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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짜르고 싶어하는 부사장이 갑자기 오늘 할 이야기 생겼다고 저녁술 하재

중갤러(112.222) 2025.01.17 16:54:17
조회 108 추천 0 댓글 3

내가 하는 일은 서류 작업이 70%, B2B 영업이 30%인데,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전화하면 심각하게 버벅댄다. 대신 고객 서비스는 신속하고 집요하게 처리해서 업계 평가는 좀 갈리는 편이다. "우울하고 삶 잃은 사람 같다"는 말도 있고, "맡겨두니 편하게 잘 해준다"는 말도 있다.


문제는 부사장이 원래 있던 회사 출신 직원들이 일을 너무 못해서 나랑 사이가 데면데면하고, 당연히 그쪽도 나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는 거임. 2개월 전에는 심지어 부사장이 "이 일 너랑 안 맞는 거 같은데 다른 거 찾아보라"고 한 시간 동안 설득했었다. 올게 왔구나 싶었지만, 어차피 이 직업 적성에 안 맞고 동종업계 다른 직업으로 이직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 "앞으로 더 잘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지금은 업계 자격증 하나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6~9개월 안에 두 개 더 따서 동종업계 비영업 사무직으로 이직하려고 준비 중이다. 그래서 준비가 끝나기 전에는 꼬투리 잡혀 짤리면 안 되니까 회사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


운이 좋았던 게, 내가 따로 영업한 것도 아닌데 대기업 클라이언트가 내 예전 서비스에 만족해서 연말에 수수료 400만 원짜리 계약을 줬고, 지금도 성사 여부에 따라 1,700~2,500만 원이 떨어질 계약을 진행 중이다. 원래 나는 버벅거리는 탓에 한 달에 계약 하나 할까 말까였는데, 연말에 새로 온 영업 담당자가 계약 8개를 뿌려줬고, 정신없이 다 성사시켰다.


약점이 있다면, 사람 구하기 어려운 업계라 나를 쉽게 자르지 못했던 것도 있을 텐데, 문제는 2개월 전에 들어온 신입이 일을 잘한다는 거다. 얄궃게도 내가 요즘 5배는 열심히 일하고 야근해서 회사에 쌓여있던 적폐 일들 다 정리해 놨다 보니, 내가 내일 당장 나가도 회사가 크게 아쉬울 일은 없다.


이렇게 주절주절 쓰다 보니 긴장 좀 풀린다. 사실 히스토리를 다 말하려면 10페이지는 나올 텐데, 위에 쓴 것만으로는 무슨 상황인지 이해도 잘 안 가겠지. 그냥 일반적으로 먹히는 조언이나 아무런 격려 좀 해줘 ㅜㅜ


지금 업무 올스톱하고 최근 잘한 계약들 상세 내역이랑, 못한 계약들의 히스토리를 머릿속에 쑤셔 넣고 있다. 만약 부사장이 "새 직원도 잘하는데 너 나가라" 하면, 3개월만 달라고 말하려고…

인공지능 8개 돌리면서 조언구하고 있는 내 모습 존나 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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