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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세이14] 금강경과 민주주의

이정석(218.52) 2025.02.24 03:14:42
조회 182 추천 8 댓글 0

금강경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비교를 해 보려는 것이 이 글의 목표이다. 목표를 잡고서 글에 대한 구성을 시도해 보는데 내 스스로가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 대해서 그 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박정희의 독재 시절을 살아 본 적도 없고 내가 살아 온 젊은 나날들의 대부분을 개인적 삶을 위해 고뇌하였지 정치 현실을 두고 고민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어느 정도 살고 보니 정치에는 많은 층위들이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의 고뇌 같은 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정치 현실을 제 눈에 안경을 쓰고 본다. 정치평론가의 말이 곧 그 평론가의 수준이다.

 

이전의 글(이 뭣고 라는 사건)에서 금강경과 원각경에 나오는 사상四相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것 같다.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이 불교의 사상이다. 신규탁 교수님의 원각경 번역과 주석에서 금강경의 사상을 세간의 법집이라 하고 원각경의 사상을 출세간의 법집이라 했던 것을 읽었다. 그래서 나는 세간과 출세간의 법집에 대해 각각 나름대로의 알음알이를 내어 보았다. 이 뭣고 라는 사건에서 말한 사상이 출세간의 법집을 이야기한 것이라면 이 글에서는 세간의 법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은 나환자들이 수용된 소록도의 병원 원장으로 군의관 신분의 조백헌이 부임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백헌이 부임한 소록도 수용소에는 한 전임 원장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4대 원장이었던 주정수는 나환자들의 생활을 개선하고 천국을 만들기 위해서 나환자들을 데리고 수용소에 여러 토목공사 같은 것들을 진행했다. 소록도 원생들은 그의 설득을 듣고 자발적으로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원생을 착취하고 노예처럼 부려먹었다. 그는 섬에다 자신을 기리는 거대한 동상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결국 한 원생에게 살해당했고 그의 동상은 소록도의 나환자들에 의해 끌어져내려 파괴되었다.

 

전임 원장 주정수의 이야기는 박정희 정권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힐 수 있다. 금강경의 내용을 여기에 대어 볼 것 같으면 그는 아 인 중생 수자의 법집에 갇혀 있었다. =주정수(박정희) / =병원직원(남산의부장들) / 중생=문둥이(일반국민들) / 수자=독재의끝(김재규의방아쇠). 그는 곧 금강경 제10장 장엄정토분에서의 장엄불토자莊嚴佛土者이다. 그는 즉비장엄 시명장엄한 자로 비유하자면 그 몸이 수미산의 왕과도 같이 크다. 한편 금강경 제25장 화무소화분에서는 여래설유아자 즉비유아 이범부지인 이위유아 수보리 범부자 여래설즉비범부 시명범부 라는 말이 나온다. 박정희 치하를 살았던 전태일 열사는 비록 범부凡夫의 지위에 있었지만 뚜렷한 자아自我를 가지고 그를 희생함으로써 세상에 족적을 남겼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에는 금강경 제28장 불수불탐분에 나오는 득성어인得成於忍한 사람으로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의 보살에 가깝다. 나라를 이끄는 그의 안목은 IMF 위기 극복과 함께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에서 드러난다.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 그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에 서둘렀고 벤처 붐이 일어났고 브레인코리아21 일본문화 전면 개방 신지식인 운동 같은 것들을 실행했다. 신지식인 1호가 바보 연기로 유명한 코미디언 심형래였고 그가 사비를 털어 제작한 영화는 한 편의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대차게 말아먹었지만 그 영화 제작에 활용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영상업계의 유산으로 남았다고 한다. 평생을 바보 연기한 심형래가 과연 제도해야 할 중생 중 한 명이었는가? 금강경 제21장 비설소설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불언 수보리 피비중생 비부중생 하이고 수보리 중생중생자 여래설비중생 시명중생.

 

박정희의 정부가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도약하는 하나의 시대정신을 실현한 국가 모델이었다면 김대중의 정부는 민주화된 사회에서 국민 개개인이 제각각 자신의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나라로서의 도약을 시도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정치인 김대중은 대통령 박정희만큼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국민들의 찬양이나 비판도 그만큼 적게 받는다. 그는 어떤 목적을 정하고 그것을 오차 없이 실행시키기보다는 목적한 바의 기초적인 조건이 되는 토양을 다지는 데에 더 힘을 썼다. 사람들은 그가 다져 놓은 토양 위에서 아 인 중생을 구분할 것 없이 수자로도 닫히지 아니하는 각자의 유산을 남기는 데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경지는 어떤 데에 있는가? 오늘날 한국 정치인들은 시대정신을 어디에서 읽는가? 그리고 그 시대정신의 실현 방법으로 한국사의 정치인 중 누구를 본받고자 하는가? 어쩌면 이 시대의 정치 현실은 박정희도 김대중도 아닌 다른 스타일의 정치가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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