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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머히어로x점붕소설17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19 03:05:25
조회 420 추천 26 댓글 15

설마 고자는 아니시겠지.


나는 B 씨가 고자여도 사랑할 자신 있지만…….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지레짐작이나 이어가던 찰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그. 처음이라서.”


세상 작달막하고, 또 세상 쭈뼛거리는 어조였다.


A가 입을 슬그머니 벌리나 싶더니, 이내 도로 다물었다. 그걸로는 모자랐는지 손바닥으로 입가를 가리기까지 했다. 이어서는 눈을 질끈 감고 찡그린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이기까지. 소리 내어 웃지 않으려는 각고의 노력이었다.


묵언 수행은 대략 5초 후에 끝났다.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문 A는 입가에서 손을 떼어내곤 작게 심호흡했다. 필사적인 인내로 피가 몰린 머리통은 뜨끈하기 그지없었다. 머리통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심장이 된 듯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짤막한 헛기침을 마지막으로, A가 B를 보았다.


“처음이요?”


그러곤 이렇게 물었다.


큼지막한 어깨가 별안간 움찔했다. 꼬리로 소파 등받이를 툭툭 두들겨대던 B는 이내 귀를 접었다. 한쪽 손으로는 눈가를 가리는 와중이었다. 주둥이를 꾹 다물고 눈가 부근을 쓱쓱 문질러대는 꼴이 여간 민망해 보이질 않았다.


“……그래.”


B가 꿍얼꿍얼 대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상황을 조금만 곱씹어 본다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어린 나이에 영웅 활동을 시작하고, 은퇴 이후엔 이곳에서 홀로 은둔하는 늑대가 아니던가. 애인은 고사하고 친구 사귈 시간조차 없었겠지.


그러니까 동정일 수도 있지, 뭐.


“처음인데 왜요?”

“아니. 그러니까. 마,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마음의 준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검색하고…….”

“…….”

“연습, 같은 것도. 할 수 있으면 해 보고…….”


연습!


황당함이 도를 넘으니 아찔함마저 느껴졌다. 할 말을 잃은 A는 멍청하니 B를 응시하기나 했다. 구부정하니 소파에 앉아 시선을 땅에 처박다시피 한 늑대. 상당히 가라앉은 낯빛. 겸연쩍음과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해 보이기까지 하는 모습.


“너, 아프면 안 되니까…….”


그런 풀 죽은 얼굴로, 늑대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섣부르게 B를 밀어붙일 수 없는 이유였다. 무슨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든 결국 전부가 제 걱정으로 귀결됨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또 깨물까 싶어서, 어디 부러지기라도 할까 무서워서 못 건드리겠다. 그러니 나 혼자 따로 연습이라도 하겠다.


내가 아프면 안 되니까.


참으로 갸륵하기 그지없는 마음가짐이었다. 방금 들은 이야기를 속으로 되뇐 A가 생각했다. 내 걱정에 본능마저 거스르려고 한다니. 얼굴도 모자라서 마음씨까지 잘생겼네. 아마 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감동에 눈물이라도 글썽했겠지.


그러니까, 이런 상황만 아니라면.


A는 여전히 B를 응시하고 있었다. 눈 한 번 깜빡이는 일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차분히 가라앉은 검은색 눈동자는 어딘가 맹수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숨죽인 채 사냥감을 노려보는 눈빛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언제든 뛰어올라 덮칠 것만 같은.


B는 그런 노골적인 시선을 필사적으로 피했다. 고개를 비스듬히 내리깔고 바닥에 쌓인 흰색 먼지나 죽어라 노려보기나 했다. 벌름거리는 코, 마른침을 삼키는 주둥이. 빳빳하게 굳은 목에서는 이쪽을 돌아보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마저 느껴졌다.


그러고 몇 초.


“B 씨.”


A가 B를 불렀다.


“B 씨.”

“…….”

“B 씨?”

“…….”

“B 씨. B 씨. B 씨.”

“아, 왜…….”


낮게 으르렁댄 B가 고개를 슬쩍 돌렸다.


시선을 마주함과 동시에 A가 양팔을 빠르게 들었다. 늑대의 목에 팔을 휘감고는 제 쪽으로 홱 끌어당기기까지 했다. 큼지막한 덩치는 속절없이 저에게로 기울어졌다. 스치듯 눈에 들어온 검붉은 눈동자는 민망함, 그리고 당혹감으로 흐리멍덩했다.


눈을 감은 A는 곧장 B에게 입을 맞추었다. 거뭇한 주둥이에 제 입술을 부딪치다시피 맞대곤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혹여 상대가 버둥거리기라도 할까 싶어 양팔에 힘을 꽉 주었지만, 공연한 걱정이었다. B는 잠시 움찔하는 것을 제외하곤 얌전히 있었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당황한 걸까.


아니면 본인도 내심 원했던 걸까.


둘 중 무엇인지는 A로서도 아는 바가 없었다. 십여 초가 지난 뒤 입술을 찬찬히 떼어내기나 할 따름이었다. 코앞에 자리한 B는 고작 입맞춤 한 번에 완전히 흐트러진 채였다. 핏발이 서 더욱 붉어진 눈동자, 헤벌린 주둥이 사이로 슬쩍 삐져나온 혓바닥.


B의 볼에 양손을 올린 채로, A가 씽긋 웃었다.


“괜찮아요.”


그러곤 벌떡 일어나더니, 상대의 허벅지 위로 올라탔다.


“연습을 실전처럼 하라는 말이 괜히 있겠어요?”


다소 음험한 어조였다.


“뭐, 뭔 소리냐……. 좀.”


침을 꼴깍 삼킨 B가 중얼댔다. 상당히 몽롱한 어조였다.


“내려와. 비켜.”

“저만 믿으시면 돼요, 그냥.”

“자꾸 안 비키면 확…….”


나지막이 으르렁대긴 했어도 정말로 A를 내치지는 않았다. 저를 번쩍 들어 올려 그대로 내팽개치기도 가능할 완력을 가졌을 텐데 말이다. B는 다만 벌게진 눈으로 샐샐거리는 A와 본인의 허벅지를 번갈아 보기나 할 따름이었다. 어벙하기 그지없는 시선으로.


인내심이 완전히 동한 모습이었고, A가 의도한 바이기도 했다. 괜한 말미를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에 A가 B에게 바짝 달라붙었다. 양팔로 목을 끌어안고, 널따란 가슴팍에 얼굴을 기대고는, 눈동자만 떼굴떼굴 굴려 위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제가 알아서 다 할게요.”

“뭘 알아서 다 하는데…….”

“사실은 제가 섹스 박사예요. 박사.”


섹스 박사.


“뭐…… 뭐라고? 뭔 박사?”


웅얼대던 늑대가 헛기침을 내뱉었다. 상상 이상의 단어 선정에 당황한 모양이었다.


“말이 그렇다는 거죠.”


대충 얼버무린 A가 B의 가슴팍에 손을 얹었다.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쓸어내리니 커다란 몸뚱어리가 눈에 띄게 떨려왔다. 털이 군데군데 묻어 꼬질꼬질한 민소매 티셔츠, 두꺼운 모피 아래 깊숙이 자리한 심장은 금방 폭발이라도 할 듯 거세게 쿵쾅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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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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