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학교는 모르겠는데 내 모교에서는 2층 멀티미디어실에서 선생님들이 접수를 받는다.

맨얼굴을 보이기 싫은 관계로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마스크를 세팅했다.

2층을 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 어떤 선생님이 "수능접수? 머리가 짧네? 제대했니?"라는 말에 "30살이 넘었습니다...."라며 답을 했다.

"학교는 졸업했느냐?","왜 수능 준비를 하느냐?"라는 질문세례를 받으며 같이 2층 멀티미디어실에 도착했다.

알고보니 그 선생님은 접수담당 선생님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시 멀티미디어실에 있는 3명의 선생님에게 다시 질문세례를 받으며 정신이 혼미해졌다.

어느 여선생님은 "전문직을 위해서 30~40대도 많이 와요"라는 날 두둔하는 듯한 말을 했지만 눈치 없는 윤리선생님은 "장수생이 왔어!"라는 말과 함께 왜 수능접수를 하는 지에 대한 호구조사를 시작하며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산 넘어 산인 게 뭐냐면 멀티미디어실에 나 혼자 원서접수를 하는 상황이라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나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혼란스러운 내면과는 달리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자 침착하게 답변을 했고, 재빠르게 신청서 작성과 행정실을 오가며 전속력으로 원서접수를 마쳤다.

원서접수를 끝내고 나서 눈치없는 윤리선생의 "화이팅!"을 받고나서 도망치듯 학교를 벗어났다.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다짐이 강해진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