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좆소가 너무 기울어버렸다.

진작에 깨달은 다른 동료들처럼 일찍 떠나지는 못했어도 

지금이라도 떠나지 않으면 좆된다..!!

는 생각으로 사직서를 냈다.

퇴사하고 좆견으로 이직했다

400명 규모에 연매출 3000억따리였나

연봉은 100만원 깎아서 갔다(4X00->4X00 - 100)

난 애초에 돈 욕심이 거의 없는 사람이고(라고 당시에는 생각했다!)

'무조건 오래다니고야 만다' 

'절대 기울 일 없는 단단한 직장에서 십몇년 눌러앉을거다'

라고 생각하고 이직했기에 연봉테이블 씹창난 회사여도.. 그저 튼튼함만을 봤다

매 번 이직어쩌고 하면서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귀찮았고

그저 주어진 능력으로 노예처럼 일만하면서 조직 내에서 적당히 인정받고

정해진 보수를 수령해가는 삶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으로 이직 확정되자마자

직장 바로 옆에 있는곳에 전세로 집까지 구해버렸다

좆소에서 좆견으로 가니까 확실히 다른게

체계라는게 확실히 잡혀있더라

뭐 하나를 해도 결제라인 다 타서 증거 남겨야하고

이 부서 저 부서 협조 이력 남겨가면서 문서화 했어야 했다.

크 이게 회사지~ 하면서 적응했던거 같다. 

아점저 식사도 다 지원하는데 진짜 맛있더라.

업무 강도는 뭐.. 업계 상 출장도 많고 쉽지만은 않았다만

사실 그거야 좆소에서 다 겪었던거 그대로 하는것 뿐이라..

그냥저냥 적응해가면서 다달이 월급 타먹는 날이 지나고 있었다.. 

4개월 쯤했나?

어느 날 나에게 연락이 왔다..

그 좆소에서.. 직전 연봉의 1.4~1.5배를 줄테니 다시 돌아오라고..

나는 통장의 숫자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인줄 알았다

하물며 연봉을 깎고 이직 하면서도

그저 오래 눌러앉는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이직과 동시에 2년 전세도 박아버렸는데?

근데 내 손은 벌써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더라

그리고 머리로는 이직 사유를 소설로 써내리고 있었다..

미안한 짓이지만 전혀 없던 서운함과 아쉬움과 부당함을

사측의 귀책 사유가 있는것마냥.. 

사실1할 과장 9할 섞어서.. 얘기했다.. 이러저러해서.. 난 나간다고..

근데 파트 전체가 속아버리더라.

실제 퇴사 예정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타 부서의 협조가 필요 없는 상황에서도..

얘기가 건너건너 인사부서 및 상위 관리 부서에 넘어가고, 

너희 파트 이런 문제 있었냐..

아 그렇다.. 우리가 그랬었다.. 우리 운용에 문제가 있었다..

우리 쪽에서 개선할테니 남아달라, 

그게 안되면 다른 팀으로 옮겨줄테니 그쪽에서라도 해달라..

하.. 

미안.. 사실 그런건 없어.. 전부 돈 때문이였어..

그나마 말 편하게 터놓고 지내던 팀원들에게도

이 속내는 끝끝내 풀어놓지 못했다. 뭐 그렇게까지 친한건 아니였다는거지..

그래서 지금 기울어가는 그 좆소로 되돌아와서

몇 남지 않은 최후의 직원으로 갑질하면서 편하게 살고있다..

경력? 은 진지하게 좆된거같은데.. 알바노?

솔직히 오래 갈거라 생각 안한다.

2년 지나면 망할거같고 나는 연봉 대폭 줄여서

다시 새 직장 찾아야겠지.. 지금의 연봉이 기적일 뿐

미래는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