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김삿갓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나

여기 천성적으로 방랑을 하는 현대판 김삿갓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는 번거로움이 싫어 결혼도 마다하고 오직 독신의 삶과 방랑 생활에 도취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대대로 물려받은 서울 강남의 땅 1,000평을 둔 채 

자신의 방랑벽을 이해해주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인 봉이 김선달로부터 

자금 500만 원을 빌려 넓은 세상을 견문 하겠다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버렸다.

김삿갓은 1년에 한두 번 김선달에게 안부만 전할 뿐 돌아올 줄 모르고 있다. 

이제 김선달은 김삿갓의 땅을 처분해서라도 빌려준 돈을 받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

① 김삿갓에게 가족이 없으므로 아무런 방법이 없다.

② 김삿갓이 죽으면 강남의 땅은 국가 소유가 되므로 방법이 없다.

③ 김선달이 관리할 수 있다.

④ 하나밖에 없는 친구인 김선달이 땅을 차지할 수 있다.

[해답] 부재자

사는 곳, 생활 근거지(이를 법률상으로는 ‘주소’라고 한다)를 떠나서 

당분간은 돌아올 가망이 없는 사람을 ‘부재자’라고 한다. 

해외여행 중에 있으나 돌아올 가망이 없는 김삿갓도 

오늘날의 법률 용어로는 부재자이다.

부재자에 대해서는 ‘재산의 관리’라는 사회적 필요에 부딪히게 된다. 

부재자가 재산 관리인을 선임해놓고 떠났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배우자, 가족, 채권자와 같은 이해관계인, 

마지막으로는 검사가 법원에 재산 관리인 선임을 청구할 수 있고, 

선임된 재산 관리인이 부재자가 돌아올 때까지 그 재산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건에서, 김선달은 친구라는 지위가 아니라, 

돈을 빌려준 채권자라는 지위에서 

법원에 김삿갓의 재산 관리인 선임을 청구할 자격이 있고, 

자신을 재산 관리인으로 지명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재산 관리인이 되면 이 땅을 제3자에게 임대해서 

그 돈으로 자신이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선달이 재산 관리인의 지위에서 

법원의 허가 없이 김삿갓의 땅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