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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편)

ㅇㅇ(175.199) 2024.12.21 08:18:47
조회 83 추천 0 댓글 0

캄캄한 어둠이 나에겐 딱 맞는 현실이다

밖에 나가봤자 몰매나 맞을 뿐 그 누구도 나를 환영하지 않아

바깥 창문으로 멀리 보이는 저 많은 사람들 틈에 나 역시 끼고 싶지만

나 같은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지

나는 살인마니까

그것도 가족을 살해하고 보살펴야 할 백성들을 살해한 살인마이니까....


베르메르는 오늘도 그런 생각에 빠져서 동굴같은 어두운 반지하 속 작게 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기만 했다

한때는 왕의 지위를 가진 사람이었으나 그것은 옛 말일 뿐,

지금은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역사의 중죄인이자 수치였다

하늘에게서 힘을 받아 독보적인 마술을 사용할 수 있는, 천신의 후손이라는 정통성을 가진 왕이었으나

이제는 그 힘은 재앙일 뿐이었다

그는 백성들에게 멸시받고 천대받는 존재가 되었고

왕이 사라지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

왕의 역사는 오명이자 불온사상이 되어버렸다

정부에서는 왕의 자손들은 낙인을 찍고 손가락질했으며

국민들에게도 그를 미워하라고 권장하였다

왕이라는 존재는 독재와 기만, 야만, 범죄의 상징이 되었고

한때 왕조의 마법 처벌 도구는 왕을 옥죄고 처벌하는데 사용이 되었다

한때 백성이었던 자들은 왕을 보면 두들겨 패는 것은 물론이요 온갖 종류의 학대를 하기 시작했다


목이 아프다, 또 목이 졸리기 시작했다


왕의 목과 전신에는 마법으로 만든 사슬이 묶여 있었다

왕은 목이 졸리고 전신이 졸려서 늘 피를 흘렸다

사실 그의 몸에는 피가 없었다

마법 사슬은 이 세상에 둘도 존재하지 않는 끔찍한 저주를 내리는 왕가의 보물이었다

그것은 중죄를 저지른 죄인에게만 내려지는 무기로서, 살아있는 사람의 몸에 묶으면 늙어서 죽은 뒤 몸이 썩어들어가고 부패를 하게 되어도

계속 좀비처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영생의 쇠사슬이었다

한번 쇠사슬에 묶이면 너무나 단단해서 풀어버릴 수도 없고,

묶인 자는 온 몸으로 사슬의 고통을 다 느끼고 몸이 부패하는 고통조차 다 느껴야하지만

죽을수도, 사슬을 풀 수도 없는 끔찍한 저주와 같은 물건이었다

따라서 그는 온종일 온몸을 조이는 고통을 받았다

그는 매일같이 썩어들어가는 몸 때문에 지하를 기어다니는 벌레나 괴수들을 죽여서 그 고기들을 조합해서 몸을 이어붙이곤 했다

그가 누군가를 만날 수도 없었지만

운 좋게 만난다 해도 애초에 만난다 해도 그가 만난 모든 사람들은 그에게는 찰나밖에 되지 않는 시간만에 죽어버리곤 해서

그는 항상 언제나 외로웠다

그래서 그는 항상 창밖을 내다보기만 했다


그 날도 그는 창밖을 내다봤다

사람들이 즐겁게 돌아다니거나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그는 너무 부러워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마치 자신이 그곳에 있는 것처럼,

반갑다거나, 같이 밥을 먹자거나, 머리스타일이 바뀌었다거나 

이런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을 혼자 중얼거리며 그는 바보같이 헤실거렸다

그렇게 홀로 웃고 떠들다가도 사람들이 그가 숨어있는 작은 창문을 보기라도 하는 것 같으면

그는 재빨리 겁에 질려 숨어버리곤 했다

그는 덜덜 떨면서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미안하다고 빌었다

그럴때마다 그는 스스로가 비참하고 구차하게 느껴져서 괴로웠다

자괴감에 빠진 그는 벽에 머리를 쳐박고선 자기 자신을 저주했다

벌레같은 놈,

더러운 놈,

빨리 죽어버려

너같은 건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그는 죽을 수 없었다

쇠사슬이 계속해서 온 몸을 조르고 있었지만, 그것은 죽음의 쇠사슬이 아니었다

영생의 쇠사슬이었다

그가 아무리 저주를 퍼부어도

가장 큰 저주는 그의 생명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그는 텅 빈 눈으로 모든 것을 자포자기 하고 썩은 물이 흐르는 몸을 누이고 어두운 허공만을 응시했다


그는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을 다 알고 있었다

대장장이 제로, 정육점 우솝, 잡화점 제니...

그 중 요즘 자주 눈에 띄는 사람은 떠돌이 소녀 '시아'였다


시아의 몸에는 상처가 항상 많았다

가족에게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인지, 어린 나이로 보이는데도 몸은 상처투성이었고

집을 나와서 언제나 떠돌아다닐 때가 많았다

옷도 거의 갈아입지 못하는 듯 했고

이리 저리 찢어진 누더기 옷은 더러웠으며

얼굴과 머리카락에도 때가 가득했다


사실 그는 시아가 밤늦게까지 거리에 있다가 낯선 남성에게 해코지를 당할 뻔한 것도 목격했다

하지만 그는 도와줄 수가 없었다

왕족이자 신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고

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도 사용할 수 있는 그의 힘이라면

시아의 상황 정도는 충분히 도와줄 수 있을 테지만

그는 사람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차마 도와주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며 숨어만 있었던 것이다

그 날 그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해서 지하실에 보관해둔 자신의 망토를 준비했고

그것으로 온 몸을 가리고 얼굴도 가린 뒤

또다시 그런 일이 생기면 반드시 도와줄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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