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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를 연 오다 노부나가에게는 '오이치'라는 미모의 여동생이 있었다. 오다 노부나가는 여동생 오이치를 다이묘(지방 권력 유력자)인 아자이 나가마사에게 시집을 보냈으며 부부사이에 3명의 딸이 태어난다.

첫째딸인 차차, 둘째 하쓰, 셋째 고우는 일본 막부시대를 가로지르는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1569년 노부나가는 전국통일 과정에서 반대세력에 서있던 아자이 나가마사를 공격해 성을 무너뜨리고 할복자결을 명한다. 아자이 나가마사를 공격한 선봉장이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노부나가는 여동생과 조카딸을 다시 데려와 보호한다. 노부나가는 1582년 전국통일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심복 아케치 미쓰히데의 변심으로 '혼노지'에서 암살당한다.

노부나가의 여동생 오이치는 노부나가의 가신인 '시바타 가쓰이에'에게 재혼하면서 오빠의 복수를 다짐한다. 노부나가의 사망이후 변절자 아게치 미쓰히데를 척결하려는 가신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장 먼저 선수를 치며 권력을 차지한다. 오이치의 새 남편 시바타 가쓰이에는 과거 말단장수에 불과하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인정할 수 없었고 결국 두 가신의 일대 전쟁을 벌인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승리하면서 시바타 가쓰이에와 오이치는 자결한다. 오이치의 딸들에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생부와 새아버지를 죽인 천하의 원수다.

하지만 권력이라는 '괴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오이치의 딸들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오이치의 장년 차차는 1588년 원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측실이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평소 오다 노부나가의 전국통일 의지를 공경한데다 오이치에 대한 연정을 품고 살았던 인물. 게다가 천한 시골농부 출신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로서는 취약한 권력기반을 '오다 노부나가의 상징'인 차차와 결혼하면서 보완하고자 의지가 강했다. 차차는 1593년 히데요시의 외아들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낳는다.

차차의 막내 여동생인 고우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도쿠가와 막부 1대 쇼군)의 아들 도쿠가와 히테타다(2대 쇼군)에게 시집을 가 도쿠가와 이에미쓰(3대 쇼군)를 낳는다. 고우는 장녀 센히메를 큰 언니의 아들 도요토미 히데요리에게 시집보내면서 사돈을 맺는다.

역사의 소용돌이는 멀지 않아 '차차'와 '고우'사이를 갈라놓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고 도쿠가와의 세력을 커져가면서 양자간의 긴장과 갈등을 폭발직전으로 치닫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614년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제거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1615년 승리하면서 도요토미가는 무너지고 만다. 차차와 히데요리는 죽임을 당하고 고우의 딸 센히메는 친할버지에 의해 남편을 잃는 비운을 겪는다. 전국시대의 피비린내 나는 전장과 권력다툼에서 각본없는 파란만장한 비련의 여인들의 삶은 지금도 드라마, 영화소재로 자주 거론되면 일본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