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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로또 1부.

으히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2.30 14:01:27
조회 451 추천 0 댓글 5

토요일 오후 8시 50분.

오늘도 난 어김없이 노트북으로 위닝 2011을 하고 있다.

토트넘 3시즌 째, 키우고 있는데 꿈에도 그리던, 아드리아누를 영입했다.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로또나 확인해야지"

가만히 있어보자 이번 주 번호가.. 어? 어???

으악... 6개 번호가 다 맞잖아.... 진짜인가?? 정말이야??

나는 기뻤지만, 속으로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거실에서 부모님과 동생이 사이좋게 티비를 시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슴이 마구 떨려왔다. 여자친구에게 전화하려고 핸드폰을 들었다. 통화음이 울릴 때 많은 생각이 든다.

"오빠, 당첨되면, 나랑 같이 미쿡으로 유학가기로 한 거 알지?"

장난삼아 말하던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나는 가만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조용히 거실로 나와 치킨을 주문한다.

"니가 쏘는거니?"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네,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요."

불과 엇그제만 하더라도 성적이 나오고 조금 실망하시던 어머니였다. 작년 내내 장학금을 받던 나는 지난학기 조금 주춤거렸고,

이번 학기에는 간신히 평점 4.0점을 넘어 체면치레 했을 뿐이다.

어머니는
 
"동생은 이번에도 4.41인데 넌 겨우?"

"어머니, 제가 동생보다 훨씬 좋은 대학 다니잖아요. 게다가 우리학교는 상대평가만 한다구요!!!"

"변명은 필요없어, 비겁한 색기"

"..."

아무튼 난 주급 8만원을 받고 살 뿐이었다. 근데 이제는

1등 당첨자 2명.

당첨금액 약 50억

실수령액 약 35억

나에게 일확천금이 찾아온 것이다.

치킨을 먹고 난뒤, 무엇을 할까 고민하게 된다.

학교 후문에서 자취하는 여자친구가 이번에 새로 이사한 원룸이 생각난다. 6층 정도에 새 건물... 시세는 약 30억 정도 하는 걸로 알고있다.

그런거 하나 매입한 뒤, 세 받아먹고 살면 놀고먹고 살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건물은 20년만 지나도 노후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금에 투자?? 하지만 일개 대학생 신분으로 직접 금 매입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달러가 기축통화로써 그 위상을 상실해가고 있는 판국에 엔화에 투자해볼까도 생각해보지만, 이 역시 개인의 신분으로 불가능.

그러다가 잠이 들고, 일요일이 된다.

일단 성당에 간다. 가족들이 다 같이 미사를 드린다. 신앙심이 별로 깊지 않은 나지만, 그 날 봉헌은 1000원에서 10000원으로 올린다.

동생이 그걸보고 깜짝 놀란다. "이 돼지시끼가 웬일이야?"

일요일 오후가 되어 나는 인터넷을 뒤적인다.

"아들아! 너는 도대체 공부는 언제하냐. 남들은 취업준비한다고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사는데! 너도 이제 내년에 4학년 아니냐!"

순종적인 나는 학교로 향한다. 지하철을 타면서, 많은 생각에 잠긴다. 지갑에 들어있는 로또 1등 용지를 잃어버릴까 지갑은 속 주머니에 넣어 지퍼를 닫았다.

버스를 타고 창밖으로 한강을 지나가면서도 계속 생각한다. 돈이 아까워 유람선 한 번 타보지 못했는데...

만약 내가 35억을 수령한다면, 부모님껜 어떻게 어느정도 드려야하나 생각한다.

아버지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버지는 우리나라 엘리트이시다. 어디가서 우리 아버지의 직장과 직책을 말하면, 다들 존경할 정도지만,

국가 소속의 연구소에서 주는 월급은 그리 많지 않다.

미대에 다니는 동생과 인문계생은 나의 등록금 내기도 벅차시다. 그런 아버지는 당신의 몸이 아프심에도 불구하고, 매일 출근하시고, 출장도 마다하지

않으신다. 우리에게 한달에 용돈으로 약 35만원 씩을 주시지만, 당신은 정작 한달에 5만원 이상 지출하시지 않으신다. 절대적으로 근검 절약하시고,

우리 가족에게 화 한번 내지 않으시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리고 항상 나를 위해 헌신하시는 우리 어머니에게 보답을 해드리고 싶다.

학교에 도착한 나는 곧바로 자취하고 있는 동기의 집으로 향한다. 서로 로또 1등이 되면, 어학연수 보내주기로 약속한 사이...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숨기고 같이 티비를 본다.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인터넷으로 1등 당첨금 수령 방법을 확인한다.

"아~ 이거 몰랐으면 큰일 날 뻔 했네..."

인터넷에는 주의해야 할 사항, 5층으로 곧바로 올라갈 것 등등 많은 조언이 있다. 이것들을 모아 워드로 정리한 후, 프린터로 뽑아 놓는다.

월요일 아침. 한 벌 밖에 없는 정장을 꺼내 입고, 집을 나선다. 어머니는

"추운데 왜 그걸 쳐입어!! 그거 여름꺼잖아."

"어머니, 오늘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요."

"그래 추운데 고생이 많다. 따뜻한 거 사먹어"

어머니는 주머니에 5천원짜리 한장을 넣어주신다. 속으로 \'어머니, 5천원짜리를 만배로 불려서 드리겠습니다. 곧!!\'

지하철로 향한다. 사람들이 북쩍인다. 어떤 노스패딩입은 고딩이 날 밀친다. "이 새끼가 돌았나! 왜 쳐?"

나는 정중하게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제가 ㅄ이라..". "아무튼 아저씨 조심하쇼."

드디어 결전의 장소다. 로또 1등 용지는 내 정장 상의 속주머니에 있다. 침착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의외로 별로 없다. 조금 당황스럽다. 이대로 위층으로 올라가면, 의심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날 향해 있는 것 같다.

침을 삼킨다. 일단 앉아서 잡지를 본다. 한 1~2분 가량 있는데, 경비 업무를 보고 있는 듯한 복장의 직원이 와서 묻는다.

"어떻게 오셨죠?"

나도 모르게 그만 "로또에 당첨돼서... 악"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나를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찌질하게 덧붙인다. "3등인데, 어디서 바꾸면 되죠? 아니 화장실 좀 일단 가구요."

젠장... 화장실로 가려고 하는데, 자꾸 몇 사람이 나를 쫒아온다. ㅅㅂ. ㅄ같이... 왜 그랬을까...

아무튼 일단, 밖으로 빠르게 걸어나가 주차장쪽으로 바로 뛰었다. 몇 사람이 빠르게 쫒아온다.

젠장. 정말 열심히 뛰었다. 인파가 많은 서울역으로 숨는다.

"당첨 금액 어떻게 수령하지.." 화장실 변기에 숨어서 한숨을 쉰다. 어쩌다 내가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했는지.. 어쩌다...

일단, 일주일 정도 기다려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빨리 돈으로 바꾸고 싶다. 이 로또용지는 35억의 값어치가 있지만, 종이쪼가리일 뿐이다.

난 아직 부자가 아니다. 젠장... 어떻게 바꾸지... 날 쫒아오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섬뜩하다.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닫고 누웠다. 아직, 로또 용지는 주머니에 들어있다.

그래, 내일 바꾸러 가자. 빨리 돈이 내 손에 들어와야 안심이 될거야.

내일을 기약한다. 오늘은 조금 쉬어야 겠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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