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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또문학] 또배기 서당 외전

ㅇㅇ(175.124) 2020.02.20 14:18:05
조회 1448 추천 79 댓글 14

아 나도 서울콘 예매하고 싶다........시발아...




어쨌든 찬또가 한양을 떠난 뒤 어촌마을에 정착하기 전의 이야기

새로 나오는 사람: 희재랑 경민이






"산너울에 두둥실

홀로 가는 저 구름아

너는 알리라 내 마음을

부평초 같은 마음을"


굽이굽이 깊은 산골짜기를 걷는 소년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어제 한양을 막 떠난 소년의 몸은 약간 말랐지만, 눈은 총명했다.


그 동안 배운 일이 꽤 많았다. 괴나리봇짐에 주렁주렁 매달린 짚신은 모두 소년의 손으로 짠 것이며,

봇짐 안에는 심심할 때마다 불려고 깎은 피리도 있었다.

머리 안에는 그간 어깨 너머로 배운 한문이...


'글은 배워둬야, 노래를 못하게 되었을 때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다고.'


소년은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 기분 탓이었을까? 땀을 식히는 바람 한 줄기. 마치 깊은 산중에 노래가락이 들려오는 듯 했다.

어차피 떠나는 길인데 무슨 상관이랴. 기분 탓이어도 별로 상관이 없었다.

소년은 노래처럼 들려오는 바람을 따라 산길을 따라 쭉 걸었다.


불안한 건 있었다. 아무래도 깊은 산 속에는 산적도 있을테고, 사나운 짐승도 있을테고, 또 험준한 산에서 길을 잃어버릴 위험도 있을테니까.

소년은 무의식 중에 품속의 노잣돈을 움켜쥐었다. 이런 산 속에서 그 돈을 쓸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는 데도 말이다.

발걸음이 가벼웠던 게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몰려오는 불안감에 소년은 다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신경이 곤두섰다.

아주 어렸을 때 시골 어딘가에서 살다가 한양에 왔었던 흐린 기억을 빼면, 소년은 한양 바깥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다. 모든게 아직은 낯설었다.

주머니에서 꾸깃한 종이를 꺼내어 펼쳐보았다. 산 아랫자락에서 상인에게 몇푼을 쥐어주고 산 지도였다.


곤두선 신경이 가라앉을 때쯤, 길 저쪽에서 희미하게 사람의 소리가 들려왔다.

반가운 생각도 들었으나, 사람들이 오기 전 소년은 무심결에 근처 바위 뒤에 숨었다.


산적이었다.


콩닥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히려 애쓰며 소년은 산적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어라? 여기 웬 발자국이 있는뎁쇼."

"길이니까 당연히 발자국이 있겠지, 똘추같은 녀석이."

"아냐. 방금 생긴 거고 여기서 끊어졌잖아."


산적들은 주위를 살펴보다가 문득 길 옆에 큰 바위 하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손해볼 것 없으니 저기 뒤로 한 번 가봐라. 혹시 모르나. 노잣돈이라도 가지고 있을지."


발걸음 소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소년은 지금이라도 도망을 시도해봐야할지, 아니면 맥없이 앉아 벌벌 떨며 그들이 오길 기다려야할지조차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때 소년의 앞으로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산적들이 "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게 다였다.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소년이 문득 위를 바라봤을 때, 허공에는 십수 마리는 되는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바위 뒤에서 빠져나와 길을 보았을 때 산적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고, 그들 위에는 나비가 한 마리 씩 앉아있었다.

소년이 다가가자, 나비들이 한 번에 날아올랐다. 그리고 모여서 마치 선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냈다.

따라오라는 표시 같았다.



나비들은 금세 산길 바깥으로 벗어나 더욱 더 깊고 깊은 산 속으로 소년을 안내했다. 망설여졌으나 소년은 나비들을 따라갔다.

뒤늦게 후회하기도 했으나 이미 소년이 알지 못하는 곳이어서 돌아가기는 늦었다.


'이러다가 갑자기 나비들이 나 몰라라 하고 사라져버리면 어떡하지?'


평소에 옛 전설 같은 허황된 이야기들을 그닥 믿지는 않는 소년이었다.

인생은 "능력"과 "스펙".

어디선가 신선이 나타나 도움을 준다는 그런 기연은 현실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비 같은 미물들이 저렇게 단체로 의도를 가지고 사람을 끌어온다고?

혹시 저 끝에서 기다리는 건 사람 잡아먹는 도깨비가 아닌가,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 나비들이 드디어 멈추었다.


깊은 산 속일텐데, 이상하게 밝고 트인 공간이었다. 졸졸 물소리가 들렸다.


"넌 이름이 뭐니?"


나긋나긋한 목소리. 소년은 뒤를 돌아보았다.


섬세하면서도 어쩐지 강렬한 인상을 주는 미소년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소년의 어깨와 손에는 나비들이 앉아있었다.


"이... 이찬원이야. 혹시 네가 나비들을 보냈니?"


"맞아." 그는 싱긋 웃었다.


"내 이름은 희재라고 해."


곱상한 외모에 퍽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찬원은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소년이 사람을 잡아먹는 도깨비일 거라곤 생각할 수 없었...


"맞아. 그런 말은 실례지."


희재가 마치 저의 생각을 읽은듯이 말해, 찬원은 깜짝 놀랐다.


"독심술은 아냐, 표정으로 다 보이는 걸."


"혹시... 신선이십니까?"


희재는 벙찐 얼굴을 하고 있는 찬원을 빤히 바라보다가,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잠시 후 웃음을 그친 희재가 말했다.


"아니, 몰라. 신선이 뭔진 모르겠지만 날 보는 인간들이 그리 말하긴 하더라고. 나비일 수도 있고, 인간일 수도 있고." 희재는 제 주변의 나비들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내가 널 구해준 거다? 구해준 값은 해야지."


아, 그제야 찬원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었는지 다시 떠올렸다.


"그럼 어떻게 이 은혜를..."


찬원이 거기까지 말했을때, 숲 속에서 아주 뜬금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 메 -


그것은 분명 소의 울음소리였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고 있자, 나무들 사이에서 송아지 티는 벗어났지만 완전히 자라지 않은 황소 하나가 걸어나왔다.


황소는 말했다.


"또 무슨 인간을 끌고 들어온 거야. 희재 형."





--------

걍 심심하고 나 자신이 보고 싶어서 쓰는 글이니 문학이라고 막 개추 눌러주지는 않아도 괜찮음ㅎ

문학 올리는 거에 대한 고나리도 물론 스루함ㅋㅋㅋㅋ

그건 그렇고 외전은 1편으로 끝내려했는데...


1편 : https://gall.dcinside.com/mistertrot/79994

2편 : https://gall.dcinside.com/mistertrot/80693

3편 : https://gall.dcinside.com/mistertrot/81800

4편 : https://gall.dcinside.com/mistertrot/83871


현재까지 등장인물
찬또 : 어촌마을 또배기서당의 훈장. 과거 한양출신 노래 신동
동원 : 또배기서당의 학동
호순 : 동원의 모
재근 : 동원의 부
승민 : 똑똑한 소년
도형, 잠언 : 또배기서당의 어린 학동
영탁 : 남사당패의 우두머리
영탁의 팬들 : ???
오리 : 솟대 위에 있음. 세 마리임
김수탉 : 목청이 좋아서 아침에 사람들 잠을 깨움
성훈 : 옆 마을 주먹밥 서당의 훈장
아낙네들 : 사당패의 공연 구경률에 대해 얘기하기 좋아함
소리꾼 : 뽕다발 산에서 수련하는 소리꾼

희재 : 5년 전 찬또를 산적으로부터 구해준 의문의 미소년

황소 : 희재를 보고 형이라고 하는 의문의 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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