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베트남 남자가 싱가포르에서 아이폰6 구매 사기를 당한 뒤 매장에서 무릎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싱가포르로 여행을 갔던 28살 팜 반 토아이(Pham Van Thoai)라는 남성이 아이폰6를 구입하던 중 이곳에서 악명 높은 '폰 사기'를 당한 뒤 무릎까지 꿇고 애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베트남에서 한 달에 2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6만 8천원)를 벌고 있는데, 여자친구를 위해 몇 달 동안 월급을 모아서 신제품 아이폰6를 구입한 것.

싱가포르의 한 매장에서 팜 반 토아이는 매장 직원이 보여주는 영어로 된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950 싱가포르 달러(약 80만원)를 주고 아이폰 6를 구입했다.

그런데 영어로 된 계약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매장 직원은 토아이가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자 이내 태도를 바꿔 "이제 추가적인 보증금(extended warranty) 1,500 싱가포르 달러(약 126만원)를 내야한다"고 요구했다.

보증금을 낼 수 없었던 토아이는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말했지만, 매장 직원은 절대 그렇게 해줄 수 없다고 맞섰다.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당신이 서명을 하지 않았냐고 오히려 화까지 낸 것이었다. 

눈 앞에서 몇 달 치 월급을 사기를 당하게 되자 토아이는 무릎까지 꿇고 매장 직원에게 절을 하면서 사정을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눈물까지 보였지만 작심하고 사기를 치는 일당에게는 어림 없었던 셈이다.

결국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950 싱가포르 달러 중에서 55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46만원)를 환불 받는데 그쳤다. 여자친구의 선물을 위해 큰 마음을 먹고 아이폰6를 구입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사기를 당한 이 남성의 사연은 지나가는 한 행인이 촬영해 싱가포르 누리꾼 사이에서 이슈가 됐다.

다행스럽게도 이 남성을 위해 싱가포르인 가브리엘 강(Gabriel Kang)이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이 남성이 무사히(?) 아이폰6를 구입해서 베트남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청원이었다. 

원래는 1,35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14만원)를 목표로 모금 활동이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1만1,713달러(한화 약 988만원)가 모였다. 싱가포르 누리꾼들은 자국의 사기꾼들이 저지른 한심한 행동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모금 활동에 대거 참여했다.

가브리엘 강은 "모금한 돈으로 아이폰 6와 싱가포르 지역 특산물 등을 남성에게 전달할 계획이다"며 "싱가포르가 사기꾼의 나라는 절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