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세트를 하면서 선수교체하지 않은 건 양대인 감독의 빛나는 판단력이었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짜로 대단한 감독이라는 생각을 했다
단 이 세 세트로 앞으로 선수기용의 전권을 일임할 수 있게 됐으니까.

T1이라는 팀은 선수 개인의 파워가 비대칭으로 강한 기형적 구조를 가진 팀이다. Lck선수 인기의 총합보다 페이커 개인의 인기가 더 많다는 이야기가 나 올 정도니까. 실제로 양대인도 선수기용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선수와의 갈등 이전에, 팬들이 나서서 "롤드컵 몇 회 우승이나 했는지 아느냐? 레전드 대우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며 지난 과거업적과 게거품 콤보를 날려대면 어찌할 바가 없었다.

거기에 선수가 "감독님과 생각하는 방향이 달랐다" 라고 한마디만 날려주면, 고려말 창궐하는 초적 떼처럼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들고 일어났기 때문에, 작년 롤드컵 우승팀 코치진임이었음에도,자기 주관과 선수기용의 일관성을 일치하기 어려웠었다

그러나 이번 젠지전 세 세트 신뢰의 도약으로 인해
양대인은 추진력을 얻게 됐다. 대외적으로는 팬들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페이커의 페자 소리만 꺼내도 "염병떨지마라 스프링때 봤잖느냐"며 일갈할 수 있는 당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선수의 권한이 훨씬 강한 팀 내에서도 가장 확고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진정한 팀의 리더가 된 것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