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발스럽다. 아직도.
사은품으로 문화상품권이라고 우편물이 왔길래 이게 웬떡이냐 싶더라.
문화생활은 이미 담 쌓아놓고 지낸지는 오래되서,
이걸 어떻게 현금화 시킬까 생각했거든.

그러다가 내가 매번 구매하는 복권방이 아닌 편의점에 갔었다지.
젋은놈이 떡하니 카운터 지키고 있어서 이거 현금 대신해서 닥자오 해달라고 했다.

처음에 어물정거리고 멍때리더니 지한테 요긴하게 쓸 일이 있을란지. 흥쾌히 승낙하더라.
복권방이 아니라서 조금은 찜찜했지만서도, 꽁돈이니껜, 삭히는 것보다 낫다. 라는 판단하에 흐뭇한 마음 뒤로한채
편의점 문 밖을 나오면서, 내 유일한 친구인 장미를 주머니에서 꺼내어서 한까치 불을 지필고나서 주머니에 다시 손을 넣어보니.

분명 오른쪽 주머니 한켠에 있어야 할 로또 용지의 촉감이 없다지.
눈이 순간 뒤집혀서 냅다 주변을 수색해보니껜, 나이댓는 비슷한 놈이 땅바닥에 허겁지겁 뭘 줏고선 내랑 눈이 마주치니껜.
순간 시선을 피하면서 제 갈길 가는척하면서, 등 돌리더라.
검사님의 예리한 더듬이 촉감을 인해 저새끼가 범인이다. 라는 단정을 지었고.
이윽고 그새끼의 어깨를 있는 힘껏 잡아 땡기니.
누슈? 라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더라.
십새끼가. 내 대번 아는대도 모르는척 하면서 농락하기에는 날씨도 존나 추워가지고,
다이렉트로 용건을 말했더니.

나는 그런 적이 없다고 그러더라.
그러면 방금 땅바닥에서 뭐 주웠던건 뭐요? 라고 물음을 던지니.
순간 당황했던지 말을 제대로 못하고 말 돌리기 급급하더라.
범인이 더욱이 확정인 된 상태에서 강제로 몸 수색할려고 하니깐.
언성이 점점 높아지니껜, 주변에 사람들 몰리기 시작하더라.

이새끼 잘 걸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번 개망신 당해봐라. 흥미로운 전략이 착착 맞아 떨어져가고.
그새끼의 주머니에서 내 로또용지가 있더라.

이건 뭐냐고 물어보니깐. 자기꺼라고 그러며 니꺼라는 증거가 어디에 있냐고 말대답하더라.
승질머리 뻗쳐가지고, 그러면 이거 니꺼라는 증거는 또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니깐.

내 주머니에서 나왔으니깐, 자기꺼라는 증거는 이미 충분하더라고 하더라.

아씨발 예상 밖에 말대답이라서 내 순간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도 잠시 멍때리고 이 구경꾼들이 갑자기 나를 미친놈으로 취급하기 직전까지 분위기가 되더라.
그러더 중 뇌리에 빠릿! 하고 떠오르는 생각이.
로또를 구매하면 용지에 날짜와 시각이 적혀있으니껜.
내가 방금 여기서 사고 나왔으니깐, 한번 알바생한테 물어보라고 내 말하니.
이새끼가 섣부르게 승리의 기운을 느끼고 유유히 도망가려는 찰라.

이새끼가 쿨한척하면서 옛다. 더러운새끼 그냥 니나 가져라.
하면서 그냥 갈려고 하더랔ㅋㅋㅋㅋㅋㅋㅋ
씨발 이건 아니다 싶었고. 주위에서 이미 플래쉬가 팡팡 터지고 있어서,
너 가지말고 여기에 가만히 있그레이. 하면서 알바생 불러나오니껜.

있으라던 자리에는 도둑새끼는 없고, 휑하니 구경꾼들은 도망가는 도둑새끼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더랔ㅋㅋㅋㅋㅋㅋ

세상 살기 힘들다 힘들다 하니깐. 거지새끼 로또까지 훔쳐가고선 발뺌하는 더러운심보 새끼들 까지 있더라.

니들도 이렇게 구경꾼을 몰리게하고 사건사고 일어나기 전에 로또에 이름 써라.
얼떨결에 담배 끄내다가 로또용지 증발하고선 괜한 집구석에서 가뜩이나 없는 살림 다 내팽겨치면서 찾을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