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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 1년 7개월차 내일 사표내러감.

ㅇㅇ(211.173) 2020.09.14 03:28:19
조회 5186 추천 51 댓글 6

좆소기업 영업팀으로 일하닞 1년 7개월 됬는데, 말이 영업이지 그냥 다목적 노예생활임.


내가 있는 팀이 프로젝트 팀이라서 연구원, 기술영업, 제품영업 사람들을 다 모아가지고 아에 한팀을 따로 구성해놨거든?


그래서 그냥 가장 밑에 있는 사원급들은 그냥 연구원이자 영업사원임. 외근있으면 외근 갔다가 마치고 돌아오면 또 연구소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나보다 두달 먼저 들어온 사람과, 내 동기이자 주임(이공계 관련 전공 석사라 1년 먼저 진급하더라고) 이 셋이서 모든일을 다 한다고 보면 됨.


근데 우리팀은 총 10명인데, 실무자는 3명이고 중간관리자가 2명, 나머지 다 관리자 직급이라서 밑에있는 우리 셋만 죽어나더라고.


회사 다니는 내내 8시 출근에 7시에만 퇴근해도 아 오늘은 정말 일찍 퇴근했다~ 했었음. 거의 보통 9시~10시 되면 이제 슬슬 갈 준비 하고 집에 가면 보통 10시 반, 11시임. 게다가 거의 격주로 주말에 출근하는데 야근수당도 없음. 이렇게 좆빠지게 일해봐야 세후 210 정도 받음.


근데 얼마전에 내 사수(두달 먼저 들어온 여자애)가 퇴사한다고 하더라. 당연히 우리팀은 비상이 걸렸지 일도 줜나게 많은데 한명이 나간다고 하니까.


그런데, 진짜 걱정하는건 나와 내 동기만 걱정하고 아무도 신경 안쓰더라. 심지어 인원 충당은 없을거라고 사장이 못박는데 아무도 반박 한마디 못하고 "네~ 회사 사정상 어쩔수 없죠." 왜냐면 사수가 나간다고 자기들이 힘들어지는게 아니거든. 결국 나하고 내 동기가 더 일이 늘어나겠지.


얼마전에 허리가 너무 아파서 병원간다고 연차 올렸더니 반려 당했거든? 하면서 하는 소리가 허리아픈거 병원가봤자 돈만 깨지고 내가 아는 좋은 마사지샵 있으니까 같이 가잔다. 그러면서 "이번주는 주말에 뭐 출근 안하지?" 씨발.



내 사수가 나가니까 우리 예상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더라고. 진짜 2주동안 셋이해도 많은 업무량이 둘이 하니까 정말 죽어 나더라. 난 회사판 무사트가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저번주 목요일 밤새고 금요일 6시까지 잠안자고 일하고, 그래서 정말 뒤질것 같아서 퇴근해서 씻지도 않고 잤는데 다음날 전화와서 "청주 출장있으니까 회사차 끌고 샘플 전달해주고 와. 너 힘든거 아는데 급한일이라 미안하다~ 수고하고 도착하면 연락해 저녁이나 먹자." 그래서 진짜 입으로 시발 시발 하면서 회사 출근하니까 카톡 하나 와있더라고 "요즘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주말수당 지급도 부담된다 하니까 회사 출근은 찍지말고 그냥 다녀와"


그날 청주 갔다와서 주말 내내 잠만 잤다.



그래서 월요일에 동기한테 말했다. 나 진짜 너무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나는 영업으로 들어와서 전공자도 아니여서 일에 흥미도 없고, 무엇보다도 진짜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만해야할것 같다고. 그니까 동기가 나도 사실 슬슬 그만둘까 생각했었는데 나까지 나가면 너가 너무 힘들어할까봐 참고 있었다고 하더라. 내가 군대 있을때 훈련소 수료하면서 느꼈던 고추들의 동료애를 시발 서른 처먹고 회사에서 느낄줄은 몰랐다.


퇴사한다고 말하니까 내 사수 나갈때는 아무말도 안하던 놈들이 이제 슬슬 좆됬음을 느꼈는지 붙잡더라고. 퇴사한다고 말한지 이틀만에 회장(100명정도 되는 좆소인데 사장 따로 있고 회장까지 있음)한테까지 불려갔다.


근데 이새기가 하는 말 듣고 진짜 때려쳐야겠다고 생각한게, 진짜 말을 좆같이도 함. 내가 전공이 특수교육과라서 교원자격증도 있고 나 선생님 되고싶다 하니까 특수교육과가 뭐냐면서 물어보더라. 그래서 장애학생들 가르치는 선생님이라고 말하니까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바로 내 앞에서 '그 말도 안통하는 병신들 대리고 뭘 가르치면 돈은 많이 받냐?' 이거였음. 그러면서 우리 아빠 대학을 물어보는데, 울 아버지 고려대 나오셨는데 IMF 터지고 직장 잃고 그러면서 지금 조그만 분식집 하시거든? 그래서 고려대 나왔다 하니까 자기는 지잡대 나왔다면서 '너희 아빠랑 나랑 둘중에 누가 더 성공했고 누가 실패한 인생갔냐?' 하더라고?


시발롬이 선을 넘어도 너무 넘길래 조금 짜증이 나서 '우리 아버지도 자식 두명 낳고 남의 손 안빌리고 둘 다 대학 보낼거 다 보내고 둘 다 취직시키고 이제 자식들 용돈받고 사십니다. 이만하면 실패한 인생은 아닌거 같은데요?' 하니까 '너희 아버지가 부유했으면 너희들이 취업으로 고민하고 걱정할일도 없었다.' 하더라.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서 '아무튼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회장님 덕분에 퇴사 더 확실하게 결심하게 됬네요. 감사합니다.' 이러고 나왔다.




암튼 좆같은 좆소기업 때려쳤고, 때려치기전엔 그래도 사람인지라 때려치면 인생 좆될거 같고 그랬는데 막상 때려치니까 속 시원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


그래서 그냥 새벽에 긴 똥글 싸봤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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