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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같은 거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있었다고 보는 편이 맞냐?

ㅇㅇ(222.102) 2021.07.24 07:45:17
조회 142 추천 3 댓글 9

 나 다녔던 학교는 있었다가 졸업할 때 쯤 거의 사라졌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남. 중3 늦봄 때였는데 제일 친한 친구놈이 갑자기 태권도 제대로 배우면 여럿이서 덤벼도 이기냐고 물어보더라. 평소에도 가끔 비슷한 얘기는 나왔는데 그 때는 다 장난으로 하는 말이었는데 그 날은 좀 분위기가 달랐음. 평소 같았으면 대회 입상자도 다굴에 장사 없다고 대답했을 텐데 그 때는 분위기 때문에 나도 제대로 대답해줬음. 어쭙잖게 발만 쓰면 다굴이 아니라 일대일도 절대 장담 못 하고 태권도 유단자가 복싱이나 그라운드 기술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일반인 서너명이랑 해볼만 할거라고.


 무술, 격투기 이런거 관심도 없던 놈이 갑자기 진지하게 물어보니까 뭐 태권도라도 같이 다녀보고 싶나 이 생각 했는데 왜 그랬는지 며칠 뒤에 알게 됐음. 걔한테 들은게 아니라 다른 친구한테.


 소위 일진이라고 설치는 애새끼들이 걔 여사친을 은근하게 괴롭히고 있었다네. 정확히 어떤 식으로 괴롭혔는지는 나도 모름. 친한 친구의 친구일 뿐이었지 나랑은 별로 안 친해서 중학교 다니는 내내 진짜 그런 일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했음. 딱히 기가 세지도 않고 순둥순둥하게 생기간 했는데 은근히 좀 똑부러지고 그런 게 있어서 잘 안건드리는? 그런 애라서 더 의외였음. 중2 겨울 때부터인가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하더라.


 알게 된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인데 솔직히 방법이 없잖아. 선생님한테 말한다? 해결이 되겠냐 그게. 나이 처먹은 지금도 솔직히 학폭에 어떻게 대처해야되는지 잘 모르는데 그 때는 더 했지. 정 안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경찰에 내가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진짜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감도 안오더라.


 일단 정황부터 알아야 되니까 대체 왜 괴롭히는 건지 이유는 아냐고 물어봤는데 내 친구의 친구, 이렇게 쓰면 알아먹기도 귀찮으니까 그냥 이름 적당히 바꿔서 주은이라고 부름. 주은이가 2학년 일때 3학년 짜리 일진 새끼가 사귀자고 한 걸 거절했나봄. 3학년이고 곧 졸업할 새끼가 까였다는 게 쪽팔렸는지 여자애들 시켜서 주은이 괴롭히게 했다고 하는데 이게 학년이 바뀌어도 계속 이어져 왔던거.


 이 말 들으니까 딱 퍼즐이 맞춰지지. 운동은 공으로 하는 건 거의 싫어하고 탁구만 좀 치던 놈이 갑자기 평소에 관심도 없는 태권도, 격투기 이런 걸 물어봤던 게 다 주은이 일 때문이라는 건 알게 되긴 했는데 솔직히 막막하더라. 빽도 없어, 돈도 없어, 그냥 학생 1,2 밖에 안 되는 놈들이 학폭에 어떻게 대처하겠냐고. 나도 막막하고 이렇다 할 해결방안도 없어서 일단 일주일 정도만 상황 봐보고 걔한테 먼저 말 꺼내자 하고 넘어갔는데 시발 하루 하루 지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더라. 그 사실을 월요일인가 화요일인가에 들었는데 수요일 목요일 되면서 학교 갈 때마다 평소랑은 다른 느낌으로 학교 가기 싫어지고 걔 얼굴도 쉽게 못 보겠고 시발ㅋㅋ


 평소에는 존나게 안 오던 금요일이 눈 깜짝할 새 왔는데 좋은 해결 방안 같은 건 단 하나도 못 떠올렸음. 평소에는 좆같이도 시간 안 가던게 그 날은 7교시까지 눈 깜짝할 새 끝나더라. 진짜로 도움이 필요 했으면 나한테 먼저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이딴 합리화나 쳐 하면서 머리 싸매다가 수업 다 끝남. 주은이 일이면 남한테 듣는것 보다 그래도 걔한테 들어보는 게 더 확실하기도 해서 일단은 이야기 꺼내든 아니든 겜을 하든 뭘 먹든 하면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 날은 잠깐 음악실 가야 된다고 하더라.


 평소에도 자주 그러긴 했음. 주은이가 뭐 관현악부였나? 그런 거여서 지도 놀러간다고 자주 음악실 갔거든. 평소 같았으면 니도 와라 이랬을 텐데 그 날은 그냥 음악실 간다고만 하고 같이 가자는 얘기는 안함. 솔직히 딱 보면 견적 나오잖아? 존나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교실이랑도 떨어져 있으니까 누구 하나 끌고 가서 괴롭히기 딱 좋은데가 음악실 이런데잖음. 그러니까 얘도 걱정되서 연습 끝날 때까지 같이 있어주기로 한 거지. 3학년 되고부터 그 빈도가 높아졌는데 다 이것 때문이었지. 나도 같이 가자 라고 이야기 했었어야 되는데 걱정은 해도 속으로 엮이기는 싫었는지 시발 이 좆같은 겁쟁이새끼가 같이 가자는 그 얘기가 입에서 안 떨어지더라ㅋㅋㅋ 집으로 간것도 아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그냥 기다리다가 보통 음악실 애들 한 6~7시 까지 연습하고 나오니까 일단 기다려보자 이러고 걍 교실에서 앉아 있었음.


 그러다가 한 다섯 시 쯤 됐나? 걔가 교실로 다시 왔는데 당연히 너 왜 여기있냐 이런 반응이었지. 공부를 아예 안 하는 쪽은 아니어서 니 기다리는 셈 치고 공부나 하고 있었다고 얼버무리고 왜 교실 왔냐고 물어보니까 뭐 사물함에 있는 악기 하나 가져와달래서 온거였음. 오늘 못 물어보면 다음주도 똑같을 것 같아서 슬쩍 흘려봄. 태권도 같이 다니고 싶냐고.


 평소 같았으면 다리 못찢는다고 안 다닌다고 말할 놈이 그 날은 태권도 다니면 흰띠도 바로 복싱 같은 거 배우냐고 물어보더라. 말 하는 분위기나 이런 거 보면 확실히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은 아니었음. 그리고 걔도 내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소문 어느정도 났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건지 나한테 역으로 물어보더라. 다른 애들이 주은이 괴롭히는 거 혹시 아냐고.


 며칠 전에 들었다. 심각한 거냐, 이런 식으로 물어봤는데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함. 근데 시발 눈치가 폐급인게 아닌 이상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았을 걸. 괴롭히는 애들은 누구인지, 몇 명인지, 앞으로 대처할 방법은 있는지 물어보긴 했는데 걔라고 뭐 특별한 방법 있었겠냐. 최소한 뭐 합주 연습할 때는 미친놈들이 아닌 이상 못 건드릴테니까 이런 식으로 졸업할때까지 버티면 된다 이러는데 존나 서로가 비참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나는 아무런 얘기도 못 해주고 그냥 듣기만 했고.


 나는 일단 오늘 연습 끝나면 밥먹고 주은이 같이 데려다주자 이딴 이야기 밖에 못 했는데도 고맙다고 하더라. 상황이 심각해지면 부모님한테 말씀 드리는 게 좋지 않냐 이런 얘기 하면서 둘이 좆도 없는 해결방안 찾고 있었는데 갑자기 관현악부 애들이 복도에 줄줄이 지나가는데 우리 교실로 들어오는거.


 그 중 여자애 하나가 존나 말 우물우물 거리면서 애들이 너 오래... 이러는거. 주은이 괴롭히는 애들이 음악실로 왔는데 빨리 가봐야될 것 같다고 하는데 내 친구는 진짜 그 이야기 듣자 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음악실로 뛰어가고 나는 일단 온 애들한테 물어봤음. 설마 주은이 혼자 놔두고 온 거냐고. 여자애들만 있었으면 몰라도 남자애들도 몇 명 끼어있었는데 그래도 대여섯 명이나 되는 애들이 급식 일진 새끼들한테 겁먹어서 여자애 혼자 놔두고 왔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더라.


 이 정도 인원이면 최소한 어떻게 대응은 될 것 같았는데 그 중 단 한명도 같이 가주겠다는 애들도 없었고 일단 나 혼자라도 음악실로 뛰어갔음. 혹시 이미 뭔 일 당하고 있는 거 아닌가 했는데 시발 나 도착하고 제일 처음 본게 내 친구 걷어 차이면서 책상이랑 같이 엎어지는 거였음. 주은이는 하지 말라고 악지르고 있고. 여자애들만 있었으면 다 좆까고 그냥 데리고 나오면 되는데 여자 반 남자 반 섞여있고 친구놈은 책상이랑 같이 나자빠지는 거 보고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


 안에 있던 놈 중 하나가 저 새끼는 누구냐고 데리고 오라 하는데 쪽수 줄일거면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거 존나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아무 것도 못 하고 따라갔음. 지금 생각해도 존나 겁쟁이 새끼였다 진짜. 여자들 빼면 끽해야 네 명이었는데 4대2를 3대2로 만들 수 있는 그 기회를 날려먹고 일진 따까리 새끼 순순히 따라감.


 니는 뭐냐, 오늘 주은이 여기서 따먹을건데 니도 보러왔냐 이딴 좆같은 소리 지껄이면서 한 새끼는 주은이 팔 붙잡고 한 새끼는 치마 들추면서 지랄하는데 친구 놈이 말릴 새도 없이 악지르면서 튀어 나가는거. 주은이 옆에 세놈 붙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막을라고 실실 웃으면서 걸어나오는데 사람이 맨주먹에 맞고 그런 소리가 나는 줄은 처음알았다. 진짜 미친 짐승 처럼 달려나오니까 어어? 하면서 당황하다가 쌍판에 주먹이 정통으로 꽂힘. 태권도에서 중고등, 성인부는 복싱도 가르쳐서 글러브, 헤드기어 끼고 주먹에 맞는 건 봤어도 진짜 맨주먹이 면상에 꽂히는 건 나도 처음봤음. 입에서 뭐가 툭 하고 튀어나오면서 날라가는데 나중에 봐보니까 이빨이더라.


 좆됐다 라는 생각이랑 동시에 가만히 있으면 더 좆된다는 거 몸으로 느끼고 일단 내 옆에 있는 따까리 새끼부터 붙잡음. 내가 겁쟁이 새끼긴 했어도 그 당시 태권도 2단에 복싱까지 하면서 꾸준히 운동했으면 웬만한 일반인은 거의 가지고 노는 수준으로 압도하는 게 당연했지. 근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딴 여유 부리지도 못 했고 진짜로 사람 때릴 용기도 없어서 그냥 한 놈 마크하는 식으로 시간 끌려고 했었음. 근데 이새끼들이 사람 때리는 거에 전혀 거부감이 없는 놈들이었는지 주먹을 존나게 휘둘러 대는데 솔직히 존나 당황했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내가 쳐맞겠다 싶어서 일단 따까리 새끼 발로 걷어차서 넘어뜨리고 일어날라고 하면 절대 못 일어낙게 몇 번 걷어 차주니까 벽에 붙어서 웅크리는거. 


 그때 되서야 친구놈 괜찮은지 볼라고 뒤돌았는데 한 놈을 진짜 말 그대로 개패듯이 잡아 패더라. 다른 놈이 어떻게든 떼어 내려고 걷어차고 때리는데 꿈쩍도 안 하고 자기가 깔아눕힌 놈 하나만 진짜 주구장창 때림. 맨 처음 쳐맞은 놈은 서 있긴 했었는데 그 모습 보고 얼어 붙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었고. 그거 보는 순간 우리가 이겼다 라는 거 바로 느끼고 몸에서 긴장 좀 풀리더라. 도와준다기 보다는 이거 이상으로 사람 패면 진짜 큰일 나니까 말릴 생각으로 다가갔는데 얘가 깔아뭉갠 놈 못 일어날 정도로 개패고 다른 놈한테 달려들더라.


 제대로 된 싸움 같은 거 할 줄도 모르는 급식이 자기한테 미친 인간이 달려들었을 때 그걸 대처할 방법 같은 건 없음. 저대로 두면 진짜 좆되겠다 싶어서 내가 그새끼 어깨 걷어차서 멀리 밀어버린 다음 친구놈 막았음. 가로막았을 때 그 눈빛은 뭐 군대 조교, 교관 같은 인간들에 비할 바가 못 되더라. 내가 막으니까 잠깐 멈춰서긴 했는데 아직 분이 덜풀렸는지지 패던거 마저 패려고 나를 밀치는데 시발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존나 신기할 지경임. 나 밀치고 뛰어가려는 거 간신히 뒤에서 팔 붙잡긴 했는데 그걸 그냥 힘으로 확 풀어버려서 나까지 나자빠짐. 그때 넘어지면서 손등을 의자인가 책상인가에 찧어가지고 다쳤는데 아픈 줄도 모르고 일단 걔부터 말리려고 뛰어갔지. 힘으로 도저히 뭘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서 다리 걸어서 넘어뜨리고 주먹질 못 하게 꽉 붙잡음. 그 때 했던 말은 아직도 기억남. 친구가 아니라 일진 새끼들한테. 눈깔 있으면 도망가라고. 오래 못 붙잡아 두니까 또 처맞기 싫으면 기절한 놈 데리고 도망가라고 소리쳤는데 시발 이새끼들 중 하나가 병신인지 아니면 용감한건지 또 달려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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