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10회때인가 그랬어.. 2002년 어느날..
내가 최초로 로또의 존재를 알게 된게 로또가 쭉 이월되다가 4회였나 6회때였나
1등 당첨자가 한명 등장했다면서 신문에 얼굴만 모자이크되고 로또 지급하는 사람이랑
악수하는 사진 실렸더라고.. 그때 1등 당첨금은 20억이었고... 그래서 오 이거 괜찮은데?
하면서 조만간 해봐야겠다 했었는데 10회때 진짜 전국민이 로또 광풍이 불어서 난리도 아니였어.

그때 토요일날 집이 부산이라 제일 번화가인 서면에 엄마랑 동생이랑 로또하러 갔었는데 농담안치고
빌딩 전광판에서조차 여자 앵커가 뉴스로 "로또 현재 금액 얼마 모였다. 종료시간까지 앞으로 30분 뭐
이런식으로 광고까지 나오고 그랬지.. 로또 파는 곳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려서... 그땐 거의 80~90%가

내 기억엔 수동으로 했던걸로 기억한다. 자동 수동 개념이 제대로 안잡혀 있었고 무조건 6개 번호만 맞추면
대박난다는거만 사람들이 알았으니 너도 나도 펜들고 수동으로 찍고 그랬지. 뒷사람들 주위에 웅성웅성 거리면서
펜 받을려고 기다리고 있고... 

나도 엄마랑 한장씩 나눠서 내꺼에 내가 좋아하는 번호들 마킹해서 만원치(그땐 한게임에 2천원..)했었는데 진짜
될꺼같은 느낌이었는데 번호가 한갠가 두개 맞고 꽝이더라고... 그리고 그때 당첨자가 내 기억엔 6명인가 그랬고
한명당 60억씩..(이건 확실함) 그때 당첨금이 500억 가까이인가 모아져서 난 또 1인당 500억씩 주는건줄 알았는데 당첨자 수대로
당첨금을 배분해서 가지는 식이더라고... 

그래도 60억이 어디냐고 배아파죽을려고 했었는데 며칠뒤에 뉴스 기사보니까 어떤 주유소 사장 인터뷰한 내용이 있길래 보니까

내용이 즉, 그 사장이 (그때가 설날인가 추석인가 명절이 거의 다가온 날이었음..) 자기 주유소 알바생들이 5명인가 있는데 첨에
새뱃돈을 돈으로 줄려고 했었는데 마침 로또하러 갔다가 로또 만원치씩 사서 주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로또 만원치씩 사서

알바생들한테 나눠졌다는거야.. 근데 여기서 문제가 터진거지. 토요일이 지나고 일요일에 알바생들이 출근하는데 18살짜리인가 한명이
안와서 연락하니까 자꾸 연락이 두절됐었다데.. 그래서 문뜩 생각한게 자기가 나눠주기전에 혹시나 해서 번호들을 공책에 전부다 써놨었
데. 그래서 그 공책을 펼쳐 보니 아뿔싸.. 그놈한테 준 로또종이에 1등 당첨번호가 있었다는거야.. 그래서 눈이 혈안이 되서 미친듯이 수소
문하고 연락하고 해봤는데 결국은 연락이 안닿았데... 

그러면서 그 인터뷰에서 말하길 "내가 뭐 그 당첨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좀 서운하더군요.. 그냥 고마움의 표시만 해주면 축하해줄려고
했는데..." 라면서 먼산을 보고 한숨을 쉬었데.. 

근데 이때 내가 보면서 생각했던게 그 알바생이 만약 고맙다고 찾아왔으면 과연 좋은 마음으로 곱게 보낼 수 있었을까? 알바생 나이도 18살인
가 밖에 안됐다고 하고.. 내가 볼땐 100%는 아니더라도 한 80%는 그 알바생한테 반띵 하자거나 다시 주면 얼마 때주겠다 이런식으로 안했겠냐?
알바생이 거부하면 법정 소송까지 갈수도 있는 노릇이고... 원래 사람이란게 돈앞에선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동물이라... 

여튼 그 알바생은 가족들한테 영웅됐겠지.. 그 주유소 사장은 이후로 절대 남한테 호의적으로라도 로또 선물은 안했을꺼고... 그때 인터뷰에서도
보니까 마누라가 한 말에서 사장 남편에 대한 원망이 느껴지는거 같았거든...

여튼 남한테 로또 사주는것도 어찌보면 못할짓인거 같기도 하다. 예전에 400억 당첨된 경찰관도 전경인가 쫄따구인가 여튼 젊은애 시켜서 사오게
한거였잖아. 난 그때 그래도 최소한 몇억에서 몇십억은 줬겠지 했는데 꼴랑 천만원인가 몇천만원 줬다는 얘기듣고 참 할말을 잃었다.. 그래도 당첨
금이 세후 300억이 넘었다는데... 여튼 갑자기 문뜩 이때 생각이 나서 한번 조잘거려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