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2023년 연간 창업기업 수는 약 123만 8천 건에 달하며, 2018년 이후로 매년 약 100만 개의 신생 창업기업이 탄생한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를 통해 신생 창업 기업들의 생존율을 보면 2021년도 기준으로 1년 생존율은 64.1%, 5년 생존율은 34.3%로 상당수의 기업이 데스밸리에 진입조차 못 하고 사라진다.
창업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하면 많은 사람과 다양한 기업을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 창업의 꿈을 안고 찾아오는 학생들부터 투자유치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낸 유망 스타트업 대표들까지, 서로 바라보는 방향과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창업에 대한 열망은 뜨겁기만 하다.
현장에서 만난 스타트업은 어떨까.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는 쉽게 따라 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몇 년간 자신의 회사를 이끌어온 분들에게는 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 실패와 성공을 모두 겪어본 대표들은 조금의 방향성만 안내해도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금세 앞을 향해 나아간다.
반면, 예비창업자와 초기창업자는 첫 시작의 설렘만큼이나 궁금한 것도 많고 이야깃거리가 다양하다. 나에게는 익숙한 이야기가 상대방에게는 신선한 정보로 받아들여지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원동력이 되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도 무척 뿌듯한 일이다.
누구나 첫 시작은 있다. 그것이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라면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으고, 모든 결정에 심사숙고해야 한다 / 출처=셔터스톡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작이 중요하다. 나 역시 창업 액셀러레이터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후,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찾았다. 외부 변화나 다양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인 만큼, 정해진 틀보다는 흐름 그 자체를 읽는 게 중요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강연이나 행사가 있으면 꼭 참석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변화를 느끼려 노력했다.
책이나 인터넷도 도움이 됐지만, 스타트업은 어떻게 시작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장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큰 공부라 생각했다. 당시에 만난 인연과 그들에게서 배운 점은 지금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당시 강연과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배운 점은 많지만, 시작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특히 박람회나 콘퍼런스는 일반적으로 성공한 기업이나 유망 스타트업이 완성된 아이템을 소개하고 이야기한다.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선망의 시선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나 ‘내 이야기와 상황’에 접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느꼈다.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내용들이지만, 이제 막 시작한 창업자들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내용들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다는 건 분명 아쉬운 일이다.
기업마다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는 다르지만, 성장 과정 자체는 거의 다 동일하다 / 출처=셔터스톡
모든 기업들에게는 첫 시작이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시장성을 검증하는 과정까지, 밟아온 방법과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단계가 생략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말 그대로 미래를 향한 ‘첫 시작’인데 해당 내용을 어디서, 어떻게 배우고 정보를 얻었는지 물어본다면 명확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 많은 예비창업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정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초기 인력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깊게 고심한다. 혼자 인터넷을 찾거나 운이 좋으면 선배 창업자에게 정보를 얻겠지만, 타인의 경험담이 꼭 내가 가는 길의 정답은 아니기에 최종 판단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 멘토링을 진행하다 보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프로그램을 참여할 때 어떤 걸 준비하면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았다.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정보는 많이 모았으나, 언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와 주의할 점에 대해 조합과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창업 분야의 경우 전체적인 흐름은 있지만, 꼭 단계와 투입된 시간만큼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어서 어려움이 많다. 아이템 유출에 대한 걱정과 우려는 물론 시장의 변화도 빠르고, 예측 불가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산재해있다는 점 등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서 있는 대표에게는 큰 고민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예비창업자, 초기창업자에게 어떻게 시작할지를 이번 기고를 통해 풀어나가겠다 / 출처=셔터스톡
한 예비창업자는 ‘모두가 알아서 잘 가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여러 스타트업이 모이는 자리에 가도 대부분 투자 등 어느 정도 단계가 진행된 내용에 대해 얘기할 뿐이니, 자신이 가진 고민이 너무 기초적이고, 물어보면 부족하고 뒤처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느껴진다 했다. 나름대로 정보를 수집해 갈증을 해소하려 하나, 처음인 만큼 걱정만 늘어간다는 것이다.
창업 분야에 있어서 누군가에게 큰 일은 다른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을 수 있고, 사람마다 같은 위기나 기회가 찾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기에 정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스타트업이 시작점에서 참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고, 누구나 겪는 과정일 뿐이라는 하나의 위로이자 참고 자료랄까.
앞으로의 연재에서는 '스타트업 첫걸음'을 주제로 예비창업자부터 초기창업자까지 참고할 수 있는 이야기와 나의 경험을 담고자 한다.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고, 해당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과정에 이어 창업지원기관을 찾고 멘토링을 받는 과정까지. 스타트업의 시작에 서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첫 시작점이 막막함보다는 조금은 편안한 순간으로 기억되길 응원하며, 노련한 항해사보다는 이제 막 자신만의 배를 띄우는 창업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글 / 박미림 창업 액셀러레이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혁신팀 소속, 중소벤처기업부 육성 초격차 10대 분야 딥테크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계하는 테크브레이즈 사업, 혁신센터 트랙 기반의 구매조건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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