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쀈뚜노래 부르던 내가 그때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드라마를 주제로 끄집어놓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당시 가족이 처했던 상황을 되돌이켜 보려고해.
펜트하우스 시즌1 첫방때가 2020년 10월이였지...
새로운 드라마라는 기대감과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에 갖혀 방황하던 나에게 있어 한 줄기의 빛 이나 다름없었다.
펜트하우스 덕분에 그 어려운 시기를 견뎌왔다고 해도 과연이 아니었어.
전대미문의 펜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것도 억울한데 우리 가족에게 있어 또 다른 시련이 덮치기 시작했음.
국내 코로나 창궐이후 약 6개월이 흐른 20년 7월, 어머니는 지속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감지해 가까운 대형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심.
의사소견으로는 부정맥이 의심된다며 심전도 검사 등 각종검사를 거치셨어.
결과전날, 제발 아니길 바라며 골백번을 기도했건만......결국 부정맥 확진을 받으셨다.
결과를 통보받고 식사하면서 대성통곡 하고 모든 게 나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았음.
이제부터 어머니의 투병기에 접어든다.
거실에 드러누우시며 끙끙 앓으실때 빨래, 설거지 등을 나와 아버지가 대신 맡아 살림을 이어나갔고 하물며 반찬 담그는 거 까지 내 몫이였다.
살림을 돕고 도우니까 결국 살림 전문가 되어버림.
처음으로 맞닥뜨린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려웠고 좀처럼 호전되지 않은 몸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나머지 어머니의 꼬장까지 감내해야만 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버지도 무척이나 예민해져 간혹 나에게 막말을 퍼부으시곤 했었지...ㅜ
아픈것도 서러운데 풍비박산난 집안 분위기를 견디라고?
장기간 이어지는 간병에 지쳐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지만 코로나 라는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았다.
진단이후 맞이한 첫 휴가도 악몽이였는데 마지막 날엔 증상악화로 119에 실려가서 남은 휴가를 암울하게 흘려보내다 그렇게 끝이났다..ㅜㅜ
하루는 버스타고 가는데 창밖너머 일가족 네명이 승용차를 타고 나들이를 가는거야. 하나부터 열까지 환자에게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는 나에게 있어 행복을 만끽하던 그 일가족에게 질투심이 폭발했음.
투병생활이 길어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지 마인드도 처참히 박살나서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능률저하로 이어져 상사에게 야단맞는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회사를 나오고픈 충동감이 나를 갉아먹음.
긴 병에 효자없다고 하루는 또 증상악화를 호소하시던 어머니를 뿌리치고 결국 도망쳤다.
불효자라고 욕해도 좋다.
어느 일요일날 오후, 아버지는 살림을 하다 어머니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고 약봉지를 손에 쥔채 정신없이 어디론가 사라짐.
오랜시간이 흐른뒤에 어머니랑 대문안으로 들어오셨는데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어머니께서 마트 장 보시다 증상이 악화되어 아버지께 약 가져와 달라고 부탁하셨단다.
차끌고 가야되는 거리인데도 이중주차 suv 때문에 나오기 곤란한 나머지 생까고 목적지까지 우사인 볼트마냥 뛰어가셨어.
필연적으로 시간이 지체된 나머지 크게 역정을 내시는 어머니를 겨우 모셔온거야.
다음 계절엔 호전되겠다고 일말의 희망을 붙들고 그렇게 가시밭길을 한걸음 두걸음 발을 딛었고, 끝이 보이질 않던 긴 투병생활을 이어가시다 제작년 2월, 심장수술 하시고 2년가량의 투병기에 종지부를 찍으심.
수술 3일전, 약물치료에 의존하시던 어머니가 한계치에 도달한 나머지 수술선언 하실때의 후련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음.
부모님 두 분이 3일을 집 비워두셔 나 혼자 집안살림 다 독박씌우게 된 상황인데도 해방이라는 설렘으로 가득찬 나홀로 생활을 영위함.
어머니는 예전의 건강을 되찾으시고 가족끼리 여행도 무사히 갔다오고 얼마니 천만다행이야? ㅎㅎ
진심 집에 환자나오면 집안기둥 날아가는건 시간문제야. 제작년에 우영우 신드롬 타면서 자폐를 미화하는 터무니없는 드립이 난무했을적 자폐가족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글을 읽었음.
아픈사람만 감당해봐도 우영우는 판타지라는 사실은 인지하게되. 병수발도 악몽인데 인생 반납하면서까지 자폐아에게 매몰되라고? 네버 노노다.
병간호에 지친 아버지의 얼굴만 바라봐도 실감가는데 자폐아 부모의 그늘진 얼굴은 누가 뭐라고할 수 있겠냐?
두서없지만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부모님 두 분다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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