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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터레인: 마인즈 오브 타이탄 이 개 시발겜 사지마라
이 게임 솔직히 정말 내 취향이었음.다 박살나서 죽어가는 시설을 내가 탐험하고 습득한 물건들로 다시 사람냄새 나는 곳으로 바꿔놓고,그 영향으로 점점 더 좋은 장비나 아이템들을 생산하고.더 깊은 광산을 탐사하고.그런데 시발 이건 한국 게임인 주제에 한국에 커뮤니티 하나 없는 이유가 있었음.게임 속에 개발자의 존나 읍습한 속내가 숨어있음.이 게임은 광산을 탐험하면서 점점 더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야함.1층으로 바로 돌아올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이 엘리베이터가한층마다 있는것도 아니고.한 4,5개의 맵을 뒤져야 나오게 되어있음.그런데 이 엘리베이터가 그냥 작동하는 것도 아니고 퓨즈라는 아이템을 만들어서 가지고 다녀야함.그리고 이건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맵이 더 복잡해지고 넓어져서 엄청꼬여있음.그리고 이게임은 배고픔 갈증 졸림이라는 수치가 있고 이것중 하나라도 빨간불이 들어오면 한칸 움직일때마다 피가1씩 달아.이때는 회복템을 먹던 뭘 하던 저 수치를 채워주지 않는 이상 피가 안참.게다가 적한테 맞으면 출혈 중독 부식 골절 감염등 각종 디버프가 있음.그리고 무기도 내구도가 있는데다 총을 쓰면 총알도 챙겨가야함.내구도는 생각보다 빨리 달아서 전투가 많아질수록 총이 박살날 확률이 높고.박살나지 않더라도 총알이 없으면 뒤질준비 해야함.근접맨으로 간다? 그러면 위에 말했던 출혈,중독,부식,골절,감염으로 뒤질 각오 해야함.그런데 여기까지는 문제가 아님.이정도 난이도야 로그라이크 게임에서는 종종 있는 것들이니까.문제는 이 게임이 로그라이크가 아니라는거지만.니가 이 모든 디버프와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 템을 바리바리 싸들고.탐험을 하다보면 가지고 왔던 장비와 모든 회보템들이 바닥나는 때가 분명히 옴.초반에는 이런일이 거의 없어서 상관 없지만 깊은 곳으로 갈수록 거의 무조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런 상황이 발생함.엘리베이터를 찾기위해 맵을 계속 나아가고 탄약은 떨어지고 총은 전부 고장나고 위에 디버프가 전부 쳐박히고.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하냐고? 방법 없음 걍 뒤져야함.인터넷에 좀 찾아보면 알겠지만 보통 이것때문에 접음.나도 이것때문에 존나 스트레스 받고있고.나는 3시간정도롤 탐험해서 B05구역의 엘리베이터를 찾았음 모든 무기가 고장나고 수면 디버프에 걸려서 한걸음 움직일떄마다 피가 1씩 달음.내 앞에는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문이 있음 퓨즈는 이미 설치했고 저거만 열고 10걸음 정도 가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음.근데 못함.이거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별 짓 다했지만 절대 안됨.결국 한 탐험도중의 세이브로 돌아가서 B04구역에 있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가려고 했음.여기서 또 한번 개발자의 ㅄ지랄이 한건 함.이 게임은 탐험이 끝나지 않더라도 던전(광산)의 몹들이 리젠됨.그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고 하면 앞으로 나아갈 때 보다 빠르고 많이 리젠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 같음.앞으로 나아가길 포기하고 몇시간 전 세이브로 돌려서 지금까지 습득한 템이라도 건지자고 돌아가기를 선택하고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음.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도 적어도 3구역정도는 더 되돌아가야 엘리베이터에 도달할 수 있음.그런데 짜잔! 니새끼가 감히 앞으로 나아가길 포기하고 기집애처럼 되돌아가려고 해? 응 안돼. 라고 말하는 것 같이.사다리 위에 이따구로 다량으 몹이 도망도 못가게 길을 막고 있음.지금 내 자원으로 저놈들을 다 상대한다? 절대 불가능함.시발!개발자 개새끼야 인간적으로 한번의 탐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몹 리젠이 안되게 되어있어야 하는거 아니냐?시발시발시발.이제 나한테 남은 방법은 아예 탐험을 하기 전 세이브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음.그런데 그 탐험을 가기전에 세이브 파일을 탐험후 세이브로 덮어버렸다? 축하한다 넌 지금까지 게임한 모든 시간을 날렸다.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해라.이 게임이 로그라이크였다면 죽더라도 뭔가 남는게 있었을거임.아니면 적어도 빈털털이로 집에는 보내줬겠지.그러면 다음 탐험을 준비하고 대처할 방법을 강구했을꺼고.나는 다시 모험에 뛰어들었을거임.하지만 이 게임에는 그런게 없음.니가 죽으면 니가 할 수 있는건 오직 니가 세이브했던 구간들 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걸 다시 트는 것 뿐임.이런 문제에 관해서 이미 스팀 리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했고.개발자도 코멘트를 달았던 것 같지만 지금까지 안 고쳐진거 보면 뭐..아마도 스트리머들이 고통받고 비명지르는거 보면서 희열 느끼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그윽한 똥냄새에 아예 그냥 똥통에 쳐박혀서 아무도 안함.시발 내가 게임 인갤에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이거 추천해준 새끼 분명 개발자임.이걸 추천해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음.내 취향에 맞는 여러 요소들이 있어서 엔딩까지 달릴생각이긴 한데.진짜 좆나 개똥같음.퉷
작성자 : ㅇㅇ고정닉
아시아 18위 레스트랑 세브세도어 방문기. 구강 대만족
격조 있는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일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는 것과 같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적 음식을 영접하다 보면 훌륭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과 유사한 감흥을 느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방문지가 세븐스도어(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18위)라면 세계적인 연주자나 유명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관람을 앞둔 클래식 애호가처럼 한껏 들떠 옷매무새와 몸가짐까지 신경 쓰게 된다.예약 시간인 정오에 맞춰 도착하니 메뉴 안내지가 음악회 프로그램북처럼 조신하게 놓여 있다. 연주 곡명을 살펴보듯 안내지에 적힌 코스 요리 하나하나를 눈으로 음미하는데 차분한 검은색 의상에 금발 머리카락의 직원이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다가온다. 다소 어눌한 한국어로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간장과 과일청 등의 샘플을 보여주며 그 특별함을 마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우수성을 전하듯 설명한다. 마침 옆 좌석에 앉은 외국인 손님이 눈에 들어오니 이 레스토랑이 얼마나 글로벌한 장소인지를 새삼 절감한다.첫 음식은 잘게 썬 나물이 들어간 두세 숟가락 분량의 전복죽이다. 단조롭고 빤한 메뉴에서 발견되는 예외적 특별함은 더욱 인상에 남는 법. 나물의 쌉쌀함과 고소한 기름 내음이 진동하는 가운데 그 무엇보다도 쌀알의 질감이 충격적이다. 한 알 한 알이 마치 각각 정성스럽게 조리된 듯해서 그 젤리와 같은 탱글탱글함은 혀로 개수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다. 집에 있는 전기밥솥으로는 갖은 수를 쓰더라도 구현할 수 없는, 장인 정신의 결과물임이 분명하다.두 번째로 등장한 아뮤즈 부쉬는 그 시각적 효과만으로도 맛있음 기준치를 초과 달성했다. 한 입 거리 다섯 가지가 돌, 나무, 식물로 꾸며진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그 위에 드라이아이스 연기를 뿌려서 안개가 짙게 드리운 상서로운 산의 모습을 연출한다. 연기가 어느 정도 가시자 직원이 미술관의 큐레이터처럼 아뮤즈 부쉬 하나하나를 먹는 순서까지 챙겨 꼼꼼하게 설명한다.안개 두른 산의 상서로움은 이내 다채로운 맛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1번 아뮤즈 부쉬 ‘낙지탕탕이 올라간 김부각’을 집어 든 게 분명 조금 전인데, 무릉도원 신선놀음에 시간 감각을 잃은 듯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5번까지 자취를 감췄다. 이 무슨 조화인고. 입안에 남은 달달한 여운으로 판단컨대 마지막으로 단호박 무스를 먹은 게로구나.작은 단지에 담겨 나온 쌀 빵을 집어 들어 바로 옆에 준비된 소스에 찍어 먹는다. 몽실몽실하고 졸깃담백한 빵과 매실 맛 독특한 소스가 좌우 비대칭 옷처럼 기묘하고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빵을 다 먹을 때쯤 본 게임이 시작되었다.메뉴에 적힌 ‘오늘의 생선’은 능성어회. 오렌지색이 감도는 눅진한 소스 위에 회 몇 점이 비단이불처럼 곱게 포개어 있고 그 위에 앙증맞게 손질된 채소가 올려져 있다. 세븐스도어의 요리사들은 접시를 캔버스 삼아 식재료로 그림을 그리는구나. 젓가락으로 그 정성스러운 그림을 망가뜨릴수록 미각적 즐거움이 배가되는 이 모순적 상황이라니.다음 요리가 등판하기 전에 숨을 고르는 차원에서 글라스로 주문한 와인을 한 모금 맛보았다.보데가스 발두에로 티에라 알타 데 2 코타스 레세르바Bodegas Valduero Tierra Alta De 2 Cotas Reserva스페인의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템프라니요 포도 100%로 만들었다든지, 천연 유기농 비료만 사용했다든지, 해발 840~900미터 고지에서 포도를 재배했다든지, 오크통 30개월 숙성에 병입 후 추가 30개월 숙성을 거쳤다든지. 솔직히 그러거나 말거나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랑 크뤼 증조할아버지께서 몸소 납신다 한들 맛없으면 꽝 아닌가.그런 의미에서 이 와인을 선택한 건 단연 성공적이다. 저릿할 정도로 상쾌한 산도와 묵직한 과실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실키한 촉감으로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게다가 세븐스도어에서 서빙 온도를 얼마나 정밀하게 맞췄는지 입술을 축이며 차오르는 그 서늘함에서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쇠를 깎는 절삭기계의 비타협적 정교함이 연상된다.‘관자구이와 멸치 액젓 버터 소스’가 등장했다. 삶은 완두콩 알갱이를 품은 초록빛 소스 위에 멋스럽게 그을린 관자 두 덩이가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식후 포만감으로 깊이 잠든 침샘조차 벌떡 일어날 비주얼 아닌가. 다만 해산물인 관자와 멸치 액젓이 과연 레드 와인(발두에로)과 조화를 이룰지 불화를 이룰지 다소 우려가 있었다.그것이 기우였음은 관자 섭취 후 와인을 마시자마자 즉각 증명되었다. 그 어울림은 단순한 준수함을 넘어 이산가족 상봉 수준의 화학적 결합이라고 해도 좋은 정도였다. 게다가 이어서 등장한 생산구이 요리 ‘덕자구이와 된장 베흐블랑’과도 멋진 궁합을 선사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에 점입가경 아닌가.관자 요리와 생선구이에 사용된 소스의 풍미가 깊고 풍부하면서 크리미했는데 그 덕분인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있는 레드 와인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 우려했던 비린 맛이 올라오는 일도 없고, 심지어 동석자가 주문한 한우 갈비찜 요리와의 궁합보다 한층 더 인상적이었다. 이러니 금세 와인 잔이 텅 빌 수밖에.알코올 기운이 오르면, 우리는 이토록 미약한 지구의 중력장 안에서도 시공간이 왜곡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알코올성 중력파의 영향이 지속되면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음식 맛도 주마간산처럼 건너뛰며 인식하게 된다.그~뤠. 김 위에 밥, 밥 위에 캐비어가 올라가는 ‘대천 김’이 있었지. 세븐스도어를 이끄는 김대천 셰프의 이름이 노골적으로 들어간 것을 보니 화가의 낙관과도 같은 요리이려나. 참~말로 독창적이야. 매콤한 비빔국수도 좋았어. 당돌한 면발에다가 외국인을 요만큼도 배려하지 않는 그 근본 있는 맵기도 지~대루야. 고럼! 한국에 왔으면 한국법을 따라야지.구수한 옥수수 향과 치즈의 감칠맛이 아이스크림의 꾸덕한 달콤함과 창발적으로 조화를 이룬 ‘초당옥수수와 페코리노치즈 아이스크림’을 떠먹다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최근 독주회 곡목이 떠올랐다.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그러고 보니 내내 묘한 기시감이 있었다.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 후 예술작품과도 같은 음식을 영접하는 일련의 루틴에서 말이다. 그 기시감의 원천이 바로 이 곡이었구나. 전람회의 그림은 전주곡이자 간주곡의 역할을 하는 ‘프롬나드’가 앞서 연주되고 이어서 특정 그림을 묘사한 곡이 등장하는 형식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프롬나드1 ▶ 난쟁이 ▶ 프롬나드2 ▶ 고성 ▶ 프롬나드3 ▶ 튈리르 궁전 ▶ …프롬나드가 그때그때 직원의 친절한 설명이라면 난쟁이, 고성, 튈리르 궁전 같은 곡들은 요리를 몸소 영접하는 순간이지 않을까. 이 장르를 뛰어넘는 의외적 연결성은 알코올성 중력파로 인한 브레인 쇼크의 부산물임이 분명하다.임윤찬 피아니스트의 공연이 너무나 훌륭했다는 말만큼이나 무의미한 언사일지는 모르겠지만, 세븐스도어의 음식은 그야말로 완벽한 공연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제공된 따뜻한 녹차와 아삭아삭 한과로 알코올 기운을 달래며 예의 ‘프롬나드’ 멜로디를 흥얼거려본다.
작성자 : 임승수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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