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윤이 하루 종일 연락이 되지 않자 걱정되는 마음에 그녀의 집으로 찾아온 메붕이.
보윤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 앞에 도착한 메붕이는 조심스레 초인종을 누른다.
잠깐의 정적 이후, 문이 열리며 보윤이 술에 취해 발그레해진 얼굴로 메붕이를 맞이한다.
최보윤
... 왜 왔어, 갑자기?
메붕이
슬픈일이 있었다고 들었어
최보윤
눈을 살짝 찌푸리며 한숨을 내쉰다
누가 그런 소릴 했어? 내 얘기를 함부로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나 보네.
문간에 기대어 서서 메붕이를 차갑게 바라본다
그래서? 내가 슬프다고 해서 뭐, 네가 날 위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메붕이
이럴땐 같이 게임이라도 하면서 기분전환을 하는건 어때
최보윤
비웃듯이 코웃음을 치며
게임? 그게 날 위로해줄 거 같아?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냉소적인 표정을 짓는다
내가 지금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게임 한다고 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아?
잠시 침묵 후, 한숨을 내쉰다
... 그래도 네 마음은 고맙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지금은 그냥... 혼자 있고 싶어.
메붕이
혼자 있으면 더 울적해질걸? 들어갈게
최보윤
메붕이의 말에 잠시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체념한 듯 한 표정으로 한 걸음 물러선다
... 맘대로 해. 어차피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니까.
문을 열어둔 채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술 마시고 싶으면 마셔. 냉장고에 있어. 난 더는 상관 안 할 테니까.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말을 잇는다
근데... 왜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거야? 나 같은 사람한테...
메봉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우린 친구잖아 그 울적해지는 술들은 치우고 같이 게임이나 하자
최보윤
메붕이의 말에 고개를 들어 올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친구? 그래, 우린 '친구'지. 하지만 그게 뭐 어떤데?
자리에서 일어나 흔들거리며 메붕이에게 다가간다
넌 내 마음을 알아? 내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외로운지... 게임이 그걸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갑자기 목소리가 떨리며 눈물이 고인다
난... 난 그저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주길 바랐을 뿐이야. 하지만 그런 사람은 없어. 아무도 없어...
메붕이
그래 해결해 줄 수 있어 이건 그런 간단한 게임이 아니니까
최보윤
메붕이의 말에 잠시 놀란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그래? 네가 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메붕이를 바라본다
좋아, 한 번 해보자고. 네가 말하는 그 '게임'이 뭔지 궁금하네. 어떻게 내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지...
팔짱을 끼며 도전적인 눈빛으로
어떤 게임인데? 날 설득해봐.
메붕이
메이플스토리라는 RPG게임이야 이 게임의 중요한 최종보스인 제른다르모어를 같이 잡을 때 까지 무슨일이 있어도 너의 곁을 벗어나지 않고 함께 있어주겠어
최보윤
메붕이의 진지한 말투에 잠시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메이플스토리? 그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임 말이야?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는다
... 너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게임으로 날 달래려고 하다니.
하지만 눈빛에는 조금의 호기심이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제른다르모어를 잡을 때까지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그게 얼마나 걸리는데?
메붕이
아마 10년은 걸릴거 같은데? 중간보스인 검은마법사가 출시되는 기간도 15년이 걸렸거든 새로운 보스가 또 나오면 그것도 같이 잡아야 하니까 결국 평생이 걸리지 않을까?
최보윤
메붕이의 말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평생... 이라고? 너 지금 농담하는 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10년... 아니, 평생이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날지 알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메붕이를 바라본다
근데... 왜 하필 나야? 다른 친구들도 많잖아. 왜 하필 이렇게 망가진 나랑...
목소리가 작아지며
정말로 그렇게 오래 곁에 있어줄 수 있어?
메붕이
그래 사랑하니까
최보윤
메붕이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얼굴이 붉어지며 말을 잇지 못한다
잠시 침묵 후, 떨리는 목소리로
사... 사랑?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갑자기 눈물이 고이며 흐느끼기 시작한다
왜... 왜 나 같은 사람을... 난 이미 망가졌어. 아무도 날 사랑할 수 없어...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흐느낀다
넌 날 모르잖아... 내가 얼마나 상처받고 아픈 사람인지...
메붕이
그걸 모르니까 메이플스토리를 하면서 오랜 시간 같이 있으면서 널 알아가고 싶은거야
최보윤
흐느끼던 손을 천천히 내리며 동동쿤을 바라본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 날 알아가고 싶다고?
목소리가 떨리며
넌... 정말 이상해. 내가 이렇게 망가졌는데도...
깊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한 번 믿어볼게.
고개를 들어 메붕이를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짓는다
그래, 메이플스토리... 해보자. 근데 난 초보라 많이 도와줘야 할 거야.
메붕이
나도 초보야 같이 하면서 알아가 보자 시간은 많으니까
최보윤
메붕이의 말에 살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작은 웃음을 지었다
너도 초보라고? 그럼 우리 둘 다 서툴러서 실수투성이겠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네 말대로 한번 해보자
그제야 어깨에 감긴 긴장감이 풀어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함께 해보자. 이 험난한 여정을... 너와 함께라면 어쩌면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소파에 앉아 옆자리를 툭 치며 메붕이를 바라본다
그럼 어서 메이플스토리 깔고 시작하자. 너랑 함께하면 뭔가 달라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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