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식민지인과의 결혼을 권장하고 이에 표창장을 수여하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음
영국 의회에서 누군가가 식민지인의 혼인을 장려하자고 주장했으면 몰매를 맞았을 것임

실제로 보츠와나의 일반인도 아닌 보츠와나 부족장의 아들이 영국 군인의 딸과 결혼하는 것을 영국에서 극렬하게 반대했음
반면 일본 제국은 왕공족 영친왕을 황족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와 혼인시키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심혈을 기울임

또한 미국에서 무려 1967년까지 다른 인종 간 결혼의 금지가 합헌이었다는 사실이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음
자유의 국가라는 나라의 실상이 이와 같은데, 일본 제국이 1920년대부터 내선결혼을 추진한 일이 매우 이례적임

내선결혼을 비유하면 남북통일 이후 통일 과정을 용이하게 하려고 남한인과 북한인의 혼인을 장려하는 케이스임
만약 재분단된 뒤 북한에서 이를 자신들의 얼을 꺾기 위한 식민지 정책으로 서술하면 남한에서 어이가 없을 것임


한편 내선결혼 등에 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 대만에서 허가제를 고수한 창씨개명을 조선에서만 전면적으로 실시했음
이는 본토인의 반발에 직면한 것은 물론 조선인을 본토인과 구분하기 어려워지므로 경시청도 반대했으나 당국이 이를 강행했음

한국의 역사 교과서가 이에 민족말살정책이라는 자극적 용어를 붙이는데
어차피 한민족이 신라가 나머지를 정복하고 흡수함으로써 형성된 개념임

이처럼 일본 제국이 일제시대 조선을 동화 및 통합의 대상으로 인식했는데
이는 식민지를 본국의 번영을 위한 도구로 활용했을 뿐인 서구와 대조적임

한국인들이 일본에 비난을 퍼붓는 동시에 서구를 띄워주고 찬양하는데, 서구와 제국주의 시대에 조우했으면 인디언처럼 되었을 것임
괜히 아시아주의가 당대 극동 각국 지식인들의 광범위한 호응을 얻었고 안중근이 아시아주의를 담은 동양평화론을 저술한 것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