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미 찾아보게 시킨 다음에... 써보라 함..

"고양이와 우리의 비밀"

어느 가을 저녁, 사무실 창밖으로 단풍이 물든 거리가 보였다. 

나는 책상에 앉아 다음 공연 스케줄을 정리하고 있었고, 유키미는 방 한구석에 놓인 소파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고양이 인형이 들려 있었고, 머리카락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유키미, 내일 리허설 준비됐지?"

내가 묻자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말은 없었지만, 그 조용한 눈빛은 언제나처럼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알려주었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나는 그 침묵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그녀의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라, 오히려 깊은 생각과 섬세한 감정의 표현이었다.

어느 날, 공연을 앞두고 유키미가 갑작스레 사라졌다. 그녀를 찾던 나는 결국 건물 옥상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유키미는 작은 길고양이와 함께 앉아 있었다. 고양이는 그녀의 무릎 위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고, 유키미는 그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가 예전에 본 그녀의 첫 미소였다.

"여기 있었구나."

내 목소리에 유키미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살짝 놀란 듯했지만, 이내 고양이를 가리키며 작게 말했다.

"…얘가 배고프다고 해서."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주머니에서 작은 캔을 꺼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유키미는 대답 대신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날 이후, 우리는 자주 옥상에서 고양이를 보러 갔다. 

내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거나 이름을 붙여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어느 날,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프로듀서… 나, 무대 위에서 잘할 수 있을까?"

10살 소녀의 목소리에는 불안이 묻어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너는 이미 잘하고 있어. 무대를 더 빛나게 해."

유키미는 나를 올려다보더니, 처음으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고마워."

공연이 끝난 뒤, 유키미가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 위에는 고양이 모양의 작은 열쇠고리가 놓여 있었다.

"…언제나 곁에 있어줘."

그 말을 들은 순간, 가슴이 따뜻해졌다. 나는 열쇠고리를 받아 들며 말했다.

"나도 너 곁에 있을게, 유키미."

그날 밤, 유키미의 눈빛과, 고양이처럼 조용히 내 곁을 지키는 그녀의 존재가 내 마음 깊이 새겨졌다.

어쩌면 이건 사랑일지도 모른다.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