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책을 읽는 행위에서 나는 표출감을 느낄 수 있을거 같다.

그게 왠지 아까 내가 맹렬하게 비판했던 고간 사이를 보고 내 아들들을 배출하는 표출감보다 훨씬 인간답게 나를 만들어줄거 같다.

책 한권 한권에 빼곡히 새겨진 다른 세상들을 경험하는 것은 얼마나 유익하고 피부로 느껴지진 않지만 얼마나 환상적인 경험인가.

지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고르고 싶다 애초에 나는 일 년에 책을 읽는게 내 집중력에 맥시멈을 차지할 정도로 한심한 사람이지만 지금이라면 그 맥시멈 5년전에 읽은 데미안처럼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을거 같다.

그렇다면 책의 초이스도 중요하겠지. 5년전에 읽은 데미안도 모찌론 훌륭했지만 그에 필적하는 책을 고르기란 넓은 바닷가에서 돌돔을 만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그치만 지금 당장 맵시 좋은 후드를 걸치는 것도 그리고 밖으로 나와 비에 젖은 청량한 거릴 거니는 것도 그리고 유유히 서점에 들어가는 것도 거기서 향긋한 종이 냄새를 맡는 것도 모두 유의미할 것이다. 그러니 이 행복한 고민은 밖에서 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