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1등당첨이다. 세후 20억이구나

일단 당첨금을 받으러 가야한다. 뭘타고 가지? 본점앞에서 당첨자 기다리다가 쫓아오는 정신병자는 없을까? 별의별 걱정을 다한다.

하지만 만에하나라도 대비해야되고, 찜찜한건 못참는 성격이라 최대한 조심한다.

일요일밤 한숨도 안자고, 긴장풀기위해 술한잔하며 대기한다. 아침이 되면 로또용지를 바지속에 넣고 지퍼를 채운후 씻으러 간다.

여긴 고시원이라 로또용지를 절대 방에 놔둘수가 없다. 혹시나 방에 cctv가 달려서 총무가 훔쳐갈수도 있고, 옆방색퀴가 문따고 훔쳐갈수도 있기때문이다.

다씻고나서 편의점으로 가서 대충 삼각김밥, 빵으로 허기를 달랜후, 버스를 타고, 종각역까지 나간다. 그리고 그 근처의 농협지점으로가서

지금 쓰고있는 농협통장을 해지한다. 왜냐면 이통장은 고향에서 만들었기때문에 내 개인정보를 농협측에서 최대한 모르게 해야한다.

만약 고향에 내가 1등당첨이 됐다는게 소문이나면 그날로 끝이고, 난 평생 해외에서 살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농협통장을 하나 만든다. 본점에서 만들어달라고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직원의 쓸데없는 얘기를 계속들어야하기 때문이다.

미리 통장을 만들어가야 당첨금을 후딱받고 나올수가 있다.

통장을 만들고 나온후 지하철을 타고, 서대문역으로 간후 농협본점으로 발길을 향한다. 출근시간에 도착했기때문에 혹시나 본점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나쁜 무리들은 나를  의심할수가 없을것이다.

당첨금을 수령하고, 농협직원인거처럼 표정관리하며 덤덤하게 걸어나온다. 들뜬 표정을 짓는다거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절대 안된다. 앞을 쳐다보고

눈동자만 살짝 굴려서, 주변에 젓같은 놈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곧장 서대문역으로 향한다.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도 의심스럽고, 또 나쁜놈들이 따라붙을수도 있기때문에 그냥 지하철로 간다.

지하철 입구 계단을 급하게 뛰어 내려간다. 그리고 숨어서 혹시나 뒤에 누가 따라오는지 몰래 확인한다. 반대편 출입구도 확인한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종각역에서 내린후, 후다닥뛰어서 택시를 잡아타고, 명동으로 간다. 명동에서 내려서 또다른 택시를 잡아타고 남대문시장으로 간다.

남대문시장에 사람북적대는곳으로 가서 혹시나 뒤따라오는넘들을 제낀후 바로 택시를 타고, 노량진으로 간후, 또한번 사람많은곳으로 숨는다.

또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내가 사는곳으로 간후, 인적이 거의 없는곳에 차를 세워달라고 하고, 내린후 뒤따라오는 차나 사람이 있는지 재차 확인한다.

없는걸 확인하고, 다시 후다닥뛰어서 집으로 가는 인적없는 골목길로 가서 한번더 확인한후 이젠 안심하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안도의 한숨을 한번 크게 쉬고, 담배를 꺼내문다.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고,몸에 점점 엔돌핀이 돌아 소리없이 혼자 막 날뛰기 시작한다ㅋㅋㅋ


쓰고보니 이건 플랜이 아니라 당첨금수령후기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