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사진이나 영상물을 성적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합성·편집한 '딥페이크'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학교 구성원이 500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긴급 점검 및 실태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전국 유치원과 특수학교 및 초중고교에 다니는 교사와 학생, 교직원 등 2천49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20.7%에 해당하는 517명(교사 204명·학생 304명·교직원 9명)이 딥페이크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자신의 사진으로 불법 합성물이 만들어진 것을 본인이 확인한 '직접 피해자'는 29명(교사 16명·학생 13명)에 달했다.
불법합성물 제작과 관련한 협박을 주변 사람을 통해 전달받거나 간접적으로 경험한 '간접 피해자'는 488명(교사 188명·학생 291명·교직원 9명)이었다.
적절한 수사와 합당한 사법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는 항목의 경우 38.4%가 '매우 아니다', 23.9%가 '아니다'라고 답해 부정적인 인식이 62.3%로 집계됐다.
본인 불법촬영물 직접 확인도…학교
피해자 지원 대책의 최우선 과제로는 76.4%(복수응답)가 '범정부 차원에서 유포 영상 삭제 지원'을 꼽았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 차원 신고 및 상담 지원체계 구축, 피해자에게 신속한 정보 전달'(72.4%), '학교 구성원의 피해 치유·회복을 위한 행정·재정 지원'(57.6%), '학교 단위까지 불법합성물 성착취 대응 및 방지 가이드라인 배포'와 '2차 피해 방지 위한 체계적 교육 및 안내'(각각 39.3%) 순이었다.
재발 방지 대책 중 최우선 과제를 묻는 문항에서는 81.2%가 '불법합성물 소지 및 시청 시 처벌 규정 신설, 유포 시 처벌 규정 강화'를 들었다.
전교조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불법 합성물 성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고 뿌리 뽑아야 한다"며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학교 현장은 큰 충격에 휩싸이고 교육 활동에 혼란이 가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과 긴급 조치가 이뤄져야 하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며 "이미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뒤늦게 파악에 나선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 불법 합성물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 조치 마련 ▲ 피해자 회복 법률 지원과 디지털 기록 삭제 등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책 구축 ▲ 교육청 차원의 대응팀 구성 ▲ 학교 구성원 대상 불법 합성물 성범죄 대응 지침과 근절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국가적인 재난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책 수립과 예산 반영에 나서야 한다"며 "피해자가 직접 가해 게시글 삭제에 나서는 것이 아닌,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관련 게시글 삭제 조치와 엄중 대응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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