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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회] 나나) 그녀는 변함없는 열일곱앱에서 작성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3.14 20:50:26
조회 918 추천 2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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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는 나나와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렸다.

딱 지금같은 밤이었다. 지상의 빛이 별로 없는 공터에는 그림같은 별빛만이 흩뿌려져 있었고, 별빛을 헤치고 다가온 산들바람 만으로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법한 순간을 걷고 있는 프로듀서가 있었다.
그리고, 별빛을 헤아리던 그의 시선이 문득 이상한 별빛에 닿았다. 그 빛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비행기라기엔 불규칙했고 드론이라기엔 너무 높았다.
프로듀서가 그 빛이 점점 가까워진다고 느낄 때 쯤엔 이미  지척에 다가와 있었다.
그 때, 이상한 빛과 함께 내려온 그녀는...


"나나 가지고 헛소리 하지 마세요 좀."

찡그린 표정의 나나가 프로듀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공상을 방해당한 프로듀서는, 기대했던 반응이란 듯이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요. 장난 좀 쳐봤어요.
그래도 밤하늘은 예쁘지 않나요?"

나나는 그 말에 창밖을 올려다봤다. 도심 속 사무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별빛은 희미할 뿐이었다.

"...프로듀서님 이야기만큼 그림같진 않네요."

"오늘은 날이 좋아서 그래도 잘 보이는 편이에요. 여기같이 빛이 많은 곳에선 잘 안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확실히, 어렸을 때만 해도 별이 더 잘 보였던거 같아요."

"그렇죠, 나나 씨가 여렸을 때면 가로등도 별로..."

프로듀서의 말끝이 사그라들었다. 그는 나나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쏘아보내는 시선을 애써 회피하고 있었다.

"프로듀서님?"

"옙"

"나나가 몇 살이죠?"

"열일곱입니다."

"나나가 데뷔할 땐 몇 살이었죠?"

"열일곱이었습니다."

"나나의 나이는 앞으로도 쭉?"

"열일곱이겠죠."

"..."

곧이어 웃음이 터져나왔다.
우사밍 성에서 온 영원한 17세의 아이돌과 그녀의 신상명세가 기록된 서류를 가지고 있는 프로듀서는,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여전하시네요. 프로듀서."

나나는 어쩔수 없다는 듯, 프로듀서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 특유의, 그녀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를. 나나의 키는 프로듀서보다 훨씬 작았지만, 프로듀셔는 그 미소를 볼 때마다 나나가 따스하게 내려다 본다고 느꼈다.

"그런 거 때문이라니까요."

"네?"

프로듀서는 나나의 미소가 풀린 것에 살짝 아쉬움을 느꼈지만, 평소부터 신경 쓰였던 걸 계속 말했다.

"나나 씨는 솔직히 17세 중에서도 어려보이는 편인데, 자꾸 그런... 연륜 있어보이는 표정이 자주 나오니까 헷갈리는 거 같아요."

"켁, 여... 연륜이라니..."

나나는 프로듀서의 말에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녀가 뭔가 반박의 말을 꺼내려고 한 순간, 프로듀서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저는, 나나 씨의 그 미소를 가장 그리워할 거 같아요."

나나의 표정이 바뀌었다. 프로듀서는 나나의 그 표정이 지금 자신의 표정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평소처럼 작별하려고 했는데, 다시 만날 사람처럼 보내주려고 했는데, 나나 씨를 상대로는 생각만큼 잘 되진 않네요."

평소와 다른, 영원히 멀어질 이별 앞에서, 나나는 프로듀서에게 다가왔다. 천천히 흐릿해져가는 그녀는, 프로듀서에게 다가올수록 멀어져가고 있었다.
도저히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는 프로듀서의 앞에,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나나가 말했다.

"프로듀서님, 나나와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나요?"

프로듀서는 고개를 내려서 그의 품 안에 있는 나나를 내려다보았다.

"전차로 1시간 거리, 우사밍 별에서 온 나나씨는 그날 제가 만난 지원자들 중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겨줬지요."

나나도 고개를 들어 프로듀서를 마주보았다. 흐려지고 있는 그 입가엔, 장난스런 웃음이 걸려 있었다.

"그 때, 나나는 몇 살이었죠?"

그 웃음은 나나의 시선을 따라 프로듀서에게 전해졌다. 프로듀서는, 조용히 웃었다.

"열일곱이었습니다."

"지금, 나나는 몇 살이죠?"

"열일곱입니다."

나나는 그녀만의, 따뜻한 미소를 얼굴에 담아냈다.

"그러면, 나나가 프로듀서님을 다시 만나는 날에는?"

프로듀서의 눈이 커졌다. 나나는 그 눈에 미소를 비추면서 말을 이었다.

"우사밍 별보다 조금 더 먼 곳, 전차로는 전혀 닿지 않지만 나나가 항상 프로듀서님을 지켜볼 수 있고, 나나가 수십년간 기다릴 그 곳에서..."

프로듀서의 몸에 닿은 체온마저 흐릿해지는 순간, 나나의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렸다.

"당신과 다시 만나는 날, 나나는 몇 살일까요?"


홀로 창가에 서 있던 남자는, 문득 창밖에 이상한 별빛을 발견했다. 밝은 도시의 불빛 때문에 별이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 별은 마치 다가오는 것처럼 눈에 잘 띄었다.
남자는 그 이상한 별빛 안 쪽에서, 익숙한 미소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따스하게 내려다보는 미소를 담은 별빛을 향해 보답의 미소를 담아 속삭였다.

"...열일곱이겠죠."





그녀는 변함없는 열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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