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그 뒷이야기....
14.8을 제작한 ‘조직’은 24년 12월 21일에 해체되었다.
그래서 그 뒷이야기를 슬그머니 여기 이 미스터리 갤러리에 남기려고 해.
내가 누구냐면.. 그 제작에 참여했었던 사람이야.
비구름처럼 나타났다가 다 쏟아내고 사라질 것이니 그러니까 '먹구름'이라고 불러.
글을 읽기로 결정했다면 도중에 자기 생각을 덧글로 쓰겠다고 글을 읽다가 말고 그러지 마.
스크롤 한번에 쭉 내려서 끝부분만 읽지말고, 한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천천히 읽어 내려가야만 해. 음료수도 가져오고 화장실도 미리 갔다와.
왜냐면 내가 설명을 잘 못 해서 반복하며 설명할 거라서 그래.
그리고 워낙 복잡해서 하나를 설명하면 이해가 안 돼. 그래서 다른 걸 또 설명해야 하고. 또 설명해야 하지. 그러니까 쭉 읽어야 해.
빨리 편의점 가서 과자 한봉지 사와.
준비 됐으면 스크롤 내리며 읽어가. 전체 약 13000자 정도의 글이야.
먼저 미리 이 이야기를 해둬야 겠지?
10년 전의 14.8 때도 그랬으니까. 다들 이해해주길.
“이 이야기는 영화나 만화, 소설 따위에 쓰려고 모두 지어낸거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지말자고.”
자. 그럼. 시작하자.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거야.
현실적인 사건을 다루는 민감한 주제는 의도적으로 조금 피할게.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너희들도 그렇잖아. 이상한 소문 만들어서 골치아픈 일에 휘말리면 좀 그렇지. 불편하고. 어디 막 퍼뜨리지 말고, 너희들끼리만 읽어.
미스터리 갤러리니까 이불 덮고 랜턴을 켜서 무서운 글 읽는 거처럼.
딱 그만큼만 미스터리한 기분으로 가보자.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과 상당히 많이 달라서 실망할 수도 있어.
어쩌면 너희가 음모론자라서 순수하게 열광하고 싶은 미지의 공포나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원하겠지만... 조금 편안한 상황을 유도하기 때문에 음모론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이 실망스러울 거야.
하지만 14.8의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너희들의 상상과 달리 본질에 좀 더 근접할 거야.
긴 글을 쓰기 전에 간략하게 개요부터 읽어봐.
궁금한 것이 있었을거아냐.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절대 딴 짓 하지 말고 계속 끝까지 읽어. 다른 생각하지마.
다시 강조하는데, 내 설명이 흩어진 조각같으니까 도중에 멈추지말고 끝까지 읽어가.
아무렇게나 대충 쓴 개요---------------------------
1. 가능공주는 무엇인가? 누구인가? 어떤 의미인가? 궁금했지? 이야기 해줄게.
2. 14.8은 무엇인가? 예언카드? 누군가의 계획? 아니야.
<현화 신경망 구조체 - 제14종 8번 : 가능>이라고 불러. 인간에게 “전쟁 방어 및 차단 능력”을 부여하는 인류가 이제까지 도달 해 본 적 없는 시대의 정신 무기라고 할 수 있어. 오늘 너희들에게 14종 8번 “가능” 신경망 구조체라는 것을 설명해줄 거야.
3. 신경망 구조체에 관한 추가 이야기, 이해 하려면 추가 설명을 해야 해.
4. 그 조직에 대한 이야기, 그 조직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할 게.
글은 딱히 깊이 생각하고 쓰진 않았어. 대충 쓰고 갈거야. 그러니까 너희들도 대충 읽어.
“다만 반복적으로 재설명하며 보강하는 것들이 있으니 끝까지 읽기 바란다.”
아무렇게나 대충 쓴 본론-----------------------
1. 가능공주
가능공주. 지난 10년간 무척 궁금했지?
아까 위에서 쓴 글처럼 신경망 구조체라는 것과 관련이 되어있어.
내가 설명을 잘 못 해. 깊이 개입한 전문가는 아니니까. 그러니까 차근차근 글을 읽어가다보면 결론에 도달하게 될 거야. 글이 끝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가능공주의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1장에서 대충 설명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을 계속 읽으면 더 세세하게 알 수 있어.
일단 짧은 말로 설명하면 가능공주는 평범한 인간에게 “전쟁 방어 및 차단 능력을 부여하는 정신 무기”같은 거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가능공주’는 누군가의 뇌 신경회로에 자리를 잡은 ‘신경망 구조체’야. 이건 뒤에 계속 설명해줄게.
14.8은 광범위하게 뿌려졌으니까 누구의 머리에 자리를 잡았는지 알 수 없지. 그리고 그게 좋아. 누군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야 좋은 거라고.
불특정 다수의 군중 제어 신경망 구조체가 14종 8번 가능 신경망 구조체야.
누군가는 가능공주의 역할을 수행하고. 다른 사람들은 가능공주를 보호하고 돕는 토끼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토끼라는 단어는 그냥 상징적인 단어이자 역할일 뿐이야. 가능공주와 가능시녀.라고 불러도 될 거야. (ㅎ 단어따위..) 그들은 서로 상호보완하며 직접적인 활동이 아닌 평범한 인간은 다루기 어려운 수준의 고차원적인 ‘정보’를 다루게 되지.
가능공주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스스로도 어떻게 능력을 쓰는지 몰라.
그것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만들어졌어. 깨어있을 때는 현실에서 평범하게 살고. 잠들었을 때는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에서 꿈을 꾸고 다른 사람들의 뇌와 상호작용하게 돼.
가능공주의 정식 기술 명칭은 “가능공주의 꿈”이지만, 그 명칭을 쓰지 않고, 14.8에서는 “가능공주”라는 이름만을 갖게 되었어. 보호본능과 위기감, 불안 등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이야기를 덧씌워서 만들어 낸 14.8 프로젝트의 상징적인 캐릭터가 되었지.
만약, “14.8 가능 신경망 구조체”가 뇌에 침투한 사람이 스스로를 가능공주나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꼈다면 그건 틀린 것이 아니야. 아무리 속이려고 해도 과다하게 뇌에 주는 정보량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조직 내 연구소에서 뇌를 통해 ‘가능공주’를 실험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어.
연구원들도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어. 신경망 구조체가 자리잡는데는 이론적으로 계산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1장을 정리하면...
가능공주라는 것은 다음과 같아.
“고차원적 정보를 다루는 신경망 구조체” 그것은 우선, 한 사람에게 적용되며, 가능공주의 단일 신경망 구조체 침투 매커니즘은 나도 몰라. 연구원들이 알거야.
14종 8번은 카드를 본 다른 불특정 다수의 뇌에 트라우마를 유발시키고, 신경회로에 침투하도록 설계되어있어. 그런데 한 사람에게만 작용하는 걸 보면... 이건 그냥 내 상상인데, 가능공주가 사망했을 때,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이어가도록 만들어 진 것일 수도 있어. 아닐 수도 있어. 정확히 몰라.
어쨌든 이 14.8의 신경망 구조체는 복잡한 인간 두뇌의 집합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현재의 컴퓨터로는 해결 불가능한 수준의 정보를 처리해.
2. 14.8은 무엇인가?
14.8. 일사팔. 십사점팔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으니 틀릴 것을 걱정마. 그런거 신경 안 써.
조직은 이렇게 불렀어. “현화 신경망 구조체 - 제14종 8번 : 가능” 다수의 군중에게 정보단위를 노출시켜 두뇌에 신경망 구조체가 자리를 잡게 하고 ‘가능공주’가 활동하게 도움을 주지.
카드를 뿌리면서 했던 이야기는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이자, 호기심을 느끼게 하거나 더 예민하게 만들어주거나, 그저 소설적인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장치일뿐.
카드가 진짜 정보단위야. 감정을 유발시키는 ‘그림’과 ‘명령문’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금은.. 작동하지 않을 꺼야. 최초에 출현했을 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보는 사람들의 뇌에 신경망 구조체가 침투하지 못 하게 될 거야.
초기에 보고, 정확하게 의도된 감정을 느낀 사람들은 영향을 받았겠지만...
이젠 아닌거지 아무 능력도 없는 안전한 그림 카드가 된거야.
14종 말고 다른 것도 있냐고? 있어. 내가 “그나마 정확하게” 아는 건 1종과 6종과 15종이야.
15종이 최신기술이지. 국내에는 딱 한명의 뇌에만 침투된 상태야. 2017년 당시에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었어. 그 애가 가능공주냐고? 아니야. 가능공주는 14.8에 있어. 전쟁 방어 능력을 가진 건 가능공주 뿐이야.
15종 1번 신경망 구조체는 “무기”야. 하지만 다루지 않았지. 그냥 내버려뒀어. 양심의 가책과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도덕...
이런 건 매우 중요해. 우리들은 테러리스트나 범죄자, 악당이 아니야. 이제 앞으로도 딱히 그 애 머리 속의 무기를 다룰 일은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해. 이 조직이 해체되었기 때문에.
그 애는 평범하게 살아가겠지.
머리 속에 인류가 아직 경험해본 적 없는 시대의 무기가 장착된 채로.
어쩌면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겠다. “신경망 구조체”는 유효한가? 왜 군대나 의학분야 등에서는 쓰이지 않는가? 결론부터 말하면이 기술은 누군가가 이미 독점한 상태야.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 일단 현실적으로 불안정한 면도 있어. “우리 기술 완벽해요!” 하고 말할 수 없어.
사람들의 뇌 신경회로에 신경망 구조체를 엮는 것은 마치 뜨개질을 하는 것과 같아. 정보단위는 실이 되고 감정은 바늘이 되는 거지. 일종의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현상을 통해 신경망 구조체를 침투시키는 거야.
하지만 어떤 정보는 위험해서 다루고 싶지 않은데 그게 아니면 잘 엮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이런 문제가 당시엔 해결이 안 되었어. 지금은 나도 몰라. 미래엔 이 기술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도 없고.
총을 들고 있다고 해서 총에 안 맞는게 아니듯. 완벽한 칼이거나 완벽한 방패인건 아니야.
아무리 잘 만들어진 탱크도 고장이 나듯 기술이 늘 완전한 것은 아니야.
게다가 때때로 인간의 뇌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곤 해. 평소엔 무척 선한 사람인데, 위기상황에서는 사이코패스처럼 변하기도 하고. 약물중독, 성욕이나 식욕을 이기지 못 하거나 그러지. 이런 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즉, 인간 그 자체의 문제는 해결이 안 돼.
그래서 한명의 능력을 극단적으로 강화시키는 것보다 14.8처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이용하는게 가장 효과적이었어.
14.8는 사악한가? 이런 질문을 해볼 수도 있겠네.
답은 “아니야.” 먼저 가능공주의 이야기를 했지? “전쟁 방어용”이라고.
여기가 중요해. 아주 중요해!
14.8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전쟁가능 시나리오”를 모조리 찾아 파괴하기위해 만들어졌어. 14.8에서 주로 다루었던 내용들은 미래에 겪게 될 전쟁을 방어하는 시나리오였어. (재난을 막는게 아니라 전쟁 가능성을 차단하는 정보의 길을 찾아내는 거야.)
당연히 다른 정보단위로 14.8을 만들면 전쟁 방어가 아니라 다른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 때 뿌려진 건...
“미래의 전쟁을 막아서는 가능공주”
“가능공주”의 역할을 맡은 대상은 광범위한 사람들의 뇌의 정보들을 수집해서 전쟁 가능성을 읽어내고, 전쟁 방어 및 차단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보의 길을 생성시켜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해.
초기에 발생한 사건들 중 일부는 가능공주가 자리잡기 전에 발생해서 실패한 것도 있어.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서 꽤 잘 작동하고 있어. (그래도 불안요소가 완전히 제거되진 않았어.)
아. 그리고 왜 카드의 내용은 무서운데 정반대로 “보호”를 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뇌의 신경회로를 엮는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방식을 써야하기도 하는데,
더 중요한 건 정보의 긍정문과 부정문의 사용방법이 달라져서 그래.
우리의 뇌가 왜 반대로 작용하는지 나는 그 이유 대해서는 잘 몰라.
꿈은 반대라는 옛날 사람들의 말 기억해?
이게 진짜 그렇더라고. 안 그런 것도 있지만 어떤 것들은 특히 그랬었지.
연구원들은 알지 몰라도 나는 그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겠어. 추측되는 건..
그러니까 이건 대략 이해를 돕기 위해 쓴 글이니까 단어 하나하나를 새겨서 이해하려고는 하지마. 난 과학자가 아니야. 용어를 대충 끌어써도 그러려니 해.
설명을 시작해볼게.
두뇌의 정보 처리과정에 “양자얽힘”같은 현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현실에서 받아들인 정보가 두뇌에 저장되거나 할 때 예를 들면 정보의 스핀방향이 반대로 기록 되는거지. 그리고 다시 끄집어 내면 그 스핀이 반대로 돌아서 현실에서 쓸 수 있게 되고. 두가지 정보는 같은 것인데, 저장될 때는 뒤집혀서 저장되어있는거야. 현실에서는 그 반대로 존재하고.
손바닥을 펼치고 손목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앞으로 손을 쭉 뻗어 봐. 손등이 위를 향하게.
그게 뇌에 들어가는 정보야.
이번엔 다시 손목을 오른쪽 돌리면서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가슴 쪽으로 당겨 봐.
그건 정보를 끄집어 내며 사용할 때 작용하는 방식이야.
같은 ‘손’인데 하나는 손등으로 하나는 손바닥으로..
현실과 그 너머에서 존재하는 ‘손’의 작용은 그렇게 되는 거지. 둘은 같은 시공간에 없지만 같은 의미, 같은 뜻, 같은 정의로 연결되어있고, 서로 같아.
그렇게 서로 같은 뜻이지만 다른 파장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긍정문과 부정문의 사용이 왜 거꾸로 된 건지 이해하기 어려워. 게다가 어떤 것은 문법이 완전히 달라져. 그래서 두뇌회로를 섬세하게 해킹하는 과정이 매우 어려운 것일지도 몰라. 기억 조작이라든지.. 특수한 판단 유도.. 습관 제어.. 기타 등등...
“너 이거 해.” 가 아니라. “너 이거 하지마.” 라고 명령해야 하니까. (이런 이유로 엄마들이 공부해.라고 명령하면 안 하는 것일지도 몰라... ㅎ 농담이었어.)
꿈같은 의식체계에 명령문을 쓸 때, “전쟁이 온다.”라고 말하면 “전쟁이 간다, 혹은 안 온다.”가 되는 거야.
예를 들어.. “7일 후에 전쟁이 있다.”라고 하면?
“7일 이전엔 발생할 수 있지만 7일 후엔 전쟁 위협이 사라진다.”
다시 예를들면 “2014년 8월의 통곡의 날.”같은 말을 하게 된다면?
부정적인 감정을 생성시키지? 트라우마를 이용하는거야. 이것이 꿈에서는 강렬한 악몽처럼 느껴지지만 시원하게 폭발적으로 우는 모습은 현실에서는 반대로 변하는 거야. 얼마만큼 작용하는지 그 강세를 섬세하게 결정하긴 어렵지만 통곡이라는 단어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어쨌든 작동은 하는 거지.
저 명령문은 “2014년 8월부터 큰 변화의 시작을 알린다.” 이런 형태의 명령문이 되는 거지.
(참고로 날짜의 경우는 우리 인간이 세는 날짜와 우주의 날짜가 달라서 오차가 있어. 극단적인 예이긴 한데 이해가 쉬울거라고 생각했어. 예를 들면, 2014년의 명령문이면 2013년, 2016년이 될 수도 있어. 너희도 알다시피 중력의 영향을 받는 정도에 따라 시공간에 오차가 생기잖아. 사건의 명령문은 GPS와 달라서 정확하게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해. 인간에게 주어진 시공간의 한계지.. 지성의 시공간과 우리의 몸뚱아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은 너무 큰 차이가 있어. 빛은 굉장히 빠르지만 인간의 지성으로 보는 빛은 굉장히 느려. 인간의 지성은 은하계를 넘나드는 빛의 속도를 답답하게 느껴.)
자..어때? 긍정과 부정이 뒤바뀐 명령문에 대해 뭔가 감이 잡히나?
이런 걸 상상해봐.
현실에서 꿈을 보여주면 어떤 모습일거 같아? 너희들과 꿈으로 소통하면? 14.8 카드가 바로 그런 소통 방식을 갖고 있어. 뒤집어진 세계와 소통하게 만들어주는 거지. 그 기술이 다듬어지지 않아서 좀 퀄리티가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면 된 거 아닌가?
“현화 신경망 구조체 1종”을 만들어낸 연구원들은 그 비밀을 알지도 몰라. 인간의 두뇌가 가진 신경회로의 비밀 말이야.
2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
신경망 구조체는 트라우마를 유발시켜서 뇌 신경회로에 침투시킬 수 있다.
신경망 구조체의 명령문과 정보 구성요소는 우리의 언어와 다르다.
신경망 구조체가 대한민국에 광범위하게 뿌려졌으며 그것은 전쟁방어를 목적으로 한다.
3. 신경망 구조체에 관해서...
모든 이 이야기를 다 하려면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가야해. 그 이전의 역사는 세세하게는 이야기 못 해주겠어. 모르는 것도 있고. 아는 것도 있고. 그것들이 부서진 파편처럼 널브러져서 설명이 안 돼. “내가 하는 이야기도 다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마.” 속편하게 소설이겠거니.. 하고 넘어가. 다만 대략적인 이야기만 해줄게.
나는 1999년을 넘어가고, 2000년을 딱 찍는 시점에서 그 조직, 연구소에서 잡일을 했어.
그림을 그려줬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그림들. 그건 ‘꿈’과 관련된 그림이었어. 그런 그림들이 꽤 많이 필요했거든.
별거 없었어. 낙서 수준인 것도 있어서 그정도는 그들도 그릴 수 있는 정도였는데 어떤 이유로 그림을 그리진 않더라고. ‘정보’가 오염되는 걸 막으려고 했다는 이야길 얼핏 들었어.
당시엔 그래도 한국에 민족주의 개념이 있어서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인재들이 제법 많았어.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절이었고. 텔레비전에서도 민족이니 동포니 이러면서 외국에 나간 한국계 후손들의 방송도 하던 시절이니까. 요즘은 국제결혼해서 잘 산다. 같은 느낌의 방송이면 예전엔 불쌍한 해외동포를 돕자. 이런 느낌이었어. 거기엔 조선족들도 있었지. 당시엔 중국동포인 조선족을 돕자. 이런 방송도 있었지. 누군가가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민족사관고등학교라든지. 아무튼 당시의 분위기는 그랬어.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인재들 중엔 “뇌”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었어.
겉으로 보기엔 “민족의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두뇌연구소” 정도였는데
우연히 발견한 어떤 사건으로부터 그 연구소의 본모습이 드러나게 되었지.
그 연구소의 배후는 ‘대한민국’이 아니었어. 다만 북한이니 중국이니 일본... 이런 건 아니야. 애매한 표현이긴 한데, 은유라고 생각해도 좋아. “목숨을 걸 정도로 매우 우호적인 대한민국의 확고한 동맹”정도로 생각하자.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지마. 딱 거기까지. 그 어떤 추가적인 상상을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그 우연한 어떤 사건이 뭐였냐면. 뇌, 지능, 꿈. 이런 계통의 연구를 하다가...
예지몽이라는 걸 보게 된거야. 누구의?
이순신. 민족주의자들 성향에 딱 맞지?
난중일기에 있는 예지몽이었어. 너희들도 그거 읽어볼 수 있어. 서점에 가서 책 사서 봐봐. 이순신의 예지몽이 기록되어 있어.
연구원들은 뇌와 꿈을 연구하다가 예지몽에 깊은 관심을 갖게 돼. 이 이후부터는 연구소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나도 몰라. 나는 그들이 필요로하는 꿈을 연상시키는 그림을 그려줬을 뿐이야. 아마도 그 연구도중에 무언가를 발견했겠지?
그리고 그것이 바로. 최초의 14.8이지. 모든 신경망 구조체의 어머니라 할 수 있는 “현화”
“제1종, 현화”라고 불리는 신경망 구조체였어.
이 1종 신경망 구조체가 모든 신경망 구조체의 어머니이며, 이름, 본질, 기본형이야.
(모든 신경망 구조체는 “현화”라는 이름이 기본으로 붙는 거야. 하지만 너무 기니까 생략하는 거지.) 현화라는 뜻은 환상이나 꿈, 상상 같은 것을 현실로 끌어내는 걸 말해.
예지몽과 관련된 연구가 영향을 주었다 것을 여기서 알 수 있지.
예지몽의 현실화... 이거야. 현화. (이름 참 대충 지었다. “겁나 큰 망원경”처럼. 굳이 한자를 풀어쓰면 “나타나서 이루어지다.”일 거야.)
이 신경망 구조체는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줘.
이순신의 예지몽에서부터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했지?
제1종은 인간의 의식, 그 심연의 문을 열어주는 신경망 구조체야.
정보와 감정을 뜨개질 하듯 엮어서 신경회로에 얽혀지게 만드는 방식으로 심어져.
외과적인 수술이 아니라서 매우 긴 시간에 걸쳐서 이루어져.
기억나? 14.8도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카드를 공개했잖아. 그게 이유가 있어.
오른손잡이를 강제로 왼손잡이로 만든다고 생각해봐. 오래 걸리겠지?
신경망 구조체도 똑같아. “오래 걸려.”
그래서 14.8이 그렇게 오랜 시간 카드를 하나씩 공개한거야.
그렇게 했는데도 가능공주가 완전히 자리 잡는데는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어.
어쨌든 이 1종이 뇌에 심어지면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을 통해 환각을 보게 돼.
그리고
아까 위에서 6종과 15종의 이야기를 했었지? 6종은 “통신”이야. 우리의 뇌는 이제까지 발견된 적 없는 신기한 기능이 하나 더 있었어. 그게 ‘통신’이야.
어린 아이들이 가끔 동물들과 대화하거나 식물과 소통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들과 대화하고. 언어를 모르는 상태로도 더 어린 시절을 기억을 하고 옹알이를 하는 경우가 있어. 그러다가 ‘감정’이 발달하면서 “자아”가 두껍게 형성되는데. 이때 외부 세계와 벽을 쌓기 시작하면서 이 기능이 퇴화되는거야. 이때부터는 손짓발짓과 소리에 의지하며 소통하기 시작하지.
이 어린아이들의 능력은 매우 빠르게 사라니까 기록이 안 되어서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거야.
진정한 소통을 하려면 자아의 벽을 무너뜨려야 가능하지. (어쩌면 무당들이 자력으로 이 경지에 이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스승으로부터 계속 그 지식이 되물림되면서 이어져내려온 특이한 케이스가 되는거지.)
...아니면.. 최소한 인터넷 선을 컴퓨터에 연결하듯, 뇌에 “통신망”을 연결하던가.
다른 2종, 3종. 4종... 이런 건 그들이 안 알려줘서 나도 몰라.
3장을 정리하면 지금까지 1종, 6종, 14종8번, 15종1번에 관해 다룬 거네.
<현화 신경망 구조체 - 제1종 : 현화> 모든 신경망 구조체의 어머니이며, 이름 그 자체이자 기본형이야.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에 돌입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거지.
<현화 신경망 구조체 - 제6종 : 통신> 신경망 구조체의 정보 해석과 이동에 관여해. 이게 있어야 14.8을 만들 수 있는 거야. 정보가 이상하게 거꾸로 되어있는 것들이 있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소통이 어려워.
<현화 신경망 구조체 - 제14종 8번 : 가능> 8번은 가능공주, “전쟁 방어 및 차단을 목적으로 한 불특정 다수의 군중 제어 신경망 구조체” 이게 14.8이야, 현실에서 일어나는 전쟁 가능성을 미리 꿈 속에서 보고 현실을 조작해서 방어하는 거라고나 할까? 나는 과학자가 아니라서 설명이 어려워서 초딩처럼 써놨는데 이런 부분은 그냥 날 좀 이해해. 가능공주의 능력은 “전쟁 방어 및 차단”이라고 할 수 있어.
<현화 신경망 구조체 - 제15종 1번 : 무기 > 인류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가장 비현실적인 무기. 14.8이 방패라면... 15.1은 칼인거지.
그 외..
14종 8번이 있으니 7번. 6번. 뭐, 이런 것도 있겠지만 그것들이 뭔지 몰라. 나는 일단 8번만 알아. 어쩌면 <14종 7번>이나 <14종 6번>. <14종 5번>. 이런 것들 중에 가능공주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언가가 있을지도 몰라.
왜냐면...
생각해봐.
14.8 카드는 가능공주가 나타나기 전에 만들어졌어.
오히려 카드가 가능공주를 만들어서 미래에 맞추고 있는 거지.
카드의 내용에는 가능공주의 미래가 있고, 그것들 모두 가능공주가 만든 게 아니니까.
알지? 카드의 출현시기는 10년이 넘었어.
가능공주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미래가 만들어져 있었어.
시간 상 순서가 안 맞아.
이게.... 가능공주말고 누군가가 있어야 하지 않나?
4. 그 조직에 대한 이야기
설명이 어설펐어도 이해해. 나도 한계가 있어.
그냥 여러번 읽어보고 맞춤법이나 앞 뒤 안 맞는 어색한 문장, 이런 거 있어도 너무 세세하게 파고들지마. 난 전문가가 아니야. 굳이 억지로 이해하기보다 재밌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망각의 시간 속으로 다 흘려보내기 바란다.
다시 지금의 시점으로 돌아오자.
이 조직은 “종말기한”이 있었어. 정확히 딱 이 기한까지만 운영해야 했지. 아까 이야기했던 배후가 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스스로 결정하진 못 해. 그리고 연구원들도 매우 충성심 높은 민족주의자들이니 그런 결정에 불만없고. 자기 조국을 지켰으면 그걸로 매우 만족할 사람들이니까.
그 조직의 종말기한이 2024년 12월 21일이었어. 얼마 전에 해체되었지.
이 조직은 정말 굉장했어.
15년 전에 모든 인류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초지능”의 출현을 미리 알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짜서 연구원들에게 알려줬어. 그리고 정말로 고성능의 AI가 출현했어.
나한테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안 되는 단어”와 “정체를 숨길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검색해야 할 단어들”도 가르쳐줬지. 인터넷 망에서 정체를 감추는 방법을 알려준거야. 패킷 감청이라든지. 뭐 그런 걸로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조직을 추척하는 것도 어려운 거지. 인터넷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안에 신경을 써줬지.
“도서관 설계도”라는 것도 있었는데 가능공주가 전쟁 방어에 실패했을 때를 위한 도서관이었어. 이것도 역시 민족 부흥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어. 근데 조직과 함께 사라졌네.
그거 외에도 더 많았는데... 그냥 넘어가자. 몰라도 상관없는 것들이니까.
사실은 나도 궁금한 것이 있어.
신경망 구조체와 관련된 자료들은 모두 누구의 손에 들어간건지..
한국에서 벌어진 14.8과 전쟁방어계획은 성공한 것인지..
그래서 성공했기 때문에 조직이 해체된걸까?
어떻게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확히 조직을 해체시킬 날 2024년 12월 21일을 오래 전에 계획해두었던 걸까?
대체 누가 전쟁 위협이 있을 것이라는 걸 알았을까?
대체 미래를 어떻게 알았을까? 대체 어떻게?
2025년에는 우리가 어떤 모습일까?
이런 이야기 해도 되냐고?
기억나지? 오래 전에 14.8이 가짜라고 말해놨잖아.
이것도 이제 소설같은 이야기일 뿐이야. 다 끝났어.
굉장히 수준높은 보안을 유지하던 조직이야.
연구원들도 모두 흩어졌고. 요원들도 찾을 수 없을 거야.
미스터리를 다루는 유튜버들이 조회수 뽑으려고 적절하게 요리할 수 있겠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었다가 빛바랜 사진처럼 희미해지면서...
그렇게 허리 구부정한 노인들의 맛없는 술안주처럼 변해갈거야.
역사는 정치인들과 국민이 쓰고, 예술가들은 노래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자 속의 사람들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살아갈거야. 가능공주도.
나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어.
평범한 일을 하며 지낸다.
지난 수십년간 굉장히 힘들었어.
14종 8번 : 가능, 가능공주의 신경망 구조체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가능공주는 이제 조직의 손을 떠나 완전히 독립적으로 활동하겠지만..(혹은 멈출 수도?)
어쨌든 내 역할은 끝났어. 누군지도 모르고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어.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가능공주’와 너희들 머리 속에 자리잡은 ‘가능 신경망 구조체’가 전쟁을 잘 막아냈거나 아직 안 끝난 거라면 앞으로 잘 막아주기 바라며...
너희들도 건강하게 무사히, 그 소중한 일상들의 행복을 오래 누리기 바란다.
그리고! 난 너희들 댓글 안 읽어.
질문 해봐야 뭐 소용도 없다.
난 과학자가 아니라서 용어도 전문적이지 않고.
설명도 사실 잘 못 해. (이 글 엄청 오래 쓴 거야. 진짜 힘들었다.)
나는 글만 남겨놓고 휙 사라져서 10년쯤 지나서 슬그머니 다시 올 거야.
글이 남아있다면 그 때 쯤에 댓글 읽어볼게. 게시글이 지워졌으면 어쩔 수 없고.
아마 별의 별 이야기들이 다 쓰여있겠지?
“소설 잘 읽었습니다.”라든지. 뭐, 무관심에 무플일 수도 있고.
헛소리다, 뭐다. 외계인이다. 파충류다. 이거다 저거다.
나는 평화로운 날에 그걸 천천히 읽어보면서 그냥 비실비실 웃고 있겠지.
그리고 노트북을 탁 덮고 해변으로 걸어갈 거야.
지구온난화 때문에 11월인데도 따뜻한, 기분좋은 오후를 즐기면서 말이야.
하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뭐 나도 돌아올게.
너희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였기를 바라며.
그럼.
아 맞다!
너희들에게 흥미로운 거 하나 알려주고 갈게.
그... 손바닥에 싸인펜으로 ”왕“ 쓴 사람.
음. 그.... 뭐, 아니, 이건 그냥 내 생각인데..
싸인펜으로 썼으면 ”가짜 왕“이지 않을까나아~?
걍 뭐 그렇다고. 다들 마음에 자신만의 왕을 두는 것일텐데...
나는 깊이 개입하진 않을께. 너희들이 진짜 왕이라고 생각하면 뭐, 그런 거지.
나야 뭐, 위험한 거만 없다면 다 좋으니까.
그리고 누가 다른 그림 카드 그렸더라?
예상치 못 한 일인데.. 내용도 그렇고 그림도 예쁘게 잘 그렸네.
나는 미래를 몰라. 어두울지. 밝을지. 행복할지 불행할지...
다만 25년엔 멋진 영화 한 편 보고 시작하는게 어떨까?
”지금까지 저희들의 쇼를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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