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KESIA)는 중기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드팁스(Seed TIPS)’의 주관 기관이다. 시드팁스는 민관 협력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이전 단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 운영사 7곳(인포뱅크, 프라이머 시즌 5, 앤틀러코리아, 소풍벤처스, 엔슬파트너스,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이 스타트업의 창업팀 구성부터 시드 투자 유치까지 초기 단계 성장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병원을 개업해 운영하는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자영업자다. 병원에 고용되어 진료만 보는 봉직의(페이닥터) 때보다 해야 할 일도, 신경 써야 할 일도 늘어난다. 진료 뿐만 아니라 병원 경영, 운영, 홍보 등 모든 걸 도맡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닌 동물을 상대로 하는 수의사들의 사정도 다를 게 없다. 지난 2022년 7월 수의사 전용 커뮤니티 플랫폼 벳플레이스를 창업한 유석환 대표는 7년 동안 동물병원을 두 차례나 개원해 운영하면서 개원의가 겪는 어려움을 절감했다.
유 대표는 “진료만 하던 사람이 개원을 해서 병원을 운영하려니 인적 자원 관리, 경영, 세무 등 어렵고 생소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다. 진료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의사들의 효율적인 병원 경영을 돕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결국 운영하던 병원을 양도하고 직접 ‘벳플레이스’를 만들었다.
수의사 전문 플랫폼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벳플레이스는 수의사, 수의대생만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 플랫폼이다. 구인 구직 정보, 병원 회계 및 세무 관련 자료 등 병원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처럼 병원 진료에 필요한 정보 공유도 활발히 이뤄진다. 기존에는 포털 사이트 카페나 수의사 전문 매체 등을 통해 이뤄지던 활동을 플랫폼 서비스로 옮겨왔다.
유 대표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근무 중인 수의사 7000여 명, 미래의 수의사라 할 수 있는 수의학과 학생 3000여 명이 우리 플랫폼의 고객들”이라며 “이들 중 전체 30% 가량이 현재 벳플레이스를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출시 1년도 지나지 않은 만큼 아직 가입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이들 중 60퍼센트 이상이 주 1회 이상 접속할 정도로 회원 충성도가 높은 점은 고무적이다. 유 대표는 “올해 말까지 70%까지 비율을 끌어올리고, 최종적으로는 모든 수의사가 벳플레이스에 가입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유석환 벳플레이스 대표 / 출처=IT동아
벳플레이스는 동물병원 운영에 필요한 의료 장비와 소모품 등을 판매하는 동물병원 전용 커머스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8월 회원들 수요에 맞춰 시작한 커머스 서비스는 올해 1분기 누적 매출 2억 원을 기록했다. 앱 서비스 출시 1년도 지나지 않아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한 셈이다. 유 대표는 “비슷한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매출 발생 시점과 규모를 비교해 봤을 때 유의미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오는 5월에는 동물병원 특화 세무 서비스도 출시한다. 이를 위해 동물병원 세무 업무 경험이 풍부한 세무법인과 협력했다. 전담 태스크포스가 동물병원 특화된 세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동물병원 전국에 약 4000개에 불과해 동물병원 세무 경험이 풍부한 세무사를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동물병원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세무 처리가 많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불편을 덜어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유석환 벳플레이스 대표도 수의사 출신이다 / 출처=벳플레이스
봉직의 생활을 끝내고 개원하려는 이들을 위한 개원 컨설팅 서비스도 선보인다. 개원에 필요한 자금 대출부터 시작해 병원 문을 여는 과정까지를 모두를 한 번에 상담해 주는 형태다.
벳플레이스는 내년 초를 목표로 동물보건사 대상 플랫폼을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를 벳플레이스와 연계해 동물보건사 구인이 필요한 수의사와 동물병원 일자리가 필요한 동물보건사를 구인구직 서비스로 이어줄 계획이다.
창업 당시 한 명뿐이었던 벳플레이스는 지금은 어느덧 개발자, 디자이너, 수의사 출신 운영 기획 등 다양한 인재를 갖춘 스타트업 조직으로 거듭났다. 유 대표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좋은 인재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한 명, 한 명 합류시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동물병원 운영하던 시절의 유석환 벳플레이스 대표 / 출처=벳플레이스
이러한 초기 스타트업의 고충을 그나마 덜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의 시드팁스가 있었다. 벳플레이스는 탭엔젤파트너스를 통해 시드팁스에 참가했다. 유 대표는 “서비스,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자금 충원과 후속 투자 유치 등의 활동 대부분을 초기투자기관협회에서 지원했다. 수시로 개최된 오프라인 데모데이, 온라인 컨설팅을 통해 투자사와의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석환 대표는 벳플레이스를 통해 수의사들과 상생하며 국내 동물 의료 시장과 문화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 대표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아직 미성숙한 시장이라 해외와 비교해 발전할 부분이 많다. 이러한 제도와 문화의 성숙화를 이끌 수 있는 게 전문가 집단인 수의사들이다. 이 과정에 벳플레이스와 같은 플랫폼이 기여할 수 있는 바도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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