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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일반산업단지 졷소 추노후기앱에서 작성

가즈아1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25 23:17:36
조회 141 추천 3 댓글 1

월급 300준다길래 혹하고 지원함. 
면접은 사장 동생(62)이랑 짜장면집에서 봄. 다행히 계산은 내가 안함. 

들어갔더니 아재(41)가 작업복주고 이거입고 일하면 된다함. 
바로 일한건 아니고 기숙사 들어갈겸 한 일주일 정도 먼저 들어옴.

기숙사는 침대 2개 옷장 2개있는 구조였는데 첨엔 나혼자 썼음. 
근데 하 일주일 지나니까 무슨 한국인도 아니고 베트남 아재(33) 넣어줌. 
그래도 주야 2교대라 서로 겹칠일은 없었음. 

아무튼 일주일 뒤 정식으로 일 배우고 시작하게됨. 
그냥 버튼맨(20)이었는데 cnc 선반 여러대 거치면서 생산되는 제품들 중간중간 계측기로 치수측정해서 보정해주고 제품 플라스틱통에 담고 그런거였음. 하루마다 생산해야하는 양이 정해져있었는데 못채우면 욕 개같이 먹음. 그렇다고 초과 달성하면 칭찬해주는것도 아님. 

초반엔 어찌어찌 버텼는데 12시간 업무에 의자도 없고 더럽고 밥 개맛없고 내 나이또래 없는게 점점 힘들게 다가옴.
일마치고 배고픈데 배달도 안되고 편의점은 멀고.. 

그나마 좋은점은 화장실에서 담배필수있는거..
야간엔 화장실말고 밖에서 담배필수있는거, 노래들으면서 일할수 있는거 (주간에는 눈치보여서 화장실에서만 폈음, 에어팟도 주간에 끼면 뭐라함)
그거말고는 장점이 없었음. 돈도 300아니고 200초반이었음. 

머릿속으로는 저기 뛰어가고 있는 내가 막 그려지는데
스무살이었던 나는 무서워서 그런 생각도 못함. 잡히면 죽을까봐. 

그렇게 1년 가까이 일하고 있던와중 사건이 터짐. 

기숙사가 2층이고 공용 욕실은 1층에 있었는데
원래 베트남 사람들이랑 씻기 좀그래서 맨날 버티다가 늦게 씼었음. 
그게 서로에게도 좋을거 같았고 악감정때문에 그런건 아님. 

근데 그날엔 어쩌다가 같이 씻게되었고 걔들 나갈때까지 계속 씻다나옴. 
근데 무슨 씻고나오니까 내 팬티랑 수건이 없어짐. 
(욕실입구 드라이기 있는 긴 탁자 위에다가 팬티랑 수건 분명히 놔뒀음. )

ㅈㄴ 당황해서 
드라이기로 몸 대충말리고 옷입고 기숙사 올라왔는데
기숙사 공용 식당에서 지들끼리 ㅈㄴ 빠게고 있는거임.. 

순간 개빡쳐서 파파고 보여주면서 
내팬티 내놔라하고 욕하고 개지랄했는데 
막 아뉘에요 퐨티 아니야 이지랄만 하길래 그냥 방 들어감. 하..
좀만 더 뭐라했다가 칼빵 맞을까봐 사린것도 있음. (1대 5 정도였음)

생각해보면 얌전히 회사 다니고있었고 걔들한테 원한 살만한 행동도 안했었음. 한국인 친구들 많았으면 뭐 했을수도 있는데, 나 혼자였으니….

자려는데 화내서 아드레날린인가 나왔는지 잠도 안옴..

그러다가 갑자기 엄마(53) 생각나서 그냥 전화해봄. 
고자질한건 아니고 
뭐 지낼만하다 밥은 잘먹는다 이런 가식적인 애기했는데
갑자기 막 눈물나고 그랬음….. 오열한건 아니고 그냥 한두방울 주륵..
20살 어린나이에 남들처럼 놀지도 않고
일만 주구장창 하는 내가 초라해보이기도 하고 주마등처럼 생각남. 

그렇게 전화 끊고 나니까 평안해지고
갑자기 뭔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는데
그 추운 밤에 필요한 짐들만 챙겨서 나감. 
복수하고 싶어서 야간하고 있는 베트남 룸메(33) 옷장 뒤졌는데 
코로나때라 마스크만 많아서 그것만 훔쳐서 나옴. 

회사앞에 택시부르면 야간조 사람한테 걸릴까봐
담배 세내개 연속으로 태우면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걸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담배가 제일 맛있었던거 같음. 
그러고 또 아무생각없이 택시잡고 부산 가달라고함. 
그와중에 택시 무슨 유튜버 걸려서 나보고 노래해봐라 그러는데 됐고 데이식스의 좀비 틀어달라해서 들으면서 집감. 
그 년도에 나온 노래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었고 뭔가 가사도 지금 상황이랑 비슷한거 같아서 신청함. 

그렇게 늦은밤 집 도착해서 부모님이랑 애기하다가 잠. 
그달 월급 그냥 포기하고 전화 문자 이런것도 다 무시함. 
일주일 지나니까 조용해지고 지금까지 아무 일도 안일어남. 

그렇게 좀 쉬면서 중간중간 알바도 하고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여행다니고 그러다가 돈 떨어졌고 마침 대기업 생산직 떳길래 넣었더니 합격해서 지금까지 잘 다니는중.. 벌써 3년됨

남들은 그때 일로 추노하는게 맞냐라고 하겠지만
꾸역꾸역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다가 그 일로 인해 터져버린거라 생각함. 그일 아니었으면 계속 다녔을수도 있겠다 생각하니까 아찔하기도 하고.. 내 팬티 장난으로 훔쳐간 베트남 사람에게도 고맙기도하고.. 

건조 끝난 팬티 정리하다 생각나서 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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