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21세기 들어 가장 의미가 확장된 단어 중 하나는 바로 ‘콘텐츠(content)’일 것이다. 한때 콘텐츠란 이미지나 음향, 문자 등으로 이루어진 데이터, 혹은 저작물만을 뜻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또 유사한 제품이라도 내부에 품고 있는 스토리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세상이 도래함에 따라 콘텐츠의 범위는 크게 확대되었다. 현대의 콘텐츠는 출판이나 방송, 예술은 물론, 헬스케어, 교육, 게임, 로봇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을 아우르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본원 전경 / 출처=경기콘텐츠진흥원
이에 따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는 콘텐츠 및 융합 사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유망 기업의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콘텐츠진흥원 서부권역센터다. 부천, 광명, 시흥, 안산, 화성, 오산, 평택 및 그 주변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곳은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으나 인력이나 자금, 혹은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발굴해 비즈니스 기반 및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서부권역센터는 40평형 59개실을 비롯한 넓은 입주공간, 그리고 피트니스센터, 정보자료실,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비롯한 업무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교육 및 전문가, 기업인을 비롯한 관계자들 간의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입주 기업은 매년 상/하반기 2회 모집하며, 서류 심사 및 PT 심사 등을 통해 사업역량 및 시장성, 성장전망을 인정받은 기업만이 입주할 수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취재진은 2023년 서부권역센터에 신규 입주한 기업 3곳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비전, 그리고 경기콘텐츠진흥원 서부권역센터에서 제공하는 지원에 대한 감상을 들어봤다.
글로벌 게임 마니아 노리는 ‘프로젝트모름’
‘프로젝트모름(대표 유동윤)’은 게임 제작사로, ‘셔터냥! 강화판’이 대표작이다. 상당수의 국내 게임 스타트업이 비교적 낮은 비용에 쉽게 제작이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에 주력하는 반면, 프로젝트 모름은 글로벌 시장의 본격적인 게임 마니아들을 노리고 PC 및 콘솔(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게임을 선보였다.
PC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선보인 게임 ‘셔터냥! 강화판’ / 출처=프로젝트모름
이들이 선보인 ‘셔터냥! 강화판’은 머리 위에 사진기를 쓴 고양이를 조작해서 특정 오브젝트를 사진을 찍고 해당 사진을 이용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2D 플랫포머 게임이다. 벽돌을 카메라로 찍은 후, 해당 사진을 맵에 배치하면 지형으로 활용해 장애물을 넘어가는 등의 액션을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벽돌, 구름 등의 다채로운 오브젝트를 활용할 수 있다. 유동윤 대표는 “내년 1분기 메트로베니아 장르 신작의 데모 버전을 공개하고, 4분기에 PC(Steam)로 얼리엑세스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도 전했다.
웹툰 캐릭터와 스토리 매력 극대화 ‘화2’
‘화2(대표 노미영)’은 다양한 작가들이 함께하는 웹툰 스타트업이다. 화2는 작가들의 축적된 제작 노하우와 창의력을 중시하며, 대표작으로는 ‘살례탑’, ‘형사기토’, ‘심해수’등이 있다. 특히 ‘심해수’는 2018년 SF 어워드 대상, 2018년 부산 웹툰 페스티벌 웹툰 어워즈 골든 브릿지, 그리고 2019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다수의 상을 받은 웹툰 ‘심해수’ / 출처=화2
20년 경력의 만화가이기도 한 ‘화2’의 노미영 대표는 “화2는 각 작가의 취향에 부합하는 장르의 웹툰을 장려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캐릭터와 스토리의 매력을 극대화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할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듣고 보며 즐기는 동화책 플랫폼, ‘아이윙티브이’
‘아이윙티브이(대표 김남욱)’는 2011년에 설립된 동화책 기반 스트리밍 큐레이션 플랫폼 기업이다. 동사의 ‘아이윙TV’ 서비스는 국내외 120여개 출판사 및 작가와 콘텐츠 공금계약을 체결해 8000여권 이상의 그림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책 읽어주는 고양이를 활용한 ‘아이윙TV(왼쪽)’와 스마트 기기용 서비스인 ‘NFC스마트북(오른쪽)’ / 출처=아이윙티브이
전자 영상 동화책을 지향하는 아이윙TV는 전용 디바이스인 ‘책 읽어주는 고양이’에 한 장짜리 카드 형태의 책을 꽂아 TV나 빔프로젝터에 연결하면 큰 화면으로 그림과 자막, 음향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부모가 직접 읽은 녹음 파일을 재생하며 언제 어디서나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듯한 체험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스마트 기기에 태그하면 미취학∙초등 아동 대상의 한글 및 영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NFC스마트북’도 출시했다. “현재 아이윙 서비스는 1000여개 도서관,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유럽시장까지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아이윙티브이는 밝혔다.
시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높아
한편, 이들 입주 기업은 경기콘텐츠진흥원 서부권역센터의 시설 및 지원 내용을 대체로 만족스럽게 평가했다. ‘프로젝트 모름’의 유동윤 대표는 “넓은 면적의 사무실을 적은 부담으로 최대 5년간 이용할 수 있는 점, 그리고 무료 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한 인프라가 충실하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라고 밝혔다.
서부권역센터에서 제공하는 멘토링 및 네트워킹 생태계에 주목한 기업도 있었다 ‘화2’의 노미영 대표는 “현재 이슈 중 하나인 AI의 활용에 대한 강연, 졸업한 선배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들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다양한 기업이 모여 있는 가운데, 다른 콘텐츠 관련 업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아 정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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