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성과 적시성을 고루 갖춘 한국형 하우스 스릴러, '도어락', '옆집사람'

메디먼트뉴스

2023.09.03 20:25:03

조회 57 추천 0 댓글 0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집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다. 이로 인해 집은 최적의 보루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치안의 사각지대가 되기도 한다. 오늘은 '집'을 공포의 공간으로 활용한 영화들을 만나보려 한다.

먼저 언급할 영화는 공효진 배우 주연의 2018년작 . 홀로 사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은 어느 날 자신의 오피스텔 집 안팎에서 침입의 흔적을 발견한다.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오자 경민은 별 수 없이 마주치는 모든 이들을 예의주시하며 스스로의 안위를 확보하기 위해 필사를 다한다.

그러나 종반에 경민은 맞닥뜨린다. 가장 신뢰해왔던 공간과 사람이 위협적으로 변질되는 순간을. 나홀로족, 그중 특히 1인 가구 여성이라면 한번쯤은 염려 혹은 경험해봤을 스토킹, 주거 침입 등 현실 밀착형 범죄를 소재로 극을 꾸린다.

가장 서늘한 지점은 극중 그 무엇도, 누구도 경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형편이지만) 결국 경민 본인이 범인과 대면하고 육탄전을 벌여야만 하는 상황으로 스토킹 범죄에 대한 안일한 대응을 꼬집는다.

이 '낯선 누군가가 내 집에 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해 집으로부터 달아나야 하는 경민의 분투를 그린다면 이번 작품은 어떻게든 집에 당도해야만 하는 이의 사투다. 오동민 배우 주연의 2022년작 .

주인공 '찬우'는 원룸에 묵는 경시 장수생이다. 시험을 한 달 무렵 앞둔 어느 날, 친구에게 고시 접수비를 꾸기 위해 방문한 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해 돌아온 그는 다음 날 익숙한 듯 낯선 공간, 이전부터 벽간소음으로 마찰을 빚었던 옆집 404호에서 눈을 뜬다. 피로 흥건히 젖은 시체 옆에서.

설상가상인 상황에 세입자 여성이 들어오고, 미인계와 보상에 넘어간 찬우는 그녀를 조력해 시체를 은닉하기로 한다. 그러나 중후반에 이르러 죽은 줄 알았던 남성이 깨어나고, 경찰까지 들이닥치려 하자 남녀는 격전을 벌이다 둘 다 사망하고 만다. 결국 찬우는 기지를 발휘해 집으로 피신하고, 겨우 기한에 맞게 시험 접수에 성공한다. 그렇게 그는 사건과 무관한 '옆집 사람'으로 남고 만다.

사회 문제인 이웃 간 소음에 극적 상상력을 가미해 쫀쫀한 스릴감을 선사한다. 씁쓸한 점은 극중 기댈 만한 인물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주인공 찬호는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극 전반을 견인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치졸하고 속물같은 면모들은 거리를 두게 만든다. 특히나 경시생 신분인 주인공이 범죄에 가담하고 방관하는 과정은 블랙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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