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년 전, 초코파이가 하나당 50원이었던 시절의 크기는 지금 300원씩 하는 녀석보다 50% 가랑 컸었다.
그랬던 초코파이는 정부의 압력으로 강제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그 거대했던 크기도 포기해야 했다.
가끔씩 만나는 초코파이를 뜯고 요모조모 뜯어보면, 일단 어린이 손바닥만한 그 크기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입에 넣고 우물거리면 특유의 싸구려 초콜릿 향기가 입 안에 퍼지고, 찐득한 마시멜로우도 씹힌다.
시중에 나오는 온갖 고급 과자들, 예컨데 몽쉘이나 마켓오 과자들이 가격은 조금 더 비쌀지라도 맛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초코파이를 먹는 이유는, 어린 시절에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나눠주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추억만이 인기의 해답이 되지는 않는다. 초코파이는 값싸고 풍부한 이미지를 등에 업고 \'정\'을 나누는 상징물이 되었다.
이것이 한 박스 사면 여러명에게 나눠주고, 케익 대신 초코파이를 쌓는 관습이 생긴 이유이다.
이런 여러 장점을 보유한 덕에 초코파이는 여전히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중국에서는 3년간 동결된 가격이, 한국에서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중국인들만 싼 값에 정을 나눌 자격이 있는가?  한국의 소비자 지갑에서 나오는 정을 중국인에게 베풀어야 하는가? 우리네 친구들에게 베풀어야 마땅한 정은 점점 지갑을 열고 베풀기 힘들어지고 있다.

나는 이 비겁한 과자를 더이상 먹고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