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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명지대 체육과 동문)의 일생.

ㅇㅇ(220.75) 2023.06.29 15:05:25
조회 121 추천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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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속에 발견한 은혜


손웅정씨는 1962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축구공도 구경하기 힘든 가난한 동네에서 성장한 그가 축구를 만나게 된 건 우연이었다. 집 근처 교회에서 면 단위로 진행된 ‘교회대항 축구대회’에 참가한 것이 계기였다. 교회에 다니지도 않고 축구가 뭔지도 모르고 친구들과 함께 출전한 대회에서 축구화도 없이 맨발로 뛰어다니며 골을 넣어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 모습을 본 축구부 감독의 제안으로 손웅정씨는 축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소양중학교와 춘천고등학교를 거쳐 축구 명문인 명지대에 진학해 팀을 최정상에 올려놓으며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이후 실업팀 현대 호랑이에 입단해 청소년 국가대표(1986~89년)로 활동할 만큼 촉망받는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28세에 조기 은퇴를 한다.

가족 생계를 위해 일용직 막노동, 헬스 트레이너 등 축구와 무관한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가난하고 궁핍한 삶이었지만, 두 아들에게만큼은 최고의 아버지였다. 그는 자녀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다. 손흥민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하며 그의 인생도 달라졌다. 때론 자상한 아버지로, 때론 호랑이 코치가 돼 손흥민을 최고의 선수로 길러냈다.

독일 유소년 신분이었을 당시 손흥민은 보수를 받지 못했다. 손웅정씨는 아들과 함께 지낼 집도 자동차도 돈도 없었다. 세평 남짓한 호텔 방에서 홀로 3년을 지내며 조식으로 제공되는 빵 몇 조각을 먹는 게 하루 중 가장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었다.

손흥민은 2020년 에세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브레인스토어)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아버지는 매일 호텔과 클럽 하우스 훈련장을 몇 시간씩 걸어 다녔고 어머니는 한국 집에서 매일 마음 졸이며 기도만 하셨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에 대해 손웅정씨는 “어린 시절부터 고생을 많이 해서 잘 극복할 수 있었다”며 “돌아보면 감사하지 않은 일들이 없다. 고난은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아들에게 축구만 가르친 것이 아니다. 인성을 가르치며 늘 ‘겸손’과 ‘감사’를 강조했다.

손흥민이 2010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쾰른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골을 넣은 날, 손웅정씨는 노트북을 압수했다. 아들의 프로 데뷔골에 대한 기쁨보다 교만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손웅정씨는 숙소를 나와 하늘을 보며 “하나님, 오늘 하루만 흥민이가 망각증에 걸렸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 2022년)

최고의 멘토 부모님


손흥민이 기도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면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기독교인인가? 아닌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경기 전 기도하는 장면이 자주 보여 기독교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종교가 없고 그저 경기를 잘 치르기 위한 기도”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싱가포르 남성잡지 오거스트맨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경기 결과나 경기력에 대해 기도하지 않는다. ‘경기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그라운드에 서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축구를 통한 행복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다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며 “나는 축구가 재밌어서 시작했고 나를 웃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팬들은 “아버지 신앙에 영향을 받았을 테지만, 세계적인 선수로 특정 종교 밝히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또 “손흥민 선수가 직접 고백하기 전까지는 단정 지어선 안된다”며 “신앙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손흥민이 오늘날 최고의 선수가 되기까지는 기도하는 부모님이 있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손웅정씨와 오랜 시간 교제해 온 한 축구계 관계자는 “손웅정의 헌신과 기도가 오늘날 손흥민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최고 선수로서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정상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큰 힘이 돼주는 사람으로 늘 부모님을 꼽는다. 그는 “부모님은 항상 내 곁에 계시고, 항상 내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 그것이 내 멘탈 유지의 가장 큰 비결”이라며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08826&code=231114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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