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진우 기자] 아이들은 양치질에 아직 서투르다. 특히 치약을 잘 뱉지 못해 삼키는 게 일쑤인 아이를 보면, 치약 먹고 탈이 나진 않을지 염려된다. 불소 때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칠까 봐 불소치약, 무불소치약 중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할지 망설여지기도 한다.
불소는 산성물질로부터 치아를 보호해주는 성분이다. 적당량을 사용하면 치아 표면을 강하게 만들고 충치균을 억제하고 충치가 더 심해지지 않도록 막아준다. 하지만 과도한 양의 불소를 먹게 되면, 치아 표면에 반점이 생기거나, 두통, 구토 등을 유발하는 불소중독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이 치약을 고를 때 부모들은 보통 불소 함유량이 적은 것을 고르기도 한다.
그런데 불소 함유량이 적으면 아예 없는 것만큼이나 충치예방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구강건강 연구팀이 세계 각국 73,000여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불소 함유량이 1000ppm 미만인 치약을 쓴 어린이들은 불소가 전혀 없는 치약을 사용한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충치예방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치약 제조회사들은 어린이용 치약에 성인용보다 적은 양의 불소를 넣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어린이용 치약의 불소 함유량은 아주 적은 양 100ppm에서부터 성인 치약과 맞먹는 1400ppm까지그 범위도 상당하다.
어린이 충치 예방을 위해 불소 함량 1000ppm 미만인 치약은 별 효과가 없다고 한 점을 볼 때, 1000ppm 정도의 치약을 쓰는 것이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국내 의약외품 표준기준 치약의 불소 함량은 1000ppm이다.
아이에게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염려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영유아의 충치관련 연구를 종합해보면, 불소의 과다섭취에 따른 위험은 불소치약을 사용하지 않아 이가 썩게 되어가는 상황에 비해 우려할 것이 못된다.
2014년 미국치과의사협회에서도 아이가 24개월 미만이더라도 불소치약 사용이 가능하다면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에 24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치약을 삼키는 경향이 강하므로 불소치약을 쓰지 말라는 이전의 지침을 깬 것이다. 다만 생후 12개월 미만인 아이에게 불소 함유량이 높은 치약을 사용할 경우 불소증 위험이 평균보다 높으므로 더 유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이 몸무게 1kg 당 5mg 이상을 섭취했을 때 급성 불소중독이 생길 수 있다. 가령, 10kg인 아이가 불소 50mg 이상을 먹으면 중독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 양은 일반 불소치약(불소 함유량 1000pm)100g, 저불소치약 (불소 함유량 500ppm기준)200g과 같다.
쉽게 말해 보통 치약 1-2개를 한번에 짜서 먹는 것과 비슷한 양이다. 치약 한 두 개를 한꺼번에 다 먹지 않는 한, 이런 증상은 일어나기 힘들다는 뜻이다.
불소치약을 사용할 때는 0~3세 미만의 아이들 경우 쌀 한톨의 분량(불소 0.1mg), 유치가 모두 난 3~6세 때는 치약을 완두콩 한알 분량(불소 0.25mg)이 적당하다. 아이의 건강한 구강관리를 위해서는 나이, 체중, 구강 환경, 치약 뱉는 습관, 양치 습관 등을 고려해 불소치약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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