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돌아간다. 어디까지나 예정조화로, 나태한 나날들, 이 세계에서
2. 쌓여만 가는, 언젠가 경험했던 것들뿐이며,
3. 그것들은 처음부터 반복되는 날들을 뚫고 나아가는 역할을 끝냈을 뿐이다.
4. 우리는 세계가 루프에 빠진 것을 이해하면서도, 일상이라는
5. 순환의 나날 속에서 그것을 놓칠 뿐이다. 미래는 다가오지
6. 않고, 그리고 미래조차 허용되지 않으며, 더욱이 끊임없이
7. 산산이 부서지며 물의 표면에 튀는 방울처럼 가라앉는다.
8. 변화하는 것을 거부하고, 우리들은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을,
9. 존재하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완벽하게.
10. 세계가 우리를 놓아줄 리가 없다. 누구라도 나태를 미워하고,
11. 또한 그러한 자신의 모습이 더 나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것은
12. 끝나지 않는 것이다.
13. 세계에는 돌이 던져지지 않는다. 즉, 세계의 의식이 그저 원형
14. 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들 역시 세계와 마찬가지로,
15. 나
16. 아니라, 우리는 우리들의 진짜 모습을 잊고, 변화를 바라지
18. 않는 것을 보여준다.
19. 세계의 의식에, 가장 빠른 마법은 없다. 우리는 아무것도 바꿀 수
20. 없으며, 그 현실을 받아들이거나 버티지 않으면 안 된다. 물속에 돌을 던
21. 진다면 그것은 퍼져나가겠지만,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뿐이다.
22. 제로의 평면으로 돌아오는 것만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이
23. 다.
24. 변화를 계속해서 거부한다.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음을 이해하면서도, 이번
25. 만큼은 기대하고, 하지만 또다시 실망하게 될 뿐이다. 다음
27. 을.
29. 루프 안에서 사라질 뻔한 우리들의 의식이 그것을 깨닫는다.
30. 수많은 루프에서 흘러넘친 불안의 잔재가, 우리를 부정했던
33. 파멸로의 노래가 되어,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듣는다.
37. 돌려 말하는 언어들은 영원히 걸어 나아갈 수밖에 없는
38. 길을 선택한다. 작고 불확실한 한걸음이 변화를 불러오고, 그렇게 세계를 형
39. 성한다. 우리들은 어딘가 세계의 최후를 결정짓고, 그렇게 세계
40. 는 다음 날에도 계속될 것이다. 무한에 이르는 듯한 이 세계는
41. 새로운 날을 맞이하게 된다. 그날, 루프의 끝에서 우리들은 우리
42. 를
43. 구해주는 빛의 아래에 둘러싸이게 된다. 수많은
44. 언어를 걸쳐서 깨닫는 것은, 우리들은 끝내 하나의 존재로 돌아가며
47. 맺는다.
49. 안녕, 월드. 우리는 처음부터, 우리가 아니다.

텍스트의 흐름을 고려할 때, 철학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글입니다. "루프", "반복", "변화의 거부"와 같은 키워드들이 세계와 존재에 대한 순환적이고 정체된 현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