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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피아노학원 교습기-8(오해 그리고 입대1)

그냥지나가다(175.196) 2010.07.19 11:16:44
조회 1141 추천 4 댓글 4

아 조금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

막 현기증난다는 횽들이 생각나서 최대한 쓸수있는데까지 써볼께

내가 입대를 1주 앞두고 있던 시점에

오해를 하는 일이 생겨버렸어

오카리나 선생님이 다른날보다 일찍 퇴근을 하게 된거야

나는 학원 열쇠가 있었기 때문에 오카리나 선생님보다 더 늦게 나가도 되었지만

같이 가고 싶은 마음에 나도 일찌감치 나왔어

같이 길을 걸어가면서 지하철역에 오카리나 선생님을 바래다 드리는데

궁금해서 오늘은 약속이 있냐 물어보니

친구랑 저녁 약속이 있는데 와인을 마시러 간다는거야

당시 나는 그야말로 대학생중에도 학생식당 밥을 주로 먹고 분위기좋은 뭐 그런곳은 전혀 모르는...

분위기좋은곳이라고 해봤자 베니건스나 티지아이같은데 그것도 친구들 생일날 곁다리나 낄까 하는 그런 처지의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와인바라고 하는 것이 엄청 크게 다가왔어

그리고 음대생이니까 어마무시한곳에 가서 럭셔리한 디너를 즐길것이다

그리고 오카리나 선생님은 외국에서 살다왔기 때문에 내가 보지 못하는 어떤 화려한 모습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끔씩 했었거든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선생님이 가끔 가지고 다니는 가방이나 악세사리를 보면 명품이 많았었어

티나지는 않는데 자세히 보면 불가리, 까르띠에, 티파니 등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가격대의 제품들을 보았었거든

다만 워낙 심플하게 다녀서 해태눈같은 내안목으로는 브랜드 로고가 보이지 않는 이상 그것이 어떤것인지 몰랐을뿐이야

폴로의 말마크나 빈폴의 자전거 무늬 빼고는 고가의 상품이란것을 알지 못했던 나는

선생님의 흰 셔츠가 질샌더의 화이트셔츠인지 그 청바지가 한벌에 몇십만원씩이나 하는 프리미엄진인지 구분을 못했던거지....

어쨌든 나는 용기를 내어서 나름 눈치못채게 떠본답시고

남자친구랑 저녁드시나봐요?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물어보는 척을 했어

그랬더니 약간 멈칫하시면서 아니...뭐 그냥 친구들이예요 이러면서 얼버무리는데

그때 든 생각이 왜 나는 오카리나 선생님이 남자친구가 있을것이란 생각을 못했을까

이렇게 예쁘고 잘나가는 음대생이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이 이상하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대학생활하는동안 내가 찍었던 여자치고 남자친구 없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거든

용기내어 대쉬를 하면 전부 남자친구가 있었어

이 징크스가 여기서도 내 발목을 잡는 것인가 하는 자괴감과 함께

그동안 즐거웠던 기억들이 내 마음대로 추억속의 서랍으로 정리되어 들어가는 순간이었지

만약 내가 사회에 더 있게 된다면 희망을 가질수도 있었으나 난 일주일뒤에 입대를 해야되는 처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듯하고 그동안 키워왔던 나의 마음이 너무 초라해지는 순간이었어

밤마다 생각했던것이 마지막 레슨날 꽃다발과 함께 그동안 연습한 곡을 선생님께 멋지게 쳐드리면서

고백을 하는 상상을 했었는데

내 고질 징크스에 또 발목이 잡혔다고 생각한거야

화가 나고 나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표정을 간신히 갈무리하면서

선생님을 배웅하고 주먹을 꽉 쥐고 정처없이 걸었어

그리고 정처없이 걷다보니 예술의 전당이 나오더라

집에서 가까운 관계로 마음이 답답하거나 가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싶을때 가는 장소가 예술의 전당이었거든

그리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는...장소이기도 했고

내가 만약 손가락을 다치지 않아서 피아노를 계속 쳤다면 정말 열심히 쳤다면

이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할수도 있었을까

아니면 저기 옆에 유리건물(한국예술종합학교)의 학생이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혼자 피아니스트가 되어 연주를 하는 것을 상상하는 그곳.....에 도착을 했어

그냥 벤치에 덜렁 누워버렸지

이제 저녁이 되어 점점 어둑어둑해지고 공허한 마음에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보다 보니 어느덧 밤이 되었어

예당의 예쁜 조명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상상이 되더라 예쁜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남자친구와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오카리나 선생님의 모습이...

가슴속에 불이 나서 벌떡 일어나서 막 내달렸어 목적지도 없이....

그리고 다시는 피아노학원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참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일에 욱하는 소심남의 전형적인 모습이지

자세한 내막도 모르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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