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노포획으로 스토리 엔딩까지 본

포켓몬의 기본과 다름없는 포획을 1도 안 하고 오로지 받은 포켓몬으로만 PT의 스토리를 깨 봤다.

마박사 - 토대부기 (마박사에게 받은 스타팅 포켓몬. 초기 레벨 5.)

잎날가르기 / 지진 / 풀베기 / 바위깨기

스타팅은 모부기 혹은 불꽃숭이를 골라야 한다. 팽도리는 바위깨기를 못 배우기에 스토리 진행이 포획 없이는 막혀버리기 때문인데, 불꽃숭이를 고르는 거 보다 개인적으로는 모부기 쪽이 더 나았다고 생각해서 모부기를 고름

유채 관장전 때문에 불꽃숭이 고르는 게 더 쉽지 않냐 생각할 수가 있긴 한데 저주 배운 다음 물기로 무쌍 찍으면 되서 생각보다 할 만 함. 다만 비전머신 2개를 쳐박아 둬야 해서 깨물어부수기나 우드해머와 같은 기술들을 못 써 본 거는 아쉬웠다.

그리고 여기 전기 타입들은 전부 졸렬해서 냉동펀치랑 얼음엄니는 죄다 배우고 있어서 지진을 크게 써먹진 못 한 것도 아쉬웠음. 전기 타입 찌르려고 땅타입 있는 애 데려갔는데 상대들이 4배 약점 찌르는 게 맞나?

탄갱박물관 - 램펄드 (지하통로에서 캔 화석을 무쇠시티에서 부활시킴. 초기 레벨 20.)

스톤샤워 / 눈사태 / 괴력 / 락클라임

죽창. PT에서는 두개의 화석이 나올지 방패의 화석이 나올지 트레이너의 ID에 따라 달라지는데, 두개도스의 화석을 뽑고 싶으면 ID를 홀수로 뽑아야 한다. 스토리에서는 솔직히 쓰기 애매한 바리톱스보다는 죽창인 램펄드가 낫겠다 싶어서 ID는 홀수로 플레이했다.

써 본 소감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큰 친구였는데, 일단 딜이 세긴 해서 어지간하면 한 방으로 때려눕히긴 하는데 문제는 느려터져서 한 대는 무조건 맞아야 하는데다 내구도 그닥이라 한 방에 뻗는 경우가 많았음. 

거기다가 더 큰 문제는 얘가 자력기로 제대로 배우는 기술이 사념의박치기랑 양날박치기 이렇게 둘이 끝. 바위타입 물리기는 나중에 52 되서 양날박치기 배우는 게 끝이라 기술머신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다가, 명중률이 하자가 있어서 삑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거기다가 좁은 기술폭도 있는데다가 비전머신 때려 박느라고 거기에 더해 기술칸 낭비도 있었고.

난천 - 토게키스 (영원시티에서 난천에게 받은 알을 부화시킴. 초기 레벨 1.)

에어슬래시 / 파동탄 / 공중날기 / 안개제거

PT 치트키. 사실 토게키스는 스토리에서 좋아서 쓰는 것도 있지만 얘가 노포획 챌린지에서 쓰는 포켓몬들 중에서 유일하게 공중날기와 안개제거를 배우는 친구라 무조건 넣어야 한다. 

특성은 하늘의은총을 뽑으면 말 그대로 무쌍을 찍을 수 있기에 가급적이면 리셋 노가다를 해 주는 게 좋다. 확실히 하늘의은총 에어슬래시는 운만 좋다면 공짜로 한 마리 다운 시킬 수도 있고.

문제가 있다면, 초중반 시점에 제대로 된 공격기를 못 배운다는 점. 가장 빠른 시기에 배울 수 있는 유의미한 공격기는 장막시티 가는 길에 주울 수 있는 전격파인지라 그 전에는 전투에 참여하기 상당히 애매하다는 점. 토게틱으로 진화한다고 해도 대미지가 시원찮아서 아쉬운데 토게키스가 되니 확실히 강해서 대기만성형 포켓몬이긴 하더라. 얘도 비전머신 두 자리를 무조건 박아둬야 해서 여러 기술들을 못 쓴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웠고. (보조기로 파동탄 쓰긴 했는데 다 깨고 보니 화염방사 쪽이 더 좋았던 거 같긴 함.)

이수진 - 샤미드 (연고시티에 있는 이수진에게 받음. 초기 레벨 20.)

소금물 / 냉동빔 / 파도타기 / 폭포오르기

파도타기 머신. 팽도리를 스타팅으로 골랐다면 이브이즈 선택의 폭이 넓었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팽도리를 고르면 바위깨기를 써서 다음 마을에 가야 하는 구간에서 막혀서 게임 진행을 못 하기에 이수진에게 받은 이브이는 반드시 샤미드로 진화시켜야 한다. (램펄드가 파도타기를 배우긴 한데, 폭포오르기는 못 배워서 샤미드가 없으면 스토리 진행을 못 함)

그나마 배워둔 비전머신이 0인분을 하는 것들을 아니라 그래서 숨통은 트이지만, 좁은 기술폭 때문에 배우는 기술들이 물, 얼음타입 기술밖에 없는 것이 흠. 그리고 샤미드가 가장 빨리 배우는 자속기는 5번째 관장인 맥실러를 잡고 받게 되는 소금물 기술머신인지라 그 전에는 몸통박치기와 물기로 연명해야 해서 초중반에 짐짝인 것이 단점. 그래도 높은 내구 덕인지 한카리아스의 모든 공격을 안정적이게 버티고 냉동빔을 때릴 수 있어서 난천전 최고의 에이스였다.

장막시티 - 폴리곤Z (장막시티의 어떤 아저씨에게 받을 수 있음. 초기 레벨 25.)

트라이어택(파괴광선) / 섀도볼 / 10만볼트 / 냉동빔

카지님의 선택을 받은 특수 죽창. 장막시티에서 아저씨에게 받을 수 있는 폴리곤을 진화시킨 건데, 통신 교환이 필요하므로 통신 조건이 있어야 제대로 쓸 수 있는 포켓몬이다. 업그레이드는 영원시티에서, 괴상한패치는 배지 7개 얻고 장막시티 갤럭시단 창고에서 주울 수 있으니 폴리곤Z를 써 볼 수 있는 때는 후반부 시점이다.

폴리곤2 시절도 나쁘지 않은 게, 별의별 기술머신들은 배울 수 있기에 자속보정을 받지 못하지만 여러 특수기들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였고, 심지어 얘를 처음 받게 되는 곳도 기술머신들을 살 수 있는 장막시티인지라, 중반부의 국밥 그 자체였다. 다만 후반부에는 애매한 스피드에 개나 소나 쓰는 격투 기술들 때문에 크게 활약은 못 했는데 대기만성형 포켓몬들이 제대로 성장하기 전에 쓰기는 좋았다고 생각함.

통신 조건으로 진화하는 친구인지라 통신 조건까지 제약을 건다면 폴리곤 상태에서 얘를 써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후반부에서는 완전 폐급이니 버려지지 않았을까 싶음.

현이- 루카리오 (강철섬에서 현이에게 받은 알을 부화시킴. 초기 레벨 1.)

파동탄 / 인파이트 / 본러쉬 / 러스터캐논

마지막에 합류한 포켓몬. 만약 스타팅으로 불꽃숭이를 골랐다면 얘를 쓸 이유는 딱히 없긴 한데, 모부기를 골랐기에 완전 무쓸모 까지는 가지 않았다. 루카리오는 써 보니 좋았던 점 반, 애매했던 점 반이였다.

일단 부담없는 쌍두형인지라 물리, 특수 모두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실제로 난 얘로 난천 밀로틱 잡았다.) 단점은 기술폭이 살짝 애매했음. 4세대에는 페어리 타입이 없는지라 저렇게 배워둔 러스터캐논을 고스트 타입이나 비행 타임에게 기스 내는 용도 외에는 없었다는 점. 조각 모아서 삼색펀치 배우게 하면 되지 않았냐 싶었을텐데 그러면 노가다를 좀 많이 해야 해서 패스했음. 

그래도 얘가 합류하는 시점이면 어지간한 파티 틀은 이미 잡힌 상태이기에 그냥 격투타입 용도로 쓴다고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함. 차라리 얘를 비전머신 짬처리용으로 쓰고 나머지 애들 기술을 보완해 주는 게 나았을까 싶었다.

이렇게 개인적인 후기를 써 봤는데 노 포획 챌린지에서 가장 발목을 잡았던 건 쓸데없는 비전머신을 꽉꽉 채워서 배워야 하는 게 아니였을까 싶다. 괜히 이후 세대에서 비전머신들의 비중은 낮춘 게 아니였을까 싶을 정도로 DPPT에서 비전머신들의 비중이 너무 과하게 높았던 게 아니였더라. 그래도 포획 없이 받을 수 있는 포켓몬들의 스펙이 나쁘지 않았던 건 그나마 다행이였다.

사실 노 포획 챌린지를 블화로도 해 보긴 했는데 여기는 반드시 레시라무/제크로무를 포획해야 스토리가 진행이 되기 때문에 노 포획으로 스토리 클리어는 불가능함. 여기는 비전머신 수가 줄기도 했고 비중도 팍 줄어서 여러 기술들을 배울 수 있어서 난이도는 살짝 낮았었다고 생각함.

하골소실 노포획 챌린지도 해볼까 생각하고는 있는데, 거기는 찌리리공 뒤집기만 잘 해도 좋은 애들을 포획 없이 얻을 수 있어서 노잼일 거 같음. 암튼 후기 읽어줘서 고맙다.