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는 연구부총장 직속 스타트업 창업·보육 기관 '크림슨창업지원단'을 운영합니다. 크림슨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하며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2023년 초기창업패키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작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인다. 예측 모델 개발이나 전략 수립, 의사 결정에도 유용하다. 덕분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료 분야도 그중 하나다. 엑스레이(X-ray), 자기공명영상(MRI), 전산화단층촬영(CT) 등 의료영상장치 결과물이나 방대한 데이터의 분석에 AI를 활용하면 의사 진단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다양한 스타트업이 AI 기반의 진단 보조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 특히 1, 2차 병원은 AI 진단 보조 솔루션의 도입이 쉽지 않다. 의료기관은 비용이나 기술 효율성을 위해 여러 솔루션을 함께 도입하길 원하는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여러 솔루션을 갖추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마이허브(maihub)는 이런 온도 차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을 한 데 모아 서비스하는 통합 플랫폼 ‘마이링크(maiLink)’를 개발했다. 마이링크는 3월 기준 15개 AI 진단 보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150개 의료기관에 적용했다.
마이링크를 통해 AI 진단 보조 솔루션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양혁 마이허브 대표를 만나 마이허브와 마이링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혁 마이허브 대표 / 출처=IT동아
AI 진단 보조 솔루션 확산 위해 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양혁 대표님.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양혁 대표: 안녕하세요, 마이허브 양혁입니다. 저는 마이허브를 창업하기 전 지멘스코리아 초음파연구소,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레이언스, 뷰노에서 의료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 및 연구소장, 영상사업본부장 등을 거쳤습니다. 약 20년간 엑스레이, MRI, CT 등 의료영상장치 관련 SW 개발 및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IT동아: 현재 마이허브를 이끌고 있는데요. 마이허브를 창업한 계기가 있나요?
양혁 대표: AI 진단 보조 솔루션은 데이터를 확보한 후 의료진이 그것을 재판독하면 연구원이 AI 모델로 만들고 이후 병원이 사용할 수 있는 SW로 제작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우리나라는 AI 진단 보조 솔루션 개발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의료진의 수준이 높습니다. 의료 데이터는 진작부터 디지털화되어 있는 데다 대형 병원이 밀집되어 있어 데이터 확보가 용이합니다. 수준 높은 AI 연구 개발 인력도 있죠. 게다가 정부나 기업, 의료기관의 지원도 활발합니다. 과제를 통한 금전적 지원이나 인허가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있어요. 덕분에 우리나라에는 AI 진단 보조 솔루션 개발사가 150여 개 이상 됩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스타트업도 있고요.
하지만 이들이 개발한 솔루션의 의료 현장 도입률은 저조합니다. 물론 도입을 검토하는 의료기관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의료 현장의 빠른 도입을 지원하는 혁신의료기술평가, AI 바우처 등의 제도도 있죠. 다만 이런 혜택은 대형 병원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작 AI 진단 보조 솔루션이 필요한 1, 2차 병원까지 확산되지 못하는 상황이죠.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여러 솔루션을 함께 도입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도입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유리하거든요.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솔루션을 동시에 개발하기가 어려워요. 데이터 확보, 재판독, 알고리즘 구축, SW 개발, 임상, 인허가 등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의료기관이 모든 솔루션을 일일이 살펴보기도 어렵죠.
그래서 저희는 여러 우수한 솔루션을 한데 모아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 있다면 AI 진단 보조 솔루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이허브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IT동아: AI 진단 보조 솔루션 시장의 현실적인 이슈를 꿰뚫어 보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마이허브는 어떤 회사인가요?
양혁 대표: 마이허브는 ‘메디컬 AI 허브(Medical AI Hub)’의 줄임말입니다. 의료 현장에서 AI를 쉽게 활용하도록 통합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의료 AI 분야의 허브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참고로 저희 미션은 “제약 없는 AI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이고, 슬로건은 “Easy way to meet AI(AI를 만나는 쉬운 방법)”입니다.
저희는 다양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 ‘마이링크’를 개발했습니다. 마이링크는 의료진이 필요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을 직접 선택하고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 플랫폼입니다. 이를 통해 AI 진단 보조 솔루션 확산과 의료 AI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 마이링크 / 출처=마이허브
우수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
IT동아: 마이링크는 통합 플랫폼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양혁 대표: 마이링크는 엑스레이, CT, MRI 등 의료영상장치와 연동해 각 장치가 촬영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촬영 기기 및 부위, 오입력 데이터 여부, 적합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 등을 자동으로 분석합니다. 이후 의료진이 선택한 솔루션 기업에 해당 영상을 전송하고, 데이터를 받은 기업이 자체 솔루션으로 산출한 결과를 저희에게 보내주면 저희는 그 데이터를 기존 영상에 입혀 의료진의 판독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합니다.
저희는 마이링크에 데이터 암호화 및 표준화, 리포트 생성 등의 기술을 넣었습니다. 우선 마이링크는 모든 데이터를 익명화, 암호화합니다. 어떤 환자의 데이터인지 알 수 없게 하고 데이터 전송 전 반드시 암호화를 거칩니다. 아무래도 의료 데이터를 다루다 보니 개발할 때부터 보안에 신경 썼습니다.
여러 AI 진단 보조 솔루션과 연동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표준화도 중요합니다. AI 진단 보조 솔루션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데이터를 취합한 후 각 솔루션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표준화합니다. 또한 저희는 AI 진단 결과 리포트도 함께 제공합니다. 환자가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그래픽과 쉬운 설명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이링크를 도입하면 의료진은 업무 부담을 덜고 데이터 판독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요. 좀 더 많은 환자를 볼 수도 있습니다. AI 솔루션의 빠른 도입으로 인한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죠. 환자의 경우 의료진 설명과 리포트를 통해 자신의 진단 내용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IT동아: 마이링크는 이미 의료기관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주요 성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양혁 대표: 저희가 2022년 6월 설립했는데 지난해 1월 마이링크를 출시했어요. 보통 제품 개발에서 론칭까지 빨라도 3~4년은 걸리거든요. 저희는 1년이 채 안 걸렸죠. 저희 연구진의 평균 경력이 16년이고 전체 직원 평균 경력이 13년입니다. 한 마디로 전문가 집단인 것이죠. 덕분에 제품 개발, 인허가, 유통 등 모든 과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이런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투자 유치도 수월하게 진행했습니다.
마이링크는 현재 루닛, 뷰노, 딥노이드, 이지스헬스케어, 메디웨일 등 9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15개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엑스레이, MRI, CT, 맘모그래프, 펀더스코피, 안저카메라 등 의료영상장치를 이용하는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고 있어요.
또한 마이링크는 현재 150개 병원에 적용되어 있고 20만 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출시 이후 매월 10곳 이상씩 늘어나고 있어요. 특히 AI 진단 보조 솔루션 도입에 어려움을 느끼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마이링크는 AI 진단 보조 솔루션 결과와 리포트를 함께 제공한다 / 출처=마이허브
확실한 장점으로 빠른 성장, 해외 시장 진출도 박차
IT동아: AI 진단 보조 솔루션 기업과의 파트너십, 의료기관 도입률의 증가세 등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양혁 대표: 앞서도 언급했지만 마이링크는 저희와 AI 진단 보조 솔루션 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또한 저희 구성원이 오랜 경력을 갖고 있다 보니 여러 AI 진단 보조 솔루션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요. 덕분에 파트너십을 수월하게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의료기관의 경우 아무래도 AI 진단 보조 솔루션 도입이 편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마이링크는 저희가 제공하는 미니PC만 설치하면 됩니다. 고성능의 GPU 서버가 없어도 되니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고 공간 제약도 없습니다. 사후 지원도 용이합니다. 오류나 장애가 발생한 경우 바로 교체하면 됩니다.
또한 다양한 뷰어를 지원합니다. 마이링크에도 뷰어 기능이 있지만 의료진이 기존 장비에서 보길 원하면 그쪽으로 연결할 수 있어요. 기존 의료 환경 변화 없이 이용할 수 있죠.
IT동아: 현재 고려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양혁 대표: 다양한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중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인증획득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 의료기기 품질경영인증 ISO13485를 빠르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홍보 마케팅 컨설팅 프로그램도 유용했습니다. 저희가 개발자, 연구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홍보나 마케팅이 취약했거든요. 관련 프로그램 덕에 저희에게 효과적인 홍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홍보 영상도 제작해서 학회나 전시회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사업화 자금을 통해 마이링크 추가 기능 업그레이드, 출시, 판매, 홍보, 마케팅 등 필요한 부분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링크에 대해 설명하는 양혁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마이허브의 향후 목표,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양혁 대표: 현재 우리나라에 의료영상기기를 가지고 있는 1, 2차 병원이 약 3만 8000개에요. 저희는 단기적으로 3000개 의료기관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의료기관의 AI 진단 보조 솔루션 도입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또한 의료진과 환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함으로써 의료 서비스 향상에도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지속적으로 AI 진단 보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환자 전자의무기록(EMR) 등 다양한 분야의 연동과 협력을 통해 국내 의료 AI 플랫폼 시장 리더로서 입지를 확보하고자 합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 말레이시아 의료기기청으로부터 의료기기(MDA)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의료기기로서의 안정성과 효과를 공식 인정받은 것이죠. 이와 함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 등 해외 국가에서 현지 인허가 및 대리점 계약을 진행 중입니다. 현지의 우수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도 선별해 마이링크 제공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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