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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IT(잇)다] 홍종주 뉴트리인더스트리 “곤충 리사이클링으로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10 14:05:04
조회 871 추천 1 댓글 4
[IT동아 차주경 기자]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사회 문제를 넘어 인류와 지구 전체의 문제로 악화됐다. 음식물 쓰레기는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자원인 음식물을 낭비하는 문제, 처리할 때 드는 비용의 문제,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폐수와 가스 등 환경 오염 문제를 만들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동물의 사료로 쓰거나 태워서 없애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둘 다 해결책이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의 80%는 폐수, 즉 수분이라 태우기 어렵다. 부패 위험이 커서 동물의 사료로 쓰기도 곤란하다.



세계의 골칫거리가 된 음식물 쓰레기지만, 한 젊은이의 눈에는 또 다른 자원을 만들 수단으로 보였다. 미국 텍사스 A&M대학교로 날아가 이론을 배우고 기술을 이전해온 그는 우리나라로 들어와 리사이클링(버리는 자원을 재활용해서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는 작업) 스타트업 ‘뉴트리인더스트리’를 세웠다.

곤충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없애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낳는 혁신적 리사이클링 기술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이 기술을 눈여겨본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식품 창업콘테스트 대통령상도 받았다. 리사이클링 부문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낸 홍종주 뉴트리인더스트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곤충 활용해 지속가능한 음식물 쓰레기 분해 시스템 구축

뉴트리인더스트리는 곤충 ‘동애등에’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동애등에 애벌레의 먹이로 주고, 애벌레가 자라면 가공해 동물 사료를 만드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리사이클링을 시작한 계기, 수많은 곤충 가운데 동애등에를 고른 이유와 장점, 앞으로의 계획 등을 홍종주 대표에게 물었다.



“폐기물 처리 기술에 이전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잘 살펴보니, 폐기물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했어요. 우리나라에서만 하루에 1만 6000천 톤이 넘는 음식물 쓰레기가 나옵니다. 이것을 처리하는 데 매년 1조 5000억 원이 들어가는데, 더 심각한 것은 재활용률이 20%도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는 점이에요.

음식물 쓰레기는 80%가 폐수, 20%가 고형물입니다. 태워서 처리하기 어려우니 강이나 바다에 슬그머니 불법 투기하는 일이 잦습니다. 바로 환경 오염으로 이어져요.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기술을 수소문했어요. 그러다 곤충을 이용한 리사이클링 기술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 그리고 이 부문의 최고 권위자가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기술 이전을 받았습니다.

동애등에는 리사이클링에 활용하기 가장 좋은 곤충입니다. 물기가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잘 먹어요. 태어나서 자라고 죽기까지 생애 주기도 짧습니다. 그래서 리사이클링 주기를 짧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곤충인 밀웜은 물기 있는 먹이를 못 먹고 너무 오래 살아요. 동애등에의 리사이클링 효율은 세계 각국에서 이미 검증 받았습니다.”



곤충의 애벌레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먹여서 처리한다니, 신선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이런 방식의 리사이클링은 곤충의 애벌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질문을 들은 홍종주 대표는 웃으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음식물 쓰레기를 준다고 해서 동애등에 애벌레가 다 잘 먹는 것은 아니에요. 너무 많이 주면 애벌레가 음식물 쓰레기에 묻혀 죽어버립니다. 먹이를 먹고 나서 어떤 애벌레가 되는지도 중요하고요. 그래서 기술 이전을 토대로 저희만의 바이오컨버전 기술들을 개발했어요. 이 기술들이 뉴트리인더스트리의 차별화된 경쟁력입니다.

우선 애벌레가 태어나고 자라는 시기를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음식물 쓰레기의 양에 따라 애벌레를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가 많은데 애벌레 수가 적거나, 반대로 음식물 쓰레기가 적은데 애벌레 수만 많다면 리사이클링 효율이 낮아집니다. 애벌레의 재고 관리인 셈이지요.



미생물을 활용한 먹이 표준화 기술도 필요해요. 음식물 쓰레기에 어떤 미생물을 넣고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먹이의 특성이 달라집니다. 먹이의 특성은 애벌레 자체의 성분에도 영향을 미쳐요. 애벌레가 근육질(단백질이 많은)로 자라느냐, 통통하게(지방이 많은) 자라느냐를 판가름하는 것이 먹이입니다.

마지막으로 먹이를 언제 얼마나 주느냐도 노하우입니다. 애벌레가 음식물 쓰레기를 잘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하고 분량도 조절해 전체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기술이에요. 예를 들어 200kg 상당의 음식물 쓰레기를 애벌레에게 먹여 처리한다고 가정할게요. 기존 기술은 음식물 쓰레기를 10kg씩 열 번에 나눠 먹입니다. 그러다 애벌레들이 성충이 되면, 다음 애벌레를 부랴부랴 키워서 또 투입합니다. 처리 기간은 12일에서 15일쯤 걸려요.

뉴트리인더스트리의 바이오컨버전 기술을 활용하면 200kg 상당의 음식물 쓰레기를 100kg씩 나눠 단숨에 애벌레에게 먹일 수 있습니다. 생장 시기를 조절해 다음 애벌레도 미리 준비하고요. 그렇게 해서 저희는 처리 기간을 7일로 단축했습니다.

물론, 현실에 안주할 생각은 없습니다. 꾸준히 해외 기술을 배우고 한국의 실정에 맞게 고치고 있어요. 곤충 리사이클링의 선두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기술 이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리사이클링 마친 곤충으로 만든 동물 사료, 고영양에 가축 맞춤형 설계까지

홍종주 대표는 곤충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없앤 후, 그 곤충으로 동물 사료를 만드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현실로 이끌었다. 이렇게 만든 동물 사료는 영양가가 많은 데다, 가축의 특성에 맞춰 성분까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고 한다니 놀랍다.

“동애등에 애벌레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주면 정말 잘 먹어요. 살이 포동포동 찐 애벌레로 동물 사료를 만들면 알맞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식물 쓰레기를 태우면 탄화된 가루만 남지만, 애벌레에게 먹이면 단백질과 지방으로 남아요. 동애등에 애벌레를 가공하면 단백질 40%, 지방 35%를 가진 고품질의 재료가 됩니다. 참, 동애등에 애벌레가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배출하는 배설물도 비료로 쓸 수 있어요. 그야말로 버릴 것이 없지요.

사료 제조사들과 함께 곤충으로 동물 사료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장점이 많았어요. 경제적이고 영양도 많았습니다. 맞춤형 동물 사료도 만들게 됐고요.



돼지 사육을 예로 들게요. 돼지 사료는 대부분 옥수수로 만듭니다. 하지만, 돼지가 옥수수만 먹고 살지는 않지요. 그래서 콩이나 생선으로 만든 단백질 보충 사료를 줘야 합니다. 이게 대부분 수입 사료라서 축산가에 가격 부담을 줍니다.

반면, 곤충으로 만든 동물 사료는 영양이 풍부해 사료뿐 아니라 단백질이나 지방 보충 사료 역할까지 합니다. 돼지를 포함한 축산가, 닭 농장과 물고기 양식장 등 여러 곳에서 저희 사료로 가축을 키우는 실험을 했습니다. 영양이 풍부해 사육 기간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입증했어요. 사료와 보충제 구입비, 분뇨 처리비도 모두 줄었습니다.

저희의 또 다른 장점은, 바이오컨버전 기술로 가축에 최적화된 사료를 만드는 점이에요. 예를 들면 돼지나 소는 사료에 지방 보충제를 섞어 주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그런데, 물고기는 지방을 모두 빼고 단백질로만 만든 사료를 줘야 합니다. 저희 기술로 음식물 쓰레기를 가공한 다음 애벌레에게 먹이면, 이처럼 조건에 맞는 사료를 만들게 됩니다. 물고기뿐 아니라 다른 가축도 필요한 영양소에 따라 가감해서 만들 수 있어요.

물론, 저희는 사료관리법과 폐기물관리법 모두 철저히 준수해서 동물 사료를 만들어요. 이전에 음식물 쓰레기를 그대로 먹여 키운 가축이 열병에 감염돼 축산가가 곤욕을 치른 일이 있었지요. 저희는 성분분석 검사부터 유해균 검사까지 철저히 받으니 안전합니다.

저희 곤충으로 만든 동물 사료는 축산가로부터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어요. 경기도에 있는 축산가가 저희 사료를 가장 많이 삽니다. 경남 축산가로부터 들어오는 수요도 많아요. 축산가는 대개 사료를 후불 결제합니다. 가축을 판 돈으로 사료를 삽니다. 그런데, 저희 사료는 선불로 사 가세요. 우수한 효용을 인정 받은 증거입니다.”

전국 지자체에 스마트 리사이클링 팩토리 전파,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할 것

뉴트리인더스트리의 곤충 리사이클링은 놀라운 기술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수고를 크게 줄인다. 나아가 고품질 동물 사료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도 낳는다. 무에서 유를 만든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종주 대표는 이 기술을 전국 지자체에 보급할 수 있도록 전자동 공장, 스마트 팩토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리사이클링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꾼 혁신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의 리사이클링 기술은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처리하려 만든 것이었어요. 뉴트리인더스트리의 곤충 리사이클링 기술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 환경 오염을 막고 시장이 원하는 것도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리사이클링이라고 자부합니다. 사업성도 좋아요. 동물 사료를 만들려면 원재료로 곡물이 필요한데, 저희 기술을 쓰면 음식물 쓰레기만 있으면 됩니다. 원재료 구입 비용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저희 곤충 리사이클링 기술은 전국 어디에든 적용 가능해요. 곤충과 밀폐 시설만 있으면 돼요. 나아가 자동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만 투입하면 나머지는 자동화 기계와 로봇이 알아서 해 주는 스마트팩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뉴트리인더스트리는 이 시설을 ‘스마트 리사이클링 팩토리’로 부릅니다. 이 시설을 전국 각지에 보급하려 합니다. 경남 창원에 실험용 스마트 리사이클링 팩토리를 세우고 있어요. 곧 완공될 이 시설은 하루 15 톤에서 30 톤 가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합니다. 인근에 사료 생산 공장이 있다면 더욱 큰 시너지가 날 것입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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