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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소 신입 푸념글앱에서 작성

1111(211.234) 2022.11.07 22:41:46
조회 246 추천 1 댓글 4

'겸손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은 오만하다, 혹은 건방지다라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발언자의 생각인지 항간에 들리는 말을
전언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건 이미 나는 그런 놈이 되어있는 것이니까.
인정한다. 최근 내 행동들을 지켜본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성격상 속에 있는 불만들을 감출 수 없었으며 그 불만들을 야기시킨 원흉들에 대해 힘껏 비난하고 깎아내리고 무시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은 든다. 다만 '대상'을 잘못 선정한 것이지 행위 자체는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것을 견디며 누구에게도 이러한 스트레스들을 쏟아내지 않는 사람은 손에 꼽을 것이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의 서투른 페르소나 착용이 불러온 실수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회부적응자인가? 비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멀쩡한 존재를 모함하고 헐뜯은 것일까?
당연히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이러한 부분은 같고 다름의 영역이 아닌 본인이 절대 선 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보면 갈등이 있기전 우리는 돈독하고 화목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갈등의 요소가 없었으니까.
본인보다 경력과 나이가 10년은 우습게 앞서기에 선배에 대한 존중과 후배에 대한 배려로 이루어진 상호작용 하에 함께 협업했다.
우리는 폐쇄된 환경 속에서 전문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이 단순반복적인 업무만 수행하는 모습이 흡사 공장과도 같았다.
이에 대한 불만이 그득하여 매일같이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막상 변화와 개선의 바람이 불어오려고라도 하면
한사코 손사례를 치는 극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순적인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곤 했지만 나의 우물에는 그들이 전부였으니 그들이 옳다고 믿었다.
그러는 사이 같이 입사한 가장 친한 친구는 다른 팀에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고 그에 대한 위기의식과 열등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하지만 운좋게 기회를 얻어 출장을 다녀온 후 그동안 나는 눈 뜬 장님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목화를 만난 문익점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울타리를 벗어나 선진된 생각, 삶의 치열함, 기술적인 동경을 맞딱드리니 그동안 참으로 한심하게 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고 바로잡기위해 곧장 행동으로 옮겨 노력했다.
의지가 없던 게 아니라 길을 몰랐던 것이었으니까.
포괄 연봉제라는 제도를 사용하는 ㅈ소기업이지만 자기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매주 주말근무와 야근을 강행하며 공부했다.
ㅈ소 답게 열심히하고 잘하는 사람에게 업무를 덤으로 더 얹어주었다. 개의치 않았다.
그동안 당신들은 업무시간에 아이쇼핑과 칼퇴근으로 일관 했고, 주말에 어디 놀러 갔다왔다는 자랑섞인 이야기를 들을 때면 회의감에 휩싸였지만  당연하게도 당신들을 원망할게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맘때에는 이미 그들의 케파를 뛰어 넘음을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애초에 전문성이라는게 일절 없었거든.
하지만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운답시고 만만한 신입인 나를 깎아내리는 식의 농담들이 쌓이고, 과도한 업무에 대한 분담 요청을 외면하는 등 모습에 본격적으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애써 거짓말했지만 좀 더 솔직해지자면 그 이전부터 그들에 대한 감정은 이미 무능력함에 대한 경멸과 더불어 혐오감을 쌓고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증오할 명분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착한 사람은 못되고 오히려 간사한 인간인걸 내가 가장 잘 아니까.
그 후로 철저한 담을 쌓고 지내고 있고 정말로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만 오가며 불편한 사이를 유지하고있다. 솔직히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내가 열이 받는건 그들이 1.5배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는 것, 물리적인 시간의 이유로 능력이 어떻고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무조건 적인 약자의 포지션에 해당 되는게 나라는 것, 마지막으로 어떠한 노력을 해도 이 회사에 국한되어 있는 한 앞서 말한 바들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20시가 지나 모두가 떠난 캄캄한 사무실 안 책상 앞에 앉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혐오와 분노가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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