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3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각각의 스타트업이 지금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 중인 문제를 조명합니다. 이를 해결하도록 여러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스타트업 '팀워크'는 건설 현장에서 '디지털 도면'의 효용을 알린다. 이들이 만든 서비스 ‘팀뷰’는 종이 도면을 고스란히 디지털화, 근로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손 안의 스마트 기기로 디지털 도면을 확인하도록 돕는다. 도면을 바꾸거나 고칠 때 모든 기록을 세밀하게 남기고, 부분별 건축 자재의 종류와 특성까지 기록한다. 도면의 변경 사항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다.
팀워크의 팀뷰를 도입하면, 근로자들이 종이 도면을 수십에서 수백 장 가진 채 현장 곳곳을 다니지 않아도 된다. 도면의 일부를 고치거나 바꾼 것이 작업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현장에 혼선을 일으키는 것을 막는다.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관계자들이 디지털 도면을 실시간으로 함께 보면서 특이사항과 공정 진행도를 확인한다. 건물 상층부나 서로 다른 건물에 있는 관계자들이 도면을 찾으러 굳이 먼 거리를 오가지 않는다.
팀워크와 웍스메이트의 스케일업 현장 / 출처=IT동아
한편, 팀워크에 앞서 건설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성공을 거둔 이들이 있다. 온라인 건설인력 중개 플랫폼 ‘가다’를 운영하는 '웍스메이트'다. 웍스메이트 가다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더 나은 일자리를 선택할 권리, 이전에는 하기 어려웠던 경력 관리와 얻기 어려웠던 금융 혜택을 각각 가져다줬다. 건설사에게는 믿음직한 숙련 일용직 근로자를 적기에 제시해 공사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도록 도왔다.
웍스메이트를 이끄는 김세원 대표는 정욱찬 팀워크 대표처럼, 건설 현장의 불편을 해소하고 디지털의 효용을 이식할 목적으로 스타트업을 세웠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 두 스타트업은 닮았다. 스케일업코리아와 SBA의 주선으로, 정욱찬 대표는 김세원 대표를 만나 건설 업계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팀워크의 발전 방향을 물었다.
건설 현장 불편 해소할 세계 첫 디지털 도면 서비스 팀뷰
정욱찬 대표 : 안녕하세요. 먼저 팀워크가 만든 기술과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소개하려 합니다. 팀워크는 건설 현장에 꼭 필요한 도면을 디지털화합니다. 디지털 도면은 종이 도면을 완전히 대체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편의를 가져다줍니다.
기술과 성과를 소개하는 정욱찬 팀워크 대표 / 출처=IT동아
디지털 도면은 보기 편합니다. 아파트의 화장실 공사를 할 때 팀뷰를 쓰면, 아파트 전체의 도면 여러 장을 뒤질 필요 없이 화장실 도면만 클릭하면 됩니다. 그러면 보기 쉽게 큰 그림으로 도면을 표시해요. 도면은 관계자에게 보여지기 위해 만드는 거에요.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관계자들이 원하는 도면을 바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수십에서 수백 장의 종이 도면을 뒤져야 했어요. 팀워크는 도면을 이전처럼 목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정 위치를 기준으로 여러 도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제시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팀워크는 건설사로부터 승인을 받은 PDF 도면을 받아서 디지털화합니다. 캐드 파일 도면을 쓰면 기기에 따라 호환성 문제가 생기니까요. 시시때때로 바뀌는 도면의 변화를 반영하기에도 PDF 형식이 더 좋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도면을 만들면 도면 자체 혹은 건축물 내부의 변화를 즉시 반영 가능합니다. 도면이 바뀐 것을 알리려고 작업자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닐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에요. 도면을 여러 장 겹쳐 관리하고 열람하면서 작업 효율을 높이는 것도, 도면이 바뀐 과정과 변화 전후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팀워크의 팀뷰 화면 / 출처=팀워크
팀워크는 건설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반영합니다. 저희가 만든 디지털 도면은 여러 명이 동시에 보면서 실시간으로 수정 가능합니다. 의견을 남기고 요소를 추가하는 것도 돼요. 그리고,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은 인터넷 접속 없이 스마트 기기만으로도 동작합니다. 그래야 근로자들이 더 편리하게 저희 기술을 쓸 테니까요.
건설 현장의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하게 만들려고, 불합리한 점과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해결하려고 선택한 것이 디지털 도면입니다. 저희 기술을 건설 업계에 어떻게 알릴지, 이를 위해 어느 부분의 완성도를 어떻게 높일지가 궁금합니다.
김세원 대표 : 디지털 도면은 아주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건설 현장의 관계자라면 당장 팀워크의 서비스를 쓰고 싶을 정도에요.
건설 현장에서 도면을 관리하는 일은 아주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도면을 종이로 만들다보니 다루기도, 공유하기도 까다로워요. 그래서 도면이 바뀌면 이 변경 사항을 넓은 현장 곳곳에 제대로 전하기 어렵습니다. 관리자가 가진 도면과 근로자가 가진 도면, 건설사가 만든 도면과 시행사가 참고하는 도면이 다르기 일쑤에요.
4팀워크의 이야기를 듣는 김세원 대표 / 출처=IT동아
팀워크의 기술 가운데 돋보이는 것이 도면을 다루는 공정 전반을 하나로 아우른 것입니다. 도면의 변경 사항을 곧바로 반영하고 관계자 모두에게 공유하는 기능도 눈에 띕니다. 여러 도면을 한데 겹쳐 보는 것처럼, 지금까지 캐드 프로그램에서나 가능했던 기능을 제공하는 장점도 좋네요. 이 장점을 인터넷 접속 없이 스마트 기기만으로 가능한 것도 놀랍습니다. 관계자들이 이처럼 도면 전반을 손쉽게 파악한다면, 현장의 불편을 상당 부분 해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장 진입, 적극성과 수요 가진 기업부터 차근차근
김세원 대표 : 하지만, 기술의 완성도가 높은 것과 이 기술을 현장에 전파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건설 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아주 신중합니다. 여러 단계를 거쳐 기술을 꼼꼼하게 검증합니다. 그래야 부작용을 줄이고 건설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니까요. 우선은 건설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의지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팀워크는 기술을 지금까지 어디에, 얼마나 보급했나요. 어떤 영업 전략을 세우고 실행했나요? 서비스의 가치는 어떻게 정했나요?
정욱찬 대표 : 팀워크의 영업 전략은 건설 기업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도면을 만들고 운용하는 권한 전반을 가진 곳이 현장이 아닌 건설 기업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디지털 도면뿐만 아니라 건설 기업의 업무에 유용한 특화 기능을 따로 개발해서 함께 알렸습니다. 덕분에 LH와 GH, 호반건설과 롯데건설, DL E&C와 금성백조 등 우리나라의 이름난 건설 기업을 고객사로 모았습니다. 팀워크는 전국 15개 건설사의 현장 39곳에 디지털 도면을 공급 중입니다.
팀워크 팀 뷰의 기능 / 출처=팀워크
영업 전략은 건설 기업의 공모전이나 오픈 이노베이션 수요에 맞춰 기술을 선보이는 거에요. 건설 기업과 연을 맺으면 개념 검증부터 시작합니다. 팀워크의 서비스는 세계 유일입니다. 저희처럼 도면을 정보 단위로 관리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건설 기업으로의 기술 공급도 고려 중입니다.
실제로 해외 건설 기업들이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을 주목합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도면 위주로 일을 하니까요. 그러니,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나라 건설 기업에게 이 장점도 알립니다. 서비스 가격은 건설 기업의 요구나 사정에 따라 유연하게 설정합니다. 수익성 확보는 아직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고도화하고 도전할 거에요. 건설 산업이 도면을 활용하는 방법 전반을 바꿀 목표도 세웠습니다.
김세원 대표 : 도면은 건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도면을 만들고 검토하고 변경하는 것은 건설 기업의 설계 팀이 맡아요. 그러니, 팀워크는 현장이 아닌 건설 기업을 찾아가 설계 팀에게 바로 기술을 알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건설 기업의 설계 팀이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의 위력을 이해하고, 자연스레 현장에 보급하는 시나리오가 이상적이에요.
팀워크와 웍스메이트의 스케일업 현장 / 출처=IT동아
앞서 건설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아주 신중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중에는 아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지금까지 잘 써 온 기술, 검증된 기술만 쓰려는 기업도 있어요. 이 경우에는 주변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보수적인 건설 기업에게 차근차근 서비스의 장점을 알리세요.
도면 관리 솔루션 혹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축 정보 모델)을 고도화하려는 건설 기업에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을 제안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웍스메이트도 건설 기업 가운데 디지털 전환에 열심인 곳을 찾아 효용을 증명한 덕분에 성장했어요.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 서비스는 충분히 매력 있으니, 같은 과정을 거쳐 성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소비자 요구 파악하고 만족 주는 것이 성장의 첫 걸음
정욱찬 대표 : 말씀 감사합니다. 팀워크는 디지털 도면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 전반에 편의를 가져다줄 기능을 연구 개발합니다. 최근 개발을 마친 ‘CINK(Construction Information & Knowledge)’가 사례입니다. 건설 현장 관리자들이 한 달에 며칠씩 서류 작업을 하느라 시달리는 것을 보고 만들었어요. 고속도로 건설 현장처럼 범위가 넓은 곳을 지도화하고, 확인할 부분을 클릭하면 확대 사진으로 보여주는 편의 기능도 만들었습니다. 건설 현장의 각종 작업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할 목적이에요.
팀워크의 건설 현장관리 도구 / 출처=팀워크
하지만, 고민이 들어요. 건설 현장을 디지털 전환하려면 조금씩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한 번에 다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에요. 그럼에도 해야 합니다. 지금이 건설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그래서 건설 현장의 안전을 높이고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일 적기라고 생각해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김세원 대표 : 웍스메이트도 거기에 공감합니다. 건설 현장의 디지털 전환은 아주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 해야 해요. 저희는 과감하게 도전하고 실패와 성공을 모두 경험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저희의 전략이 늘 정답이라면 정말 좋겠지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답이어도 좋아요. 오답을 토대로 정답에 더 가까워질 수 있어요.
실패를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팁을 하나 드리자면,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현장의 변화를 추구하느냐, 아니면 요구를 충족하고 불편을 해결하는 것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스타트업이 취할 자세는 달라집니다. 웍스메이트 가다는 현장에 편의를 주는 것이 아니라, 불편을 해결하는 식으로 성장했어요. 소비자들이 손쉽게 불편을 해결하도록 기술을 만들고 재빠르게 다듬는 것이야말로 스타트업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웍스메이트가 운영 중인 건설 일용직 근로자 중개 플랫폼 가다 / 출처=IT동아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려면, 소비자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소비자의 범위를 정하고 확고한 토대와 지위를 만든 후, 서비스를 차근차근 확장한 것이 웍스메이트 가다가 자리 잡은 비결입니다.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은 아주 완성도가 높습니다. 반면, 주요 소비자가 건설 기업인지 현장인지 다소 불투명한 듯해요. 소비자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하고, 이들 소비자들이 왜 팀워크의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거나 쓰기 어려워하는지를 생각해보세요.
서비스 가격, 기술 가치 인정 받도록 과감하게 정하라
정욱찬 대표 : 조언 감사합니다. 서비스의 가격은 어떻게 정하나요? 건설 현장은 특성상, 건설 기업과 현장 기업의 규모가 다릅니다. 시시각각 현장의 상황과 근로자가 바뀌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격을 정하기 더욱 어렵습니다. 팀워크의 성장과 소비자의 만족을 함께 이끌어낼 가격 설정 전략,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투자금 유치 전략도 알고 싶습니다.
김세원 대표 : 웍스메이트 가다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중개 수수료 모델을 그대로 사용한 덕분에 비교적 쉽게 가격을 정했어요.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 서비스의 가격은 기존 사례가 없으니, 정하기 어려울 거에요. 이 때 유용한 것은 기술력을 토대로 서비스 가격을 정하는 것입니다. 팀워크의 디지털 도면은 세계 유일한 서비스입니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게 가격을 정하세요.
베트남에서 건설 디지털화 기술을 전수하는 정욱찬 대표(왼쪽) / 출처=팀워크
서비스의 가격이 너무 싸면 기술력을 의심 받습니다. 기술의 수준에 맞게, 자신 있게 가격을 정하세요. 건설 현장의 수요가 많을수록 서비스 전체 가격을 할인하는 것처럼 가격 옵션을 여러 개 만들어 제시하는 것도 권합니다. 서비스 공급 경험을 쌓으면 이것이 또 하나의 가격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매출을 올리면 자연스레 투자금 유치에도 큰 도움이 돼요. 웍스메이트는 서비스 시작 직후부터 매출을 올린 덕분에 순조롭게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매출을 먼저 확보해야 해요. 매출이 수익화와 BEP(Break Even Point, 손익분기점) 돌파의 토대가 됩니다. 이 세 가지를 갖추면 자연스레 투자사들로부터 문의를 받을 것입니다.
팀워크·웍스메이트 "함께 건설 현장 디지털화 매진"
정욱찬 대표와 김세원 대표는 ‘건설 업계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비전을 공유한다. 활동 부문도 다루는 기술도 다르지만, 이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의 사업을 응원하는 이유다. 이어 이들은 각자 활동하는 건설 부문의 특성과 어려움, 이를 해결한 계기와 방법 등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거둔 성과와 지식도 공유했다.
웍스메이트 가다를 사용해 현장에 온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 / 출처=웍스메이트
김세원 대표는 팀워크의 서비스가 건설 현장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어 웍스메이트의 창업과 성장 과정, 직원 채용과 기업 문화 구축 등 운영 경험을 전수했다. 그는 팀워크가 비즈니스모델을 다듬고 현장에 보급, 건설 업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욱찬 대표는 불확실하고 어려운 영업 환경에 둘러싸인 가운데, 선배 스타트업 웍스메이트 덕분에 시야를 더 선명하게 밝혔다고 말한다. 디지털 도면을 토대로 건설 현장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이들의 불편을 해소할 기술을 준비하고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팀워크와 웍스메이트의 스케일업 현장 / 출처=IT동아
팀워크와 웍스메이트는 스케일업 현장에서 기존의 건설 업계가 여러 이유로 하지 못했던 것, 구현하지 못했던 기술을 만드는 것을 공통 목표로 세웠다. 디지털 전환의 효용을 누리려는 건설 기업과 관계자라면, 팀워크와 웍스메이트의 이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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