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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건강 관리.. "건강한 삶의 시작은 즐거움"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5.31 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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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정연호 기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기존엔 운동에 대한 인식도 ‘힘들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란 생각이 보편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운동은 성취감을 느끼며 즐겁게 하는 활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건강 관리와 다이어트를 위해서 높은 강도로 운동하며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는 대신, 건강 관리를 즐겁게 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헬시 플레저는 괴로움이 아닌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신체/정신 건강 관리법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더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저칼로리 음식을 먹고, 운동도 장기적으로 하기 위해서 쉽고 재밌게 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2022년의 10대 소비자 트렌드 중 하나를 헬시 플레저로 꼽았다. 소비자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무작정 고통을 감수하거나 절제만 하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맛있고, 즐겁고, 편리한 건강관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김난도 교수는 이코노미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건강이 ‘몸과 마음에 아픈 곳이 없음’을 가리켰다.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매일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처방하며 스스로 건강해졌다고 느꼈을 때 만족감을 얻는다. 과거엔 맛이 없어도 몸에 좋으면 먹었는데, 이젠 다이어트도 일단 맛있어야 하고 몸에도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서베이 조사 결과, 출처=오픈서베이



국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나에게 건강한 삶이란?’ 질문을 던진 오픈서베이는 “(조사 대상자들은) 몸이 아프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삶,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이 조화로운 삶’을 건강한 삶이라고 인식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동, 수면, 식습관, 취미생활, 관계/소통, 자존감, 정서적 만족감 등이 중요하다고 여긴다”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건강한 삶을 “스트레스 없고 건강한 생각을 하며 여유롭게 사는 것”, “주 3회 운동하고 적절한 음주도 하고 친구들과 적당히 교류하며, 주말에는 취미생활을 하거나 놀러갈 수 있는 삶” 등으로 설명했다. 이들의 답을 보면 건강관리에 대한 허들이 상당히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메조미디어의 ‘MZ세대 건강관리 트렌드 리포트’는 “MZ세대는 ‘갓생(God生)’이라는 계획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지향하며, 이를 위해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서 “이를 위해 기능식품 섭취, 채식, 운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이들은 건강관리를 자기 개발의 일환으로 본다”고 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 따르면, 신체 건강 관리(72.2%), 정신건강 관리(59.3%)는 MZ세대가 생각하는 자기 개발 활동에 속한다.


MZ세대가 자기개발이라고 생각하는 활동, 출처=대학내일 20대연구소



신한카드에 따르면, 20대의 건강기능식품 이용 건수는 2019년 1분기에 비해 작년 1분기 폭증했다. 20대 남성은 132%, 여성은 238% 증가했다. 요즘엔 불안과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앓는 사람이 늘었는데, 이에 숙면을 돕는 고가의 침구를 구매하는 고객도 늘었다. 국내외 주요 침대·매트리스 전문점 1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2년간 300만 원이 넘는 매트리스를 산 고객은 15.8% 증가했다. 비슷한 금액대의 다른 상품군에 비하면 매우 높은 증가 폭이라고 한다. 이 기간 동안 100만 원 이상의 매트리스를 구매한 고객 중 20대의 비중은 약 7% 늘었다.


출처=신한카드



이는 MZ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가 건강 관리를 일반적인 자기 개발처럼 과도하게 열심히 하거나, 부담감을 느낀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그 과정에서 소소한 즐거움과 성취감을 찾고 있다. 메조미디어 보고서는 MZ세대의 건강관리 키워드를 ‘습관화’, ‘공유’, ‘즐거움’이라고 분석했다. 습관화를 뜻하는 ‘리추얼라이프(의식+삶)’는 규칙적인 습관으로 일상을 가꾸는 것으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운동, 물 마시기처럼 하루의 루틴을 정한 뒤 실행 여부와 시간을 체크하는 루티너리 앱은 10대에서부터 30대가 이용자의 83%이다. MZ세대는 물 마시기처럼 사소하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행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MZ세대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이라며 운동 후 사진을 SNS에 게시하고, 일상의 챌린지로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오징어게임의 컨셉을 패러디해 수면관리·멘탈케어 챌린지에 도전하도록 하는 ‘라이프게임’을 진행했다. 우승자는 상금 1억 원을 받았는데, 챌린지엔 2만 6000명의 사람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명상, 과일 먹기, 요가, 조깅 등의 모습을 기록하는 챌린지가 SNS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즐거움’ 키워드는 맛있게 먹고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어다행다(어차피 다이어트할 거면 행복하게 하자)’를 의미한다. 최근엔 메타버스, AI 동작 인식, NFT 등 IT 기술과 결합한 트레이닝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야핏 사이클은 가상세계와 사이클을 연동해 세계 주요 도시를 자전거로 주행하는 트레이닝 서비스다. 미션을 수행하고 다른 이용자와 경쟁하며 운동에 몰입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건강 관리에 디지털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 10명 중 7~8명은 유튜브 가이드 영상을 참고하며 운동을 한다고 답했다. 운동 중 모바일 앱으로 신체 상태와 식단 등을 기록하는 20대는 62.5%, 30대는 58.5%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 모두 30%에 달하는 사람들이 운동 중 건강 관련 사항을 기록하기 위해서 스마트워치를 사용한다고 한다.


출처=메조미디어, 마보, 트로스트



이들은 정신 건강에도 관심이 많다. 수면, 우울, 불안 등 기분에 따라 다양한 명상 사운드를 제공하는 앱 ‘마보’ 이용자는 66%가 MZ세대다. 마보 앱을 통한 MZ세대의 평균 명상 시간은 32분으로,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3배 이상 앱을 길게 이용하고 있다. 화상채팅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참여하는 심리워크샵, 전문가와의 비대면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멘탈케어 앱 트로스트도 86%의 이용자가 MZ세대다.

메조미디어 보고서는 “다양한 운동을 메타버스에서 진행하고, 시공간 제약없이 전 세계 이용자가 운동을 함께 즐기며 운동 과정과 신체 상태가 디지털 기기에 연동돼 관리가 편해질 것이며, 디지털에 익숙한 MZ 세대가 이를 활발하게 이용할 것”, “비대면을 선호하는 MZ세대는 메타버스 원격 진료의 이용률이 높을 것”, “가상공간에 구축된 자연에서 풍경을 감상하거나 명상, 음악, 릴렉싱 활동을 하는 콘텐츠 경험으로 안정을 획득하는 ‘메타버스 릴렉싱’은 일상적인 멘탈 케어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선호도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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