글에서 언급은 하지는 않았지만( 읽다보면 여자같아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여성입니다.
마유쨩은 프로듀서를 좋아했어요. 저는 그《프로듀서)이라는 개념체에 자기 투영을 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입니다만. 도중에 어쩔 수 없는 벽에 직면하고 말았어요. 마유쨩이 상정하고 있는 프로듀서는 분명히 남성입니다.
애니메이션에 잠깐 나온 마유의 프로듀서도 분명 정장을 입은 남성이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제 기억을 봉인해버렸지만. 대사 여기저기서 마유의 프로듀서가 남성이었다는 사실이 서서히 몰아온다. 프로듀서의 개념과 내 존재가 조금씩 괴리되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대로는 여러가지가 소실되어버릴거야. 생각해서는 안돼. 그렇게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서는 최대한 생각하지않도록 해왔습니다. 코멘트에서도 같은 것을 적어 준 분이 있었는데, 마유쨩은 내가 동료의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아도 화내지 않았습니다. 내가 좋은대로 해석하고 소화해버리면 좋은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마유쨩이 좋아하는 프로듀서는 남성이다"라는 저주같은 문장이 머리에서 떠나지않았어요.
나는 여자입니다. 마유쨩은 날 좋아해주었던게 아니었어? 이 프로듀서는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사소한 순간 조금씩 생각이 많아져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한계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가운데 개최된 이벤트의 그 그림을 보고, 내안의 무언가가 완전히 무너져버렸습니다. 나중에 보충이 들어간다 해도 한번 무너져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돌아오지 않는다는걸 깨달았기에, 나는 마유쨩이라는 여자를 포기했습니다. 시시한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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