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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좆소 인생 체험기

ㅇㅇ(125.130) 2022.04.12 09:27:05
조회 3961 추천 22 댓글 9

공부해서 학위 따고 돈 잘벌다가 갑자기 머리에 뭐가 끼었는지 고시공부한다고 노량진행.


이십몇년 부모님 시키는대로 집학교독서실만 왔다갔다 하다가 난데없이 혼자 뚝 떨어지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던만.


고시는 무슨 고시. 피씨방에서 온라인게임 만랩캐만 키우다가 서른 중반 되더라. 딴거 없고 어느날 네이버를 보는데 아는 이름이 나오는거야. 대학원때 같이 공부했던 친구나 후배들이 이제 교수되고 컬럼 쓰고 방송에 나오고, 페북 들어가보니 똑같이 학생인줄 알았던 친구들이 차 바꾸고 아이낳아서 학교보낼 준비하고 있더라고.


이쯤해서 집에서도 내 상황을 알았어. 몇년동안 인연끊다시피 한 형제들이 집안망신이라고 내치던만. 내 이름으로 되어있던 원룸전세 뺏기고 말그대로 빈털털이로 내보내짐.


뭐 그때까지만 해도 세상물정 몰랐지. 나름 이름있는 대학 나오면 웬만한 중견 넣으면 들어갈줄 알았음. 그렇게 넣었는데 취업은 개뿔. 인생에 5~6년 붕 뜨니 아무도 사람으로 안보더라. 나중에 안건데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이 2~3년도 아니고 5~6년 이력서에 공란이면 전과자인줄 알더라고. 뭐 전과조회하면 다 나온다지만 작은 회사에서 인사채용할때 그런걸 어떻게 아냐? 특히 나처럼 멀쩡한 대학 나오고 인생에 공란 있으면 십중팔구 성범죄자로 봄. 그것도 질나쁜 쪽으로.


그러다가 지인지인 통해서 시행사라는곳에 들어가게 됨. 처음엔 4대보험 들어가고 월급 제대로 나오기에 괜찮은줄 알았음. 그런데 보다 보니 직원들이 다 이상한거야. 자기 이름으로 월급 받는 놈들이 하나도 없고 어느날인가 야유회라고 가보니 등짝에 다 색색의 잉어 용들이 그러져 있음. 일을 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이 없어. 뭐 이건 사장부터가 제대로 된 놈은 아니었지.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해야 하는데 무슨 지가 빌게이츠니 스티브잡스니 그런 망상에 빠져있었음. 심지어 딱 봐도 자리도 못잡았는데 맨날 정치인들 만나고 다니지.


언젠가부터 회사 분위기가 이상하길래.. 사장이 투자한 곳에 보내달라 했음. 안그래도 출퇴근거리가 너무 길었는데, 그 투자처는 그나마 집과 가까웠거든. 이렇게 옮기니 좋은 점과 안좋은 점이 있었음. 좋은 점은... 옮기고 나서 몇달 있다 그 사장 회사 망했음. 그 전에 퇴직금 다 받았지. 안좋은 점은 이 회사가 지옥 그 자체였다는거야.


분명히 처음 들어갈때만 해도 경영관리에 마케팅쪽으로 한다고 들어갔는데 개뿔... 1톤 트럭 타고 납품만 하는 상황이더라.  거기에 그나마 주5일 어쩌고 듣고 왔는데 주5일은 개뿔. 주6일 상시에 심지어 명절기간에 하루 쉬고 다 나와야 하는데 수당 없고 명절선물도 없다고 함. 그때 직원이 4명이었는데 3명이 그자리에서 사장 면전에 사표 던지고 나옴.


이쯤이 마흔 언저리. 다시 구직의 길로 가기 시작하고 어느날인가 시에서 주관하는 구직박람회에 감. 그제서야 알았어. 내가 좆소에서 지낸 몇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이력서라고 내는데 딱 봐도 좆소 대리가 웃더라. 이력서에 뭔가 썼지만 이건 아무것도 안한거랑 같다고 말이지. 그냥 나이 들고 안되 보이니 면접 봤다고 써줄테니 가서 면접비용 받아가래. 그러면서 옆에 쿠팡 가리키면서 선생님이 지금 갈 곳은 저기 뿐이라고 하더라... 하하하;;;;


그렇게 하다가 학원에서 일하게 됨. 강사는 아니고 학원관리쪽. 한마디로 잡무직이지. 그때도 원장이랑 상담하는데... 이전에 어떻게 알아서 같이 일도 하고 그랬는데, 그 원장 입장에서 나는 완전 무경력이래. 암만 내가 성실히 다른데서 잘 해온걸 알지만 기본급여부터 시작한다고 말이지.


지금 그렇게 일하고 있고.. 일하는곳은 커지고.. 다른학원들은 영역별로 직원들이 다 있는데 여긴 거의 나 혼자 기본사무부터 시설관리까지 다 하는데... 월급명세서 볼때마다 한숨만 나오긴 하지. 어느날인가 원장 컴퓨터 점검하다가 직원들 급여명세표를 봤는데.. 시발 이제 막 학원강사 하겠다고 들어온 스무살 초짜랑 내 월급이 같음. 소위 말하는 학벌만 보면... 학교로도 안보는 학교 출신이 말이지. (지금 말하는건 학벌타령이 아니라 나이들면 학벌이 아무 쓸모가 없다는거임)




뭐 지금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무조건 자격증 공부중이다.

사실 지금 내 인생이 나아질거라 생각하진 않음.

그래도 이렇게 살다 보니 구르는 도중에 갈 길이 조금씩 보이긴함.

그러면서 인생을 좀 더 아끼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고.




요약 - 혹시 공무원준비할 생각 있는 사람은 생각 잘해라. 자칫하다 인생 날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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