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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성능은 높이고 크기는 줄이고, 소니 WF-1000XM5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28 17:21:12
조회 4599 추천 15 댓글 27
[IT동아 한만혁 기자] 소니는 지난 2017년 자사 첫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WF-1000X를 출시한 이후 2년 주기로 후속작을 선보이고 있다. 전작에서 지적받은 단점을 개선하고 주요 기능을 강화하면서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소니가 새로운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WF-1000XM5(이하 1000XM5)를 내놨다. 이번에는 전작(WF-1000XM4)에서 지적받았던 크기와 통화품질을 개선하고, 노이즈 캔슬링 등 일부 부가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노이즈 캔슬링의 경우 자사 헤드폰 WH-1000XM5 못지않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소니코리아의 설명이다. 1000XM5를 직접 써 보면서 개선된 부분을 살펴봤다.


소니의 새로운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WF-1000XM5 / 출처=IT동아


작고 가벼운 디자인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디자인이다. 우선 크기와 무게를 모두 줄였다. 전작의 경우 크기 탓에 오래 착용하기 어려웠다. 귀가 작은 사람은 아예 착용할 수도 없었다. 1000XM5는 이어버드 크기가 전작 대비 25% 작아졌고, 무게는 5.9g으로 20% 줄었다. 덕분에 오래 착용해도 압박감이나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크기 탓에 지적받는 일은 없겠다. 케이스 역시 길이, 넓이, 높이 모두 줄었다. 주머니에 넣어도 거치적거리지 않을 정도다.

이어버드의 경우 터치패널을 제외한 옆면을 유광 소재로 바꿨다. 덕분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낸다. 귀에 닿았을 때 이질감을 줄인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 케이스에서 꺼낼 때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1000XM5 이어버드는 집는 것이 아니라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옆으로 민다는 느낌으로 꺼내는 것이 좋다.


전작 대비 크기와 무게를 모두 줄였다 / 출처=IT동아



이어버드 바깥쪽에는 터치패널을 달았다. 터치 영역이 넓은 편이라 착용한 상태에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터치패널을 누를 때마다 효과음이 나와 오작동을 방지한다. 왼쪽은 노이즈 캔슬링 및 외부 소리 듣기, 오른쪽은 재생 관련 기능을 조작한다. 볼륨은 네 번 이상 연속 터치하면 작동한다. 왼쪽은 낮추고, 오른쪽은 높인다. 각 기능은 앱을 통해 변경할 수 있지만 좌우를 바꾸는 수준이다. 터치 횟수에 따라 변경하는 기능은 없다.

1000XM5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이어팁이다. 전작과 같은 노이즈 아이솔레이션 이어팁(Noise Isolation Earbud Tips)이다. 단 이번에는 더 얇게 만들었다. 귀에 넣을 때 뻑뻑하다는 소비자 반응을 반영한 것. 전작의 이어팁은 옆면을 압축해야 귀 안쪽에 밀어 넣기 좋았지만 이번에는 일반 실리콘 팁처럼 그냥 밀어 넣어도 깊숙이 들어간다. 그러니까 실리콘 팁의 착용감과 폼 팁의 차음성을 모두 살리면서 사용하기도 편해졌다. 이물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앞부분에는 메시 망을 더했고, 귀가 작은 소비자를 위해 SS 사이즈를 추가했다.


이어팁은 두께를 더 줄이고 SS 사이즈를 추가했다 / 출처=IT동아


노이즈 캔슬링의 모든 단계 개선


소니는 1000XM5에서도 노이즈 캔슬링을 가장 강조한다. 이번에는 노이즈 캔슬링의 모든 과정, 즉 ▲외부 소음 감지 ▲반대 파형 생성 ▲반대 파형 구현을 각각 개선했다.

우선 외부 소음 감지를 위해 마이크를 늘렸다. 전작에는 각 이어버드에 마이크를 2개씩 달았지만, 1000XM5에는 내부 2개, 외부 1개를 넣었다. 배치도 효율적으로 바꿨다. 덕분에 더 많은 소음을 정확하게 감지한다.

외부 소음을 처리하고 반대 파형을 생성하는 역할은 내부에 있는 칩셋이 담당한다. 전작에는 HD 노이즈 캔슬링 프로세서 QN1e를 내장한 통합 프로세서 V1이 이 역할을 했다. 이번에는 각 칩셋을 분리했다. 이어폰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듀얼 칩셋 구조다. 또한 각각 QN2e와 V2로 업그레이드했다. QN2e는 마이크를 통해 소음을 취합하고, V2는 이 소음을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소음과 반대 파형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한다.


QN2e, V2의 듀얼 칩셋 구조로 소음을 빠르게 처리한다 / 출처=소니



이렇게 생성한 반대 파형은 다이내믹 드라이버 X를 통해 구현한다. 드라이버 크기는 8.4mm로 전작에 비해 약 40% 키웠고, 돔과 가장자리를 각각 다른 소재로 조합했다. 단단한 돔 부분은 고음역, 부드러운 가장자리는 저음역을 담당한다. 또한 돔과 가장자리 비율, 보이스 코일, 배선 등을 새롭게 설계해 정확한 소리를 구현하도록 했다.

1000XM5는 마이크, 듀얼 칩셋, 드라이버 덕에 수준급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제공한다. 시끄러운 카페에서 볼륨 높일 필요 없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번화가에서도 주변 사람의 대화 소리, 빗소리, 자동차 소음은 거의 잡아낸다. 아무 생각 없이 이어폰을 뺐다가 주변 소음에 깜짝 놀란 적이 있을 정도다. 대중교통의 안내 방송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타사 제품의 경우 안내 방송 내용은 알 수 없어도 방송 여부는 인지할 수 있었지만, 1000XM5는 방송 여부조차 알 수 없었다.

자사 무선 헤드폰 WH-1000XM5의 듀얼 칩셋과 마이크 구조를 담아낸 만큼, 어디서든 최적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귀 전체를 막아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이어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노이즈 캔슬링이다. 동급의 무선 이어폰과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만족스러운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노이즈 캔슬링과 짝을 이루는 주변 소리 듣기 모드의 경우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임에도 상당히 자연스럽다. 이어폰을 벗고 들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주변 소리의 볼륨은 앱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주변 소음을 줄이고 음성만 강조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통화품질, 편의 기능도 개선


1000XM5는 전작에서 지적받았던 통화품질도 개선했다. 사실 통화품질은 1000X 시리즈만의 단점은 아니다. 목소리를 수집해야 하는 마이크가 귀 근처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무선 이어폰은 통화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

소니는 통화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AI(인공지능) 기반 노이즈 캔슬링 알고리즘을 추가했다. 5억 개 이상의 목소리 샘플을 이용해 목소리 인식 능력을 강화한 것으로,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목소리를 선별하고 그 외의 소음은 걸러낸다. 목소리 진동을 감지하는 골전도 센서와 바람 소리를 줄이는 메시 구조의 마이크도 넣었다.

덕분에 통화품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길을 걸으면서 통화할 때 주변의 자동차 소음이나 빗소리를 모두 걸러낸다. 실내에서 청소기를 돌리면서 통화하는데 상대방은 청소기 소음을 전혀 듣지 못했다. 시끄러운 카페에서도 통화를 위해 이어폰을 뺄 필요가 없었다. 물론 너무 시끄러운 지하철 안에서는 여전히 수월한 통화가 어렵다. 선풍기나 에어컨의 바람 소리도 걸러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타사 제품이나 전작에 비해 확실히 향상된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AI 기반 노이즈 캔슬링 알고리즘으로 통화품질을 개선했다 / 출처=IT동아



이외에 다양한 부가기능을 추가하거나 개선했다. 이어폰 착용 시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자동으로 재생하는 ‘오토플레이’를 추가했다.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2개 이상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멀티포인트’의 경우 이제는 LDAC 코덱을 이용할 때도 지원한다.

차량 이동, 도보, 러닝, 정지 상태를 감지하고 노이즈캔슬링이나 주변 소리 듣기 모드로 자동 전환하는 ‘적응형 사운드 제어’, 주변 사람과의 대화를 인지해 음악 재생을 멈추는 ‘스피크투챗(Speak-to-Chat)’, 머리 움직임으로 제어하는 ‘헤드 제스처 컨트롤’, 공간 오디오 기술 ‘360 리얼리티 오디오’, IPX4 등급 방수 등의 기능도 담았다.

블루투스는 5.2에서 5.3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연결 안정성은 좋은 편이다. 물론 블루투스 특성상 사람이 많은 곳에서 더러 끊기기도 하지만 그리 자주 발생하지 않고 끊기더라도 바로 연결된다. 단 블루투스 연결 품질을 ‘음질 우선’으로 설정하고 LDAC 코덱을 이용하면 좀 더 끊길 수 있다. 이때는 ‘안정적인 연결 우선’으로 두면 해결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은 전작과 같다. 이어버드 8시간, 케이스 16시간이다. 하지만 칩셋, 마이크, 드라이버 등 전반적인 성능을 개선하고 크기가 더 작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터리 수명은 오히려 더 늘어난 셈이다. 급속 충전의 경우 5분에서 3분으로 줄었다. 3분만 충전해도 1시간 동안 쓸 수 있다. 배터리 충전은 USB 타입C 단자를 이용하며 Qi 규격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전용 앱을 이용하면 다양한 세부 설정을 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1000XM5를 제대로 쓰려면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을 설치하면 적응형 사운드 제어, 주변 소리 제어, 연결 장치 관리, 스피크투챗, 이퀄라이저, 블루투스 연결 품질, 터치센서 기능 변경, 헤드 제스처 등의 설정을 바꿀 수 있다. 특히 내 이퀄라이저 찾기, 최적의 이어팁 결정 등 좀 더 쉽게 사용하기 위한 가이드도 있으니 앱을 자세히 살펴보길 권한다.

소니 고유의 음색을 고음질로


1000XM5에 내장된 다이내믹 드라이버 X는 불필요한 진동과 소리의 왜곡을 줄이고 보다 넓은 대역폭의 소리를 정확하게 구현한다. 또한 기존 블루투스 SBC 코덱 대비 고음질을 구현하는 LDAC 코덱, 압축된 파일을 고음질로 높이는 DSEE 익스트림((Digital Sound Enhancement Engine Extreme)을 지원한다. 참고로 LDAC 코덱을 이용하려면 앱의 사운드에서 블루투스 연결 품질을 음질 우선으로 두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에서 LDAC 코덱 사용으로 설정해야 한다.


LDAC 코덱을 이용하려면 블루투스 연결 품질, 블루투스 설정을 바꿔야 한다 / 출처=IT동아



전반적인 음질은 소니 고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음색이다. 충분히 선명한 고음과 중음, 강한 저음으로 균형감 있고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물론 각 음역의 분리도 좋다.

저음은 강하고 단단하다. 불필요한 진동이나 번짐 없이 충분한 힘으로 전체적인 음악을 견고하게 받쳐준다. 셀레나 고메즈 나 원리퍼블릭 에서는 베이스라인의 강약, 유무를 통한 음악 느낌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음도 깨끗하게 뻗어나간다. 덕분에 음악이 한결 깔끔해지는 느낌이다. 치찰음이 있지만 과한 수준이 아니어서 오랜 시간 들어도 부담 없다. 오히려 음악의 맛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보컬은 상당히 앞서 있다. 반주와 선명하게 분리되어 있고 귀 가까이에서 노래를 부른다. 미나 오카베나 앤 마리, 서도밴드처럼 음색이 명확한 보컬의 음악을 들을 때 집중도가 더 좋아진다. 피아노 등 현악기도 좀 더 선명하게 구현한다.


소니 고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음색을 담았다 / 출처=IT동아



이어폰치고는 상당히 넓은 공간감을 즐길 수 있다. 공간을 뻗어나가는 소리의 울림을 통해 넓은 스테이지를 그린다. 레베카 피전 이나 아델 에서는 보컬의 울림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표현하는 섬세함도 느낄 수 있다. 또한 각 악기의 거리감도 선명하게 표현해 낸다. 출력은 충분히 높다. 소스 기기의 볼륨을 50% 수준에 맞춰도 가사나 동영상 대사 전달이 충분하다. 게다가 노이즈 캔슬링 덕에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음량을 높일 필요가 없다.

색상은 블랙과 플래티넘 실버 중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1000XM4 출시가 대비 6만 원 오른 35만9000원이다. 다소 비싸게 느낄 수 있지만 이어폰에 담긴 기능과 성능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해외 출시가보다도 저렴하다.


음질 외에 기능에서 확실한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1000XM5는 전작에서 지적받았던 단점을 개선하고 주요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이어폰이라는 제약이 있음에도 기대 이상의 노이즈 캔슬링과 통화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멀티포인트, 적응형 사운드 제어, 스피크투챗, 헤드 제스처 컨트롤 등의 편의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사실 음질만 놓고 보면, 이미 소니 음색을 경험하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다. 성능 향상이 체감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의 노이즈 캔슬링, 통화품질, 크기, 무게를 통한 활용도와 편의성을 고려한다면, 업그레이드할 이유는 충분하다. 확실한 차이를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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