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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소장 이야기.txt

ㅇㅇ(221.152) 2023.05.13 23:29:43
조회 188 추천 0 댓글 1

1. 

25살때 중소기업 기술연구소로 입사했었다

65세 넘은 소장이 있었다.

이 분은 술을 참 좋아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시는데, 그걸 아주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렇다면 단순 애주가일까? 그냥 마시는 행위, 취해서 알딸딸한 상태를 즐기는 사람일까?

본인은 술 먹고 주정부리는 사람을 싫어한다, 본인은 술을 곱게 마신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이었지만

술 먹고 개가 되는 진상이었다.



2.

진상짓이 많지만 몇가지 일화를 소개하자면

회식자리에서 자동차 연비 이야기가 나왔는데

소장은 소나타 연비가 너무 좋다고, 자기 딸이 왕복 50km 출퇴근을 월 8만원으로 해결한다고

그걸 들을 타부서 부장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크게 웃었다

소장은 격분했다. 진짜라고. 연비가 너무 좋아서 기름값이 8만원 밖에 안든다고 했다.

"일주일에 주유소에서 넣는 금액이 8만원 아니고예?"

"새끼야 한 달에 임마"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기 싫었는지 부장은 예예 알겠심더 넘겼다.

소장은 피우던 담배를 그 부장 얼굴에 던졌다.  

그리고 1시간 넘게 기름값 8만원 얘기를 녹음기 처럼 내뱉었다.

같은 얘기를, 아니 같은 문장을 무려 1시간 동안.


다음날 부장한테 왜 참았냐고, 이것도 사회생활이냐고 물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참는거지"



3. 

나는 술을 못 마신다

정확하게는 병 때문에 꾸준히 약을 먹고 있어서 술을 마시면 안된다.


그러나 그 소장은 회식때 마다 빠짐없이 술을 권했다.

물론 다른 부서 사람, 다른 협력업체 사람에게는 본인은 술자리에 술을 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떳떳하게 말한다


병원에 가서 간수치 검사를 받으니

의사는 나에게 젊으니까 버티는 거라고

상태 분명하게 말하고 권해도 마시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회식자리에서 이 얘기를 하니

또 술을 권했다

봐달라고 간청했다

그리고 식탁에 있는 시금치 무침을 얼굴에 던졌다.

욕설이 날라왔다. 부모님 욕설도 섞여 있었다.

그리고 난 어쩔 수 없이 마셨다.



4. 

어느날 수요일에 학교 선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배 부모님 기살려주게 동기 30명넘게 모여서 조문을 가기로 했다.

그렇게 차 있는 사람 중심으로 모여 목요일날 함께 가기로 했다


아침 회의에 장례식 가야해서 야근없이 일찍 퇴근하겠다고 통보를 했다.

물론 바로 태클이 들어왔다. 야근 다하고 가도 될텐데 왜 5시에 가려고 하냐?

동기들 중에 차 없는 애들이 많아서 픽업해야 한다고 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알겠다고 했다.


그러다 오후에 협력업체 사람이 들어왔다.

계약이 잘 성사됐는지 소장한테 감사인사를 전하며 금요일날 한번 모시겠다고 회식을 제안했다.

소장은 금요일은 술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어떠냐고 했다.

협력업체 사람들은 오늘도 좋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빠져도 된다고 생각했고 5시 종소리가 들리자 바로 퇴근준비를 했다.

욕부터 날라왔다

"오늘 회식있는거 모르나"

"장례식 간다고 아침에 말씀드렸는데요?"

"회식 참석하고 가라"

"차 없는 친구들 픽업한다고도 말씀드렸는데"


욕설이 날라왔고 무려 1시간 30분동안 혼났다.

사회생활이 어떻고, 무슨일이 있어도 회식은 참석해야하며, 나는 그런꼴 못본다니

누구 와이프가 아파도 난 무조건 참석시켰다니, 개소리를 1시간 30분동안 내뱉었다

어떻게 시간을 기억하냐고? 사무실문을 나갔을 때가 6시 30분이었기에


개씨발 똥씹은 표정으로 2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있다가 9시에 나갔다.



5.

그냥 넘겼다. 사람을 미워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냥 넘겼다.

어느날 사무실 전체 회식이 있었고 여직원들도 전원 참석한다기에 소장은 월요일부터 신이 났다.

그런데 금요일날 여직원 중 2명이 불참을 선언했다.

불참한 이유가 궁금했던 소장은 여직원들을 찾아다니며 불참사유를 캐묻고 있었다. 

"허허 와 오늘 회식 안오노?"

"남자친구랑 데이트 있어서요"
"허허 그럼 데이트 가야지 허허허"


"와 부럽다. 난 선배 죽어서 장례식장 가야하는데도 회식참석했는데"

라는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결국 삼켰다

물론 퇴사결심하고 나서 이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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