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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리고 페미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07 16:12:23
조회 112 추천 0 댓글 4

이제 내 마음이 많이 긍정적이 되었으니, 이제 어머니께서 병원에서 퇴원하셔서 다시 집에서 모시면서 내가 요양보호사 노릇, 간병인 노릇 해드리면 되는데... 물론 그 삶은 객관적으로 보면 파탄된 삶 맞다, 그러나...

그런데 뭐? 만약 특이점이 온다 치고, 그 발동이 폭발해서 카르다쇼프 1단계를 넘어서 우주 끝까지 폭주해서, 특이점주의자의 정점인 레이 커즈와일 옹이 말씀하신 '우주를 지능이 지배하는 상태'에 도달했다고 가정했을 때 내 어머니의 삶은 어떻게 되실까?

내 어머니께선 비록 정도만 걸으셨으나, 여자의 본성 때문에 남자의 삶의 일부를 동경하여 트럭 운전사가 되시고 싶어하셨고, 안심하면서 밖에 나가고 싶어하셨다. 내 어머니는 늘 바깥에서 거리를 걸으실 때 힐링을 느끼셨고, 혼자서 경주에 여행을 가셨고, 나와 남이섬에 놀러 가셨고, 바닷가의 모래 사장에서 나와 내 동생 즉 당신의 아들들과 함께 하는 삶을 즐기셨고 사랑해마지 않으셨다. 내 동생의 아내 즉 제수씨와 함께 내 어머니는 온 가족이 함께 커다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셨고, 뷔페를 즐기셨다. 내 어머니는 한강 변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것을 좋아하셨다. 가부장제가 부여한 여자의 정도는 물론 그 자체로서는 아름답고 위대한 길이고 내 어머니께서도 한 치의 빈틈 없이 걸으셨으나, 페미니즘이라는 외도 또한 얼핏 보면 부정해보이나 실은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 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진명여고, 숙명여대는 현재 페미 총본산의 각각들로 일컬어지고 이는 사실인데, 저 상술한 두 학교는 내 어머니의 모교다. 이에는 아주 관련성이 없을 수 없다. 여기까지의 삶이 부유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실은 나와 내 가족은 도시 빈민이다. 이해되시는가? 그토록 이 나라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다.

만약 카르다쇼프 6단계가 세상의 모든 가능한 지점들을 점령하고, 그들이 자명한 선의지와 사랑을 세계에 뿌리는 와중에, 나와 내 동생이 어머니와 함께 거기까지 간다면 내가 예상하는 내 어머니의 삶은 약간만 상상해도 다음과 같으니 이는 영광이다. 그렇게 되면 내 어머니는 우주 트럭을 타고 마음껏 조종하고 때때로 자율주행을 시키면서 태양의 핵을 돌파하고 멘틀로 스며 들고 토성과 화성을 가로지르고 우주의 끝까지 나아가며 가능한 모든 열락과 찬란한 꿈들을 내 어머니 당신의 마음 속에서 폭발시킬 것이다. 이는 여성 분들이 꿈꾸던 세상의 법열이고, 나와 내 동생 두 형제가 내 사랑하는 어머니께 바치고 싶은 삶이다. 또한 이는 모든 페미니스트 여러분께서 꿈꾸셨던 삶과도 동질성이 있을 거라고 난 감히 생각한다.

난 상술한 모든 것을 모든 분들이 누린다면 얼마나 좋을지, 이를 상상하면 환희에 젖는다.

이는 물론 약간의 상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과정에서 감정이 약간이라도 동요하셨다면 그것으로 내가 바란 바는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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