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황에도 못 웃는 조선3사…2분기 줄줄이 적자 예고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연초부터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2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천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조선해양은 1천8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작년 4분기를 제외하고 2019년 6월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사로 처음 출범한 이후 꾸준히 영업흑자를 냈다.
당시 한국조선해양은 환율 하락으로 인해 공사손실 충당금이 치솟은 바 있다.
3개 증권사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영업손실 1천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73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에 비해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6개 증권사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천767억원의 영업손실로 2017년 4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3사의 매출액은 한국조선해양이 3조7천218억원, 대우조선이 1조2천744억원, 삼성중공업이 1조6천946억원 등을각각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
조선3사는 지난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수주 가뭄'에 시달렸으나,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발주량을 늘리며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수주 풍년'을 맞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5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로 삼았던 149억달러를 초과한 152억달러를 일찌감치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연간 목표치의 102% 수준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덴마크 메이저 선사인 머스크라인과 20억달러 상당의 메탄올 추진선 수주계약이 협의 중이라고 알려져 있고 현대엘엔지해운으로부터 17만4천CBM급 LNG선 3척 수주가 예정돼 있는 등 올해 수주 규모는 더욱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선박 38척과 해양플랜트 2기 등 총 61억3천억달러 상당을 수주해 올해 목표했던 77억달러의 약 80%를 채웠다.
삼성중공업도 현재까지 LNG 운반석 6척, 컨테이너선 38척, 원유운반선 7척 등 총 51척을 수주해 올해 목표치인 91억달러의 71% 수준인 65억천만달러를 수주했다.
합산해보면 조선3사는 올해 총 278억3천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인 317억달러의 약 88%를 충족했다.
이같은 '수주 풍년'에도 불구하고 조선3사의 2분기 실적은 일제히 영업적자로 전망됐다.
하반기에 있을 후판 가격 상승분을 2분기 충당금으로 쌓아 부실을 일거에 털어버리는 '빅배스(Big Bath)'가 예상되면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2월 t당 154달러에서 7월 현재 t당 219달러까지 치솟았다.
원자재가 영향으로 후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짐에따라 포스코는 하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가를 t당 115만원으로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작년 국내 후판의 평균 유통가격이었던 t당66만7천원에 비해 약 74% 더 높은 수준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조선사들은 후판 등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매출차감과 공사손실충당금 형태로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후판 가격이 115만원으로 정해진 후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한다면, 충당금 규모는 8천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에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손실을 선반영한다면, 내년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업은 수주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수주와 매출 사이에 시차가 존재하는 특성이 있다.
현재 조선사의 도크를 채운 선박들은 1~2년 전 조선업이 불황을 겪을 때 저렴한 가격에 발주받은 물량들이다.
조선업 수주 호황이 결실로 나타날 때까지는 최소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사의 매출액은 2019년과 2020년에 줄어든 수주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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