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생체 조직을 떼어내지 않고 혈액 액체생검검사(Liquid Biopsy·액체생검)로 간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박준용·이혜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이승태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공동연구팀이 액체생검를 통해 간암 환자들의 예후를 예측하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리버 인터내셔널' 8월 29일자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간암은 국내 전체 암 중 사망률 2위에 해당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율이 높지만 진행성 간암은 원인이 다양해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예후 예측이 어려웠다.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전하며 액체생검이 암을 조기발견·치료하고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조직을 직접 떼어내는 기존 조직생검과 달리 액체생검은 혈액, 타액,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 조각을 분석해 암 등 질병의 진행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암의 조기 진단과 보조적 진단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고 반복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2017~2018년 세브란스병원의 간암 환자 102명과 비간암환자 41명 등 총 143명을 대상으로 조직생검과 혈청 액체생검을 진행했다. 102명의 간암 환자 중 약 50%에서 조직과 혈액에 높은 빈도로 TP53, TERT, CTNNB1 등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반면 간 종양 환자와 간 질환 환자에서는 같은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혈액에 떠돌아다니는 암세포 조각인 ctDNA의 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ctDNA의 유전자 변이가 실제 간암 조직의 유전자 변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P53 변이는 환자들의 예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P53 변이를 가진 간암 환자는 가지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이 떨어졌다. 반면 TERT와 CTNNB1 변이는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향후 액체생검은 간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 예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혜원 교수는 "치료반응 예측이 어려운 간암 환자에서 치료 예후에 영향을 주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확인해 액체생검으로 환자들의 치료 예후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의 암 관련 유전자 변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치료를 개별화하는 맞춤형 항암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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