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들어보니까 두 테이블 다 자주 오는 단골이라서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이였던 듯.

근데 아줌마가 날 보자마자 "어머! 우리 두번째 보네요! 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함.

되게 기억력 좋으시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도 뭔가 너무 반가워한다 싶기도 하고 애매함.

아무튼 주문해놓고 만드는 사이에 잠깐 편의점 가서 돈 찾고 맥주를 삼.

그리고 다시 닭발집 가서 기다리는데, 아줌마가 이상하게 막 콧소리를 냄.

뭐가 좀 이상한 것 같기는 한데, 그냥 사교성이 좋은 아줌마인가 보다 생각하면서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기다림.

그런데도 아줌마가 만드는 내내 한 번씩 나한테 와서 이것저것 물어봄.

"요 위에 원룸에 혼자 사신다고 했죠?"

"네.."

"친구 없이? 혼자요?"

"네, 혼자요..."

대충 그런 얘기 주고받는데, 안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아저씨 한 명이 그 아줌마한테 "아이! 아줌마, 그러지 마! 그 사람도 다 알아들어!" 하면서 아줌마를 다시 주방으로 들여보냄.

그때부터 뭔가 촉이 이상함.

내가 이쪽 지방 사람은 아니지만, 특별히 사투리를 쓰는 것도 아니고, 알아듣는 게 당연한 건데, 왜 그렇게 말했나 싶은 기분이 듬.

그래도 별 의미 안 두고, 닭똥집 다 됐길래 돈 주고 나오려는데, 아까 그 아저씨가 날 불러세움.

"저기요, 잠시만요."

"네? 왜요?"

"맛있다는 중국어로 뭡니까?"

이걸 왜 나한테 물어보나 싶으면서, 그때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됨.

내가 중국인이라서 자기들 얘기 못 알아듣는 줄 알고, 옆에서 놀리고 있었던 거임.

그래서 중간에 다 알아들으니까 하지 말라고 한 거고.

물어볼 때까지는 싱글싱글 웃고 있다가 내가 "모르겠는데요." 하니까 아저씨 표정이 갑자기 변함.

'어? 왜 모른다고 하지? 설마 중국인 아닌가?' 하는 표정이 되면서 "어... 중국인 아니예요? 코리안?" 

그 와중에도 한국인이냐고 안 물어보고 코리안...

"네, 한국인이예요." 하고 나옴.

나는 매일 보는 얼굴이라 잘 모르는데, 이런 오해 자주 받는 거 보면 나 진짜 되게 중국인 같이 생겼나 봄.

나중에 중국팬인 척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